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주부, 美상폐주식 샀다가 960% '대박'

미국 국책모기지 회사인 패니메이의 로고. 패니메이는 1985년 미국의 전설적 펀드매니저인 피터린치가 마젤란펀드에 편입했던 주식으로도 유명하다. (출처:패니메이 미국 홈페이지)

#가정주부 A씨(39)는 3개월 전 미국 부동산관련 업체가 유망하다는 얘기를 듣고 증권사에 해외주식계좌를 개설했다. A씨는 이어 미국의 대표 모기지 회사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1000만원씩 투자했다. 3개월 후 두 종목은 960%, 870%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파산 위기에 몰려 상장폐지된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투자한 이들이 '대박'을 터뜨렸다. 패니매와 프레디맥은 미국정부의 후원을 받는 주택담보대출업체다. 2008년 주택가격 급락으로 모기지대출 연체가 급증하자 정부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았는데 2010년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상장폐지됐다.


이후 두 기업은 장외시장(OTC BB)에서 거래됐다. 미국 OTC시장은 거래방식이 정규시장과 비슷하지만 공시의무 등이 완화된 곳으로 주로 상장 이전 기업이 거래된다. 국내 프리보드와 유사하다.

27일 키움증권에 따르면 미국 OTC시장에서 패니매는 올들어 지난 24일까지 1064.71% 상승했다. 지난 24일 하루에만 41.43% 급등하며 2.97달러에 거래됐다. 최근 5일 동안의 상승률은 120%를 웃돈다. 프레디맥도 연초 대비 940.74%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덕분에 이들 주식에 손을 댄 국내투자자들이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패니매와 프레디맥은 장외주식이지만 HTS(홈트레이딩시스템)를 통해 상장주식과 동일하게 투자할 수 있다. 이들 기업의 순익이 급증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자 '묻지마' 투자가 적잖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세환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 달새 두 종목으로 200~300%대 수익을 낸 고객이 많다"며 "많게는 1000%대 수익률을 낸 고객도 있어 국내에서 미국주식에 투자하는 이들 가운데 패니매와 프레디맥이 최고 화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종목이 급등한 것은 무엇보다 미국 부동산경기가 회복한 덕분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프레디맥은 올 1분기 순익이 43억76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9.41% 급증했다.

이는 2002년 3분기 이후 역대 두 번째 규모다. 지난해 연간으로 109억82만달러의 이익을 내며 흑자전환했다. 패니매 역시 올 1분기에 순익 58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연간으로 보면 2011년 168억55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가 지난해 172억22만달러의 흑자를 냈다.

김 연구원은 "미국 부동산시장 회복으로 주택가격이 상승하고 모기지 연체율이 하락해 이들 기업의 실적이 크게 호전되고 있다"며 "미국 부동산시장이 아직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않았기 때문에 여전히 실적개선 기대감이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단기급등에 따른 주가 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