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에서 '한국 라면' 끓여줬더니 "맛이…"

마카오 로열 슈퍼마켓의 라면 시식 코너에서 캘리 라우 양이 라면을 먹고 있다. 라우양은 "슈퍼주니어의 신동이 라면 먹는 모습을 보고 먹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슈퍼주니어 팬이에요. 신동이 라면 먹는 모습을 TV에서 보고 라면을 먹어 보고 싶었어요."

'카지노의 도시' 마카오 최대 슈퍼마켓 체인인 '로열 슈퍼마켓'의 한 매장에서 만난 캘리 라우(17세, 여)양은 매장에 마련된 한국 라면 시식대에서 라면을 먹고 있었다. 라우 양은 "약간 맵긴 하지만 맛은 좋다"고 말했다. 레이 샤오판(52세, 여)씨도 "매운 맛을 좋아해 라면을 오랫동안 먹었다"며 "한국 음식하면 매운 맛, 그리고 김치와 라면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홍콩이 셩완 약재상 거리. 100여 개의 약재상들이 밀집해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한국산 인삼은 명품으로 통한다. 실제로 세계 최대의 인삼 시장인 홍콩에서 한국산 인삼의 수출액은 4000만 달러로 캐나다에 이어 2위다. 하지만 가격은 한국산이 캐나다, 미국산에 비해 15배 정도 비싸게 팔리고 있다. 박성국 농수산식품유통공사 홍콩지사장은 "인삼하면 한국산을 최고로 친다"며 "특히 '정관장'은 인삼의 '프라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베트남 최대 도시 하노이. 하노이에서 약 2시간 거리에 오리온 현지 공장이 있다. 오리온의 대표 상품 중 하나인 '초쿄파이', '카스타드' 등을 생산하고 있다. 이중 '초코파이'는 베트남에서 제사상에도 오른다고 할 정도로 인기 상품이다.

초코파이 한 통 가격은 4만동(VND), 우리 돈으로 약 2000원 정도다. 현지 이발 가격이 약 3만동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귀한 먹거리'임을 짐작할 수 있다. 이석준 오리온 호치민 본사 경영전략부장은 "베트남 전체 파이시장의 50%를 오리온 초코파이가 장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트남 오리온 현지 공장의 초코파이 생산 라인. 초코파이는 베트남 파이 시장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한식 시장이 한류를 타고 폭발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 식품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는 게 현지 식품 관계자들의 공통된 평가다. 게다가 국내 식품업계가 수년 전부터 수출과 현지 진출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고 정부도 식품을 수출산업으로 키우기 위한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면서 아시아 현지인들의 한국 식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마카오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한국식품종합판촉행사'가 열렸다. 홍콩과 마카오에 한국 식품을 공급하고 있는 콥코(KOPCO) 관계자는 "홍콩에 이어 마카오에서도 한국 식품을 찾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며 "초기에는 과자 정도만 수입했지만 지금은 160가지 식품을 수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 슈퍼마켓 관계자는 "한국 음식을 찾는 손님들이 많아져 판촉행사를 열게 됐다"며 "월평균 50만 홍콩달러 정도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번 행사 기간에는 약 230만 홍콩달러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2PM 멤버 '닉쿤'의 모국이기도 한 태국에서도 한류를 타고 한식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태국에서 한국 식품 수입업을 하고 있는 김부원 프로타이 사장은 "태국은 전통적으로 일본 음식문화가 지배하고 있는 나라였다"며 "다른 동남아 국가들에 비해 한류가 상대적으로 늦게 상륙했지만 최근 일류(日流)를 한류(韓流)가 채워가면서 음식문화도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동남아에 부는 한류는 농식품 수출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 2007년 3억4400만 달러였던 아세안(ASEAN) 지역에 대한 농식품 수출액은 2011년 10억520만 달러로 증가했다. 수출총액이 일본(23억5000만 달러), 중국(11억9000만 달러)에 미치지 못하지만 증가율로는 192.4%로 가장 높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전체 농식품 수출액 증가율(104.6%)의 배에 육박한다.

특히 올해는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농식품 수출 증가율이 크게 둔화됐지만 아세안으로의 수출은 선전하고 있다. 올 상반기 농식품의 아세안 수출액은 5억6000만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8.4% 증가해, 전체 농식품 수출 증가액 5.6%를 크게 웃돌았다.

정부가 올해 농식품 수출 100억 달러를 목표로 수출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상반기에 37억 달러 수출에 그쳤다. 동남아가 아니었다면 이마저도 어려웠을 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 만큼 한류를 활용한 농식품 수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