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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오후 5시 37분. 서울 송파소방서 상황실에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가 걸려왔다. "우리집에 세들어 사는 사람이 자살한 것 같으니 119에서 빨리 좀 출동해주세요"
신고 접수 2분이 지난 오후 5시39분. 송파소방서 구조대는 송파동 A씨의 주택으로 출동해 응급장비를 갖춘 채 잠긴 문을 조심스럽게 열었다. 최악의 경우 시신을 수습할 각오로 긴장한 채 문을 땄다. 하지만 소방대원들을 맞이한 것은 세입자는 온데간데 없이 빈 방과 코를 찌르는 생활쓰레기 냄새. 송파소방서 관계자는 "세입자가 집을 엉망으로 쓴 뒤 사라지면서 쌓인 쓰레기가 날이 따뜻해지며 악취를 풍긴 것"이라며 "집주인이 썩는 냄새가 나자 사망사고로 오인하고 겁을 먹어 열쇠를 들고 있으면서도 직접 문을 열지 못하고 119에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세입자는 아직 행방이 묘연한 상태. 송파소방서는 "그래도 사람이 숨진 게 아니라 쓰레기라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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