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해지'막으면 '최대 9만원' 주니…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뉴스1제공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에 가입하긴 쉬워도 해지하긴 어려운 이유가 드러났다.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이 고객의 해지 요청을 막는 전문 상담사들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었던 사실이 확인됐다.

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대출 새누리당 의원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인터넷 업체들은 상담원들에게 1인당 월 9만 원대 또는 1건당 최고 9000원의 해지 방어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별로는 LG유플러스 (9,690원 ▲10 +0.10%)·SK브로드밴드 (4,015원 ▼100 -2.4%)·KT (33,300원 ▼350 -1.04%)는 상담사에게 월 평균 9만원 수준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CJ헬로비전은 1건당 9000원, 현대HCN은 7000원, 씨앤앰은 5000원을 지급했다.

이 같은 해지방어 인센티브 지급 관행이 "고객의 의사와 다른 해지 지연 및 기피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박 의원의 판단이다.

박 의원은 "해지접수시 바로 과금이 중단될 수 있도록 개선돼야 한다"며 "인터넷 업체들도 인센티브로 소모적 경쟁을 할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신뢰하고 만족할 수 있는 품질향상과 서비스 개발로 경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의원이 공개한 방송통신위원회의 '초고속인터넷 해지지연 관련 실태 및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해지지연 민원 건수는 701건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597건) 17.4% 증가하였다

아울러 해지지연 민원의 유형을 보면 업체의 고의성이 의심되는 △해지지연·누락 399건(57%) △일방적 요금 부과 197건(28.2%) △까다로운 해지방법 86건(12.3%) 순으로 나타났다.

박 의원은 "인터넷 사업자간 기존 가입자 뺏기 경쟁이 심화되면서 타사로 이동하려는 가입자를 방어하는 과정에서 '인센티브' 지급이 발생하고 있다"며 "인센티브로 소모적 경쟁을 할 게 아니라 품질향상과 서비스 개발로 경쟁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