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곶감' 팔아 50억 대박男, 마트 납품제안에…

전용하 용하농원 대표(오른쪽)와 신정훈 이마트 선선과일 바이어가 곶감건조 노하우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있다.

"제가 처음 곶감을 이마트 (63,000원 0.00%)에 납품한 건 1993년 이었습니다. 당시 수천만원에 불과했던 판매액은 지금 50억원 가량으로 늘었지요. 협력업체를 진심으로 돕고, 회사운영도 투명하다는 점을 보며 신뢰를 쌓게 됐습니다."

전용하 용하농원 대표는 '상주곶감' 붐을 일으킨 장본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마트 1호 점포인 창동점에 곶감을 공급하기 시작했는데, 맛을 본 소비자들의 입소문이 확산되자 전국 매장으로 납품하게 됐다. 그의 성공을 본 농가들도 시장에 뛰어들며 '상주곶감' 브랜드가 확산됐다는 것이다.


그는 반건시 곶감을 처음으로 상품화한 사람이기도 하다. 감을 따서 깎은 뒤 45일 이상 말리면 반건시가, 60일 이상 말리면 건시가 된다. 곶감은 단감이 아니라 비탈지에서 자란 떫은 감으로 만드는데 떫은 맛을 내는 탄닌 성분이 숙성되며 달게 변한다.

전 대표는 "상주곶감은 다른 곳과 달리 자연건조 상품"이라며 "상주는 밤낮 일교차가 12~13도로 전국에서 가장 큰데 곶감이 얼었다 녹으며 잘 숙성돼 맛이 좋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번 겨울 날씨가 유난히 추웠기 때문에 건조가 특히 잘 됐다"고 덧붙였다.

아미노산이 특히 많다는 상주곶감은 현재 3500억원 규모의 시장으로 커졌다. 전체 농가 2300곳과 전업농가 500여곳 가운데 용하농원이 판매1위를 하고 있다. 상주는 5년전 곶감 특화지구로 지정됐다. 여기서 나오는 곶감이 전국 생산량의 65%를 차지한다. 용하농원 곶감은 미국, 일본, 싱가포르, 대만 등으로 수출되고 있다. 최근에는 프랑스로 1차 물량이 공급되기도 했다.


전 대표는 이마트에만 납품을 고집한다. 다른 대형마트나 백화점의 납품제안은 숱하게 받았고 실제 한 두 곳과는 거래도 해 봤으나 이마트만한 곳이 없었다는 것이다.

유통업계에 종종 있었다는 바이어들의 횡포도 보기 힘들었고, 납품한 물량에 대해서는 10일 안에 자금이 지급됐다. 작황이 좋건 나쁘건 약속한 구매물량은 책임지는 모습에서 신뢰감이 쌓였다는 게 전 대표의 설명이다.

이마트가 시장 확대에 기여한 부분도 크다고 평가했다. 직거래를 통해 다른 곳보다 좋은 제품을 싸게 팔다보니 소비자들이 몰렸다. 이마트의 조언대로 고급화, 브랜드화 방안을 추진하고 현대화 설비를 도입했더니 생산 뿐 아니라 단가도 경쟁력이 높아졌다.

그는 "대기업에 잘못 납품하면 1개월 어음으로 받기도 하는데, 자금회전을 도와주는 건 정말 큰 힘이 됐다"며 "품질과 가격경쟁력 하나를 보고 농민을 이렇게 지원해주는 이마트에 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신정훈 이마트 신선과일 바이어는 "품질과 가격과 물량수급 3가지가 유지돼야 하는데 하나만 어긋나도 판매가 어렵다"며 "용하농원의 경우 책임자가 작업 전 과정을 지켜볼 정도로 품질관리가 뛰어난데 가격까지 경쟁력을 갖춘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는 작황이 좋아 맛은 더 좋아진 반면 가격은 내렸다. 신 바이어는 "상주곶감 주산지에서 지난 여름 감 생산이 30% 이상 늘었고 11월부터 시작된 한파 등으로 곶감 품질이 크게 개선됐다"며 "이번 설에는 선물세트 물량을 20% 늘렸는데, 가격은 5~10% 가량 저렴해졌다"고 설명했다. '상주곶감 골드' 세트가 주 품목인데 정상가(3만4800원)보다 14% 가격을 낮춘 2만9800원에 이마트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경북 상주 용하농원에서 건조되고 있는 곶감들

전용하 대표가 말하는 맛있는 곶감 고르는 법

겉 껍질이 얇아 이물감이 없고 속은 조청처럼 부드러운 것이 좋은 곶감이다. 기계건조를 하면 겉은 질기고 속은 단단해진다. 색도 짙고 불투명하다. 곶감 속에 빈 공간이 있는 것은 채 여물지 않은 감을 건조한 것이라 맛이 떨어진다.

시장에 중국산이 많이 풀려있는데 영양과 위생에선 차이가 크다. 가장 쉬운 건 곶감 위, 아래를 보는 것이다. 중국산은 기계작업을 주로 하기 때문에 곶감 위와 아래 부분에 감 껍질이 약간 남아있다. 한국은 일일이 수작업을 해서 껍질이 완벽히 제거돼 있다.

또 국산은 전체적으로 쫄깃하고 탄력이 있으며 흰 가루가 고루 퍼져있다. 너무 딱딱하거나 물렁거리면 중국산일 가능성이 크고 가루가 없거나 너무 많기도 하다. 색깔도 국산보다 어두운 흑갈색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