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은 어디서 사먹나" 삼성동 직장인 '분통'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이학렬 기자
이하늘 기자

26일 아침.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 IT기업에 근무하는 김모씨는 그야말로 출근전쟁을 치렀다. 서울 핵안보 정상회의가 코엑스에서 열리면서 일대 교통이 마비됐기 때문. 지하철 2호선이 삼성역을 건너뛰는 통에 다음역인 종합운동장에 내려 셔틀버스를 탔지만 무용지물이었다. 통행이 허용된 1차선도 그야말로 주차장이어서 옴싹달싹할 수 없었다. 결국 그는 버스에서 내려 20분 이상을 걸어서 출근해야했다.

김씨는 "인도에서조차 사람들이 넘쳐 차도로 다니고 근처 상점도 문닫아 커피나 샌드위치하나 사먹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하소연했다.

서울 핵안보 정상회의가 26일 막을 연 가운데 행사장이 마련된 코엑스와 삼성동 일대 교통이 아수라장이 되는 것은 물론, 강남전역으로 여파가 미쳤다.

특히 IT관련 대기업들이 밀집한 삼성동 근무자들은 영하의 추위 속에서 대부분 한 정거장 이상 걸어서 출근하는 불편을 겪었다. 홀짝수 승용차 2부제도 무용지물이었다. 일대 교통이 마비되면서 셔틀버스조차 제대로 운영되지 않았다. 때문에 정상회의를 대비해 시민 편의를 위한 정부의 교통대책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삼성동에 위치한 한 게임업체 근무자는 "경찰 차량이 한쪽 차선을 막고 있어 남은 차선까지도 좁아졌다"면서 "셔틀버스를 타고 휘문고에서 삼성역 사거리 건너가는데 30분 넘게 걸렸다"고 말했다.

그는 "차에서 내려서도 신호등마저 경찰이 통제해 10분 가량 기다려야했다"고 불만을 토했다.

또 다른 출근자도 "셔틀버스는 아예 문을 안 열어 주고 걸어오는 인도도 너무 막혀 사람들이 차도로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승용차 2부제로 서울시내 전역의 지하철과 버스정거장에 출근인파가 몰리면서 극심한 혼잡을 빚었고 지각사태가 속출했다.

한 출근자는 "사당에서 갈아타는데 평소보다 일찍 나왔는데도 사람이 많아 탈수가 없어 지각했다"고 말했다.

코엑스와 현대백화점 등 일대 상점들도 내일까지 문을 닫는다. 삼성동 직장인들은 당장 점심을 어디서 먹을지도 걱정인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