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만원짜리 '갤S3' 산 사람들 열받았다, 왜?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직장인 A씨는 어제 오늘 노심초사다. 아내가 언제 아이를 낳을지 모르는데 휴대폰이 없어서 비상연락이 불안하다. 지난 주말 '갤럭시S3'를 17만원에 샀지만 이틀이 지난 11일 현재까지 감감 무소식이다. 외근이 잦은데 기존에 쓰는 휴대폰까지 끊겨서 아내에게서 연락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지난 주말 갤럭시S3 보조금 폭탄의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월요일까지 개통될 것이란 말을 믿었으나 11일까지 개통이 안된 상태가 이어져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 갤럭시S3를 사고서도 휴대폰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이용자들의 항의전화가 각 이동통신사 고객센터에 빗발치고 있다.

통상 주말에 번호이동 등 휴대전화를 개통하더라도 대리점에선 접수만 받고 시스템이 개통되는 월요일에 전산처리가 가능하다. 여기에 걸리는 시간은 얼마되지 않는다.

하지만, 지난 주말 번호이동이 갑자기 몰리면서 개통이 지연되고 있는 것. 갤럭시S3에 대한 보조금이 증가하면서 갤럭시S3 가격이 17만원으로 떨어졌다. 가격 하락으로 구입을 미뤘던 소비자는 물론 약정이 남은 사용자도 갤럭시S3를 구입했다. 게다가 일부에서는 이번에 산 갤럭시S3를 나중에 되팔 생각으로 구입하는 경우까지 생겼다.

번호이동건수가 증가하면서 월요일 대리점에서는 이를 다 처리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개통이 지연되고 있는 가입자들 불만을 터뜨리고 있는 것. 지난주말 번호이동한 한 가입자는 "늑장대응에 기존 전화까지 끊어버리면서 불편이 크다"고 하소연했다.

게다가 번호이동건수가 몰리면서 전산장애까지 생겼고 급기야 번호이동 마감 시간을 오후 8시에서 오후 10시로 연장하기도 했다. 특히 이날 번호이동 전산 오픈 시간도 오전 10시에서 오전 9시로 앞당겼다.

주말 번호이동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으면서 번호이동건수에도 왜곡이 생겼다. 전날 번호이동건수 중 SK텔레콤 (50,300원 ▼400 -0.79%)으로 번호이동건수는 3만6145건이나 KT (33,350원 ▼300 -0.89%)는 1만2423건밖에 안됐다. LG유플러스 (9,700원 ▲20 +0.21%)는 1만9048건으로 KT보다 많았다.

순감 숫자 역시 SK텔레콤은 2만1687명 순증한 반면 KT는 2만3258명 순감했다. KT로의 번호이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SK텔레콤이 지난 주말 번호이동건수가 많아진 셈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번호이동건수가 많아져 개통이 지연되고 있고 이에 따른 고객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