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3' 유출사진, '도시락폰' 이었다니…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이 지난 3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삼성 모바일 언팩' 행사에서 '갤럭시S3'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 3일(현지시간) 저녁 영국 런던 얼스코트. 전세계 언론들은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이 언제 자켓 안주머니에 손을 넣을 지 관심 있게 지켜봤다. 신 사장이 자켓 안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내놓자 여기저기서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갤럭시S3'가 처음 공개되는 순간이었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사람들은 2200여명으로 역대 '갤럭시S' 시리즈 공개 행사 중 최다였다. 특히 전세계 기자들만 110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장을 찾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삼성전자는 52개 지법인을 통해 전세계 190개국에 생방송을 제공했고 행사당일에만 223만명이 시청했다. 특히 동시접속자수는 23만명에 달하기도 했다.


갤럭시S3 공개 행사가 이처럼 성공한 것은 삼성전자가 그동안 갤럭시S3를 철저히 숨겼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갤럭시S3 관련 루머가 양산됐으나 삼성전자는 '노 코멘트'로 일관했다.

삼성전자가 노코멘트로 일관한 것은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갤럭시S3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이 극히 드물어서다. 개발자들은 자신들이 관여한 부문만 알았고 외부에 공개하지 않도록 철저히 교육받았다.

개발 이외 부서는 비밀서약서를 써야만 일부 내용을 들을 수 있었다. 예컨대 지난 4월 내부 회의에서 비밀계약서를 쓰고 공유한 정보는 '인간 중심'이라는 콘셉트 하나였다. 삼성전자 내부에서조차 "갤럭시S3에 대한 보안은 이전 모델과는 차원이 다르다"며 혀를 내두를 정도다.


이동통신사 망연동 과정에서 디자인이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일명 '도시락폰'을 사용했다. 도시락폰은 디자인 유출을 막기 위해 기존 모델 외형이나 사각형 상자에 내부를 구성한 휴대폰이다.

가짜 디자인을 통해 이통사 관계자마저 속이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이번에 유출된 갤럭시S3 사진 대부분은 가짜 디자인의 도시락폰이었다.

↑갤럭시S3. 공개 이전에 유출된 사진 중에는 도시락폰도 있었다.

사진을 찍으면 특정한 번호가 나타나도록 휴대폰 외형에 특수 시약을 바르기도 했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유출자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디자인 유출을 방지하는데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망연동 과정에서 디자인 유출이 빈번하자 삼성전자는 자체적으로 망연동을 할 수 있는 장비도 갖췄다. 특히 자체 시험망은 망연동 시간을 줄여 제품 공개와 출시 간격을 줄일 수 있어 1석2조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보안에 신경을 쓴 이유는 디자인이 유출되면 경쟁사가 베끼기 때문이다. 게다가 갤럭시S3 디자인은 기존 갤럭시S 시리즈와는 확연히 다르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전략 제품을 공개하면 안을 베끼지 못해도 외관을 베껴 (우리가) 제품을 출시하기 전에 (경쟁사가) 먼저 내놓는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비밀주의는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사용하는 전략과 비슷하다. 애플은 내부 직원은 물론 협력사한테도 비밀협약을 통해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정체를 철저히 숨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갤럭시S3처럼 보안이 철저한 때는 없었다"며 "비밀주의 등은 삼성전자와 애플이 닮은 꼴"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