"우리가 '천약' 수애 살린다"

↑ 알츠하이머 병에 걸려 기억을 잃어가는 여자(수애)와 한 남자(김래원)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천일의 약속'

"나는 망가지고 있어." 여자나이 서른, 만개한 수국처럼 곱디고운 수애가 알츠하이머에 걸렸다. 실연도 서러운데 하필 치매다.

일단 발병하면 계속 진행돼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고 진행속도를 늦추는 것 이외에 속수무책인 악성질환이 치매다. 드라마 '천일의 약속'에 해피엔딩은 불가능한걸까.


치매환자의 평균수명이 발병 후 4~5년이지만, 개인에 따라 편차가 큰 점을 고려하면 한 가닥이라도 희망을 걸어볼 수 있다.

신약개발업체 메디프론 (1,399원 ▲49 +3.63%)은 천연물 유래 베타아밀로이드 응집억제 및 독성억제제를 개발해 신약 후보물질을 확보했고 알츠하이머 모델 동물에서 그 효능을 확인했다. 알츠하이머성 치매치료제 기술(RAGE 길항체)을 스위스 로슈사에 이전해 올해 1500만 달러의 기술료 수입도 기대되고 있다.

LG생명과학도 베타시크리테아제 저해제를 개발하고 있고 SK케미칼은 항산화물을 이용한 천연물 치매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모두 현재 전임상 단계이기 때문에 시판까지는 10여년, 경우에 따라서 중간에 개발이 중단될 가능성도 배제하긴 어렵다.


병마와 싸우는 환자나 개발업체 모두에게 긴 시간과의 싸움이다. 마찬가지로 바이오 열풍 속에서도 옥석이 가려지기까지도 인내의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대기업이 줄줄이 욕심낸 바이오시밀러

바이오협회에 따르면, 현재 코스닥과 코스피 시장에 등록된 바이오기업은 총 72개. 이 중 바이오의약 분야가 45개사로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고, 바이오기기가 10여개사로 그 뒤를 잇는다.

시장의 관심은 바이오의약 분야에 집중돼있다. 2009년 기준 국내 바이오의약품 시장 규모는 4조2000억원 규모로이나, 연평균 16%이상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의약품이란 사람이나 다른 생물체에서 유래된 것을 재료로 만든 의약품으로 생물학적 제제, 유전자 재조합 의약품, 세포 배양 의약품, 세포치료제, 기타 식약청장이 인정하는 제제를 말한다.

바이오의약품은 다시 복제약품과 줄기세포나 항암백신 등 혁신적 치료대안을 연구해 난치병과 불치병에 도전하는 혁신의약품으로 나뉜다. 이 중 삼성을 비롯해 대기업들이 줄줄이 욕심낸 사업이 단백질의약품의 복제품인 바이오시밀러다.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의 특허만기가 본격화되면 2020년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규모는 905억달러에 달해, 전체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34.8%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선 셀트리온을 선두로 이수앱지스, LG생명과학, 녹십자, 제넥신, 삼성전자, 한화케미칼, 슈넬생명과학, 바이넥스, 메디톡스 등이 진출해있다.

◇줄기세포·항암백신…난치병과 싸우는 기업들

혁신의약품시장의 뜨거운 이슈는 여전히 줄기세포를 중심으로 한 세포치료제 분야다. 배아줄기세포는 적절한 자극을 통해 신체내 210여개의 장기를 구성하는 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는 무한 잠재력을 갖고 있지만 생명윤리문제와 분화조절 어려움, 기형종과 같은 암세포화, 변이 발생의 단점이 있어서 임상시험 적용에 어려움이 많다.

재생 불가능하다고 여겨진 난치병과 불치병의 치료대안으로 개발되고 있으나 아직허가받은 줄기세포치료제는 파미셀 (5,790원 ▲10 +0.17%)의 하티셀그렘-AMI가 유일하다. 메디포스트 (7,070원 ▲40 +0.57%)는 퇴행성관절염 등 연골결손치료제(동종 제대혈줄기세포 치료제) '카티스템'의 판매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차바이오앤디스오텍도 스타가르트 질환 치료제 'RPE'가 희귀병 치료제로 지정돼 내년 임상 1상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밖에 알앤엘바이오, 이노셀, 세원셀론텍 (254원 ▼19 -6.96%) 등이 줄기세포치료제를 연구 중이다. 지난해 세계 세포치료제시장 규모는 약 560억 달러로 2015년까지 연평균 13%가량 성장해 2015년 96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항암백신 분야도 글로벌 바이오벤처 덴드리온사가 지난해 4월 세계 최초 전립선암 항암백신 '프로벤지'에 대한 FDA 승인을 취득하면서 가능성이 입증됐다.

항암백신은 면역세포를 직간접적으로 활성화해 항암효과를 나타내는데 기존 항암치료와 병용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임상시간이 길고 암 진행 속도에 따른 유효성 차이가 개발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JW중외신약과 젬백스가 암백신치료제로 각각 수지상세포치료제, 텔로머라이저 억제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외에 녹십자, SK케미칼, 일양약품 등은 유정란이나 세포배양을 통한 백신을 연구 중이다.

DNA백신을 다루는 VGX인터 등 유전자치료제 분야와 씨젠, 마크로젠, 나노엔텍 등 진단 분야, 동아제약과 메디프론을 비롯한 합성신약 등 바이오섹터는 분야별로 세분화돼있다.

바이오융합기술을 통해 의료솔루션을 제공하는 인피니트헬스케어와 유비케어, 원료의약품은 물론이고 바이오농업, 바이오전자업체, 의료기기업체까지 바이오시장의 카테고리가 확장되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