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 '첫 전세계약' 싸다고 직거래했다가…

최근 윤달이 끝나자 미뤘던 결혼을 서두르는 신혼부부들이 증가하면서 전세시장도 조금씩 들썩이고 있다.

신혼부부 중에는 전세계약을 처음해보는 이들이 많아 전셋집을 구할 때 어떤 점에 유의해야 하는지 궁금해 하는 경우가 많다. 자칫 축복받아야 할 신혼생활을 잘못된 전세계약으로 망칠수도 있다는 점에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우선 전세계약을 하기 전 전셋집의 등기부등본을 떼어 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등기부등본은 해당구청이나 공인중개업소에 부탁하거나 직접 인터넷에서 쉽게 발급받을 수 있다.

등기부등본상의 집주인 명의와 전세계약시 계약자 명의가 동일한지를 살펴보고 계약 전에 직접 관련 서류를 떼서 확인하는 것은 필수다. 구청에서 재산세 납부 여부를 확인해 집주인이 맞는지, 물건에 이상이 없는지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

근저당권, 가등기·압류, 가압류, 가처분 등의 권리관계도 명확히 따져봐야 한다. 근저당권 등이 등기부등본상에 설정돼 있으면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따져본 후 계약을 해야 피해를 입지 않는다.


근저당권은 주택가격에서 우선순위의 근저당권 금액을 뺀 금액이 전세보증금보다 많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주택가격보다 적다면 전세보증금 보전이 쉽지 않아 집이 아무리 마음에 들어도 과감하게 뒤돌아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밝혔다.

가등기나 가처분이 설정된 집인 경우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받아도 아무소용이 없다는 점도 주의할 필요하다. 소유권이 불분명한 가등기는 가등기권자가 언제든지 본등기에 의해 새로운 소유주가 될 수 있어서다.

따라서 기존소유주는 무권리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경우도 계약을 하지 않는 게 좋다. 가처분한 사람이 승소할 경우 불법점유자가 돼 강제퇴거를 당하고 전세금도 돌려받을 수 없다.

전세계약을 했다면 우선 전입신고와 함께 확정일자를 받는 것은 기본이다.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는 되도록 잔금이 완료되는 날 하는 게 좋고 해당 동사무소에 계약서를 가져가면 간단하게 할 수 있다.

부동산 직거래는 비용을 아낄 수는 있지만 여러 위험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통상 매물을 내놓는 사람은 주소와 전화번호를 포함한 개인 신상정보를 올리는데 혼자 사는 여성 등의 경우 신상정보를 밝히지 않는 게 좋다는 것이다. 매물을 보러 오는 사람은 공인중개사나 중개업소 직원 등과 함께 오지 않기에 집을 내놓은 사람이 예상치 못한 범죄에 노출될 위험이 있어서다.

부동산 중개업소를 통해 거래할 때는 중개사가 주택에 하자가 있는지를 확인하고 임차인에게 설명해주도록 돼 있다. 반면 직거래 때는 임차인 스스로 흠이 있는지 판단해야 한다. 주택의 설비나 마감재 등에 문제가 없는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사장은 "직거래이지만 통상 10만원내외 비용을 들이면 중개업자에게 계약서 작성을 맡길 수도 있다"면서도 "다만 부동산 중개가 이뤄진 것이 아니라 일종의 '대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어서 중개업자가 거래에 대한 일체의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점은 명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