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억대박 개그맨, 진짜 '얼굴마담'이었나?

연예인 유명세에 기댄 일부 엔터테인먼트 업체의 거품이 걷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2005년 연예인 관련주의 몰락을 상기시키며 투자자 주의를 당부했다.


경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18일 M&A 전문가 박모(41)씨와 엔터기술 (0원 %) 대표이사 이모(33)씨 등 2명을 특경가법상 업무상횡령·배임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또 개그맨 오모씨와 사업가 신모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 등은 지난해 7월 엔터기술을 인수하기로 하고 '황마담'으로 알려진 오씨를 인수자로 한, 주식 및 경영권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이들은 매매대금 80억원 중 잔금 45억원을 명동 사채업자에게 빌려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오 씨는 주식 인수자금을 자기자금이라면서 담보제공 사실을 금융감독원에 신고하지 않았다. 엔터기술은 올해 반기보고서에서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고, 주가는 인수가의 11분의 1 수준인 350원대까지 급락했다.

이후 이들은 이 씨를 '바지사장'으로 내세운 뒤 회사자금을 대표이사 대여금 및 유령 자회사 출자금으로 빼내는 수법으로 10개월에 걸쳐 59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최근 코스닥 조정 분위기에도 엔터테인먼트 테마의 인기는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연예인을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하거나 소속사가 우회 상장한다는 소문이 꾸준히 돌고 있다.

배우 이보영의 소속사 겸 드라마 제작사인 어치브그룹디엔도 젠트로 (1,168원 ▲31 +2.73%)로 우회상장을 추진했지만 중도금을 지급하지 못해 난항을 겪고 있다. 어치브그룹디엔은 드라마 '공주의 남자'와 '나쁜 남자' 등을 제작한 바 있다.

젠트로는 최대주주인 변무원 외 1명이 어치브그룹디엔 대표인 정승우씨에게 주식 145만여주를 70억 9000만원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14일로 예정된 15억원 중도금 지급날짜가 미뤄져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제너시스템즈 (0원 %)는 중년 배우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드라마 제작업에 나선다는 소문이 확산됐다. 정작 해당 배우는 유증의 의미를 잘 알지 못했다.

업계에선 JYJ의 소속사인 씨제스엔터테인먼트가 우회 상장을 추진한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말 K사로 우회상장 소문이 돌면서 K사 주가는 20% 상승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연예인 유명세만 좇아 투자에 나서는 경우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신중한 접근을 조언했다. 에스엠이나 와이지엔터테인먼트와 같이 검증된 경쟁력을 갖췄는지도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이들은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