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잣집 아들' 결혼비용 4.2억, 딸 보낼땐...

따뜻한 봄을 맞아 본격적인 결혼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전셋값 상승이 꺾일 줄 모르면서 신혼 집 마련부터 쉽지 않다. 돈 때문에 결혼하기 무섭다는 요즘, 부자들이 아들과 딸을 결혼시킬 때 드는 비용은 얼마나 될까.

하나은행이 지난해 12월부터 PB고객(금융자산만 10억원 이상의 부자) 총 78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평균 결혼 비용이 아들은 총 4억2400만원, 딸은 4억1600만원으로 나타났다. 일반인과는 많게는 10배 이상 차이 났다. 아들과 딸의 결혼 비용이 비슷한 것도 주목된다. 은행 측은 "보통 여자들이 배우자의 생활에 맞추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부자들은 배우자의 형편에 상관없이 자기의 형편에 맞게 하는 것을 원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이에 반해 보건복지부(2009년)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이 자녀를 결혼시킬 때 드는 평균 비용은 아들이 7400만원, 딸은 3349만원이다. 한국재무설계연구소(2011년)에서는 아들은 1억5500만원, 딸은 5000만원으로 조사했다. 즉 아들이 딸 보다 2.2배~3배 정도 더 많이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 비용은 대부분 부모가 부담했다. 전액을 부담한 경우가 41.8%로 가장 많았고, 80~90%를 부담한 비율도 35.3%나 됐다. 결혼 비용은 신혼집에 드는 비용이 73%로 가장 높았고 예물과 혼수비용도 16%를 차지했다. 또 돈이 많을 수록 결혼식 자체에 신경을 많이 썼다.

그렇다면 부자들이 자녀의 배우자 조건으로 가장 먼저 보는 것은 뭘까. 아들과 딸의 부모 모두 '인품'을 꼽았다. 인품 다음으로 아들의 부모는 배우자의 집안을, 딸의 부모는 사위의 소득 창출 능력을 중요시했다. 사위와 달리 며느리의 소득창출 능력(3%)과 전문직 여부(1%)에는 관심이 높지 않았다. 의외로 '자녀가 좋다면 배우자가 어떤 사람이든 상관없다'는 응답도 11%나 나왔다.


또 하나은행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국내 부자들의 자산관리 행태와 경제습관 등을 분석해 지난 22일 발표한 '2013년 Korean Wealth Report'에 따르면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부자는 15만6000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인구의 0.3%(전체 가구의 0.8%)를 차지한다. 또 이들이 보유한 자산은 약 461조로 국내 개인금융자산의 18%에 달한다. 하지만 정작 응답자의 70%는 본인이 부자가 아니라고 답해 부의 개념이 상대적인 것을 증명했다. 이들은 평균적으로 '114억원 이상'은 가져야 부자라고 답했다.

부자들의 월평균 소득은 3911만원이고, 한 달에 평균적으로 사용하는 금액은 831만원으로 조사됐다. 연령별로는 40대와 70대 부자들의 소비지출이 가장 많았다. 특히 70대 이상 부자의 월평균 지출액이 1036만원에 달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의류와 잡화 구입비, 외식비 외에도 문화와 레저 등에 많은 돈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강남 부자(월 1024만원)보다 지방 부자들(월 1062만원)의 소비액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녀와 떨어져 살겠다는 응답이 90%를 차지해 자녀 의존 성향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