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학선 어떡해~" 너구리 발암물질 검출에…

▲금메달을 딴 양학선

'너구리'를 비롯한 농심의 일부 라면제품에서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이 검출돼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평소 '너구리'를 즐겨 먹었다고 해 화제가 된 양학선(20, 한체대)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언주 의원(민주통합당)에 따르면 지난 6월 식약청은 국수나 우동의 국물맛을 내는 대왕의 '가쓰오부시'에서 발암 물질인 벤조피렌을 다량 검출했으며 문제가 된 제품 일부가 농심으로 납품된 것을 확인했다.

▲농심 '너구리'

이에 식약청이 농심 라면류를 수거해 조사한 결과, 너구리를 비롯한 봉지면 2개 제품, 용기면 4개 제품의 스프에서 벤조피렌이 나왔다. 하지만 당시 식약청이 라면 스프에 대한 벤조피렌 기준이 없다는 이유에서 별다른 제재를 취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된 바 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2012 런던올림픽에서 감동신화를 쓴 양학선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동안 '양학선'과 '너구리'라면은 뗄레야 뗄 수 없는 단어였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후 양학선의 어머니 기숙향 씨(43)가 인터뷰에서 "너구리 라면 끓여줄까?"라고 말하면서 평소 양학선이 너구리 라면을 즐겨먹었다는 사실이 화제가 된 것이 시작이었다.


이를 통해 '너구리'는 양학선이 넉넉하지 못했던 가정형편에서 역경을 이겨내고 최고의 자리에 오르게 된 스토리를 상징하는 단어로 자리매김했다. 이처럼 화제가 되자 농심 측에서 지난 8월 7일 전북 고창군 남동마을의 양학선 집에 너구리 등 라면 100박스를 전달하기도 했다.

▲지난 8월 양학선 집에 너구리 등 라면 100박스를 전달한 사진

이 와중에 너구리의 스프에서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이 검출되었다는 주장이 알려지자 많은 사람들은 양학선을 떠올렸던 것.

24일 각종 SNS 및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누리꾼들은 "문제가 된 너구리를 양학선에게 다 갖다 준 것이냐?", "아 너구리...양학선 지못미", "혹시 양학선 몸에 이상이 생길까 걱정이다", "당시 양학선에게 너구리를 평생 무상 제공한다고 하지 않았나? 걱정이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양학선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이처럼 논란이 확산되자 식약청과 농심 측이 진화에 나섰다.

식약청은 "대왕으로부터 가쓰오부시 원료를 공급받은 농심 등이 제조해 국내에 유통한 라면스프 등 30개 제품의 벤조피렌 함량을 검사한 결과 불검출~4.7ppb 수준이었다"면서 "이는 우리나라 훈제건조어육 기준(10ppb 이하)보다 낮은 안전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식약청은 해당 제품 섭취로 인한 벤조피렌 노출량은 우리나라 국민이 하루 평균 0.000005㎍을 섭취하는 수준으로, 조리 육류의 벤조피렌노출량(0.08㎍) 보다 1만6000배 낮은 안전한 수준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농심 측도 "외부 기관에 의뢰한 분석에서 벤조피렌이 검출되지 않았다"면서 "지난 6월 식약청 조사 결과를 전해들은 뒤 관련 제품의 생산과 출고를 두 달간 중단하고 조미료 납품업체도 바꿨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