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을 내서라도 주식 사야할 타이밍이 온다"

코스피지수가 2000을 회복하지 못하며 증시도 '여름 휴가'에 들어갔지만 국내 가치투자 3인방은 여느 때보다 바쁘다. 중소형 내수주가 고점을 찍으면서 그간 낙폭이 컸던 섹터의 저평가주를 찾아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는 것.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전무, "빚내서 살 타이밍 오는 중"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전무는 "지금은 중소형 내수주가 비싸고 대형주가 상대적으로 가격메리트가 있다"며 "철강, 화학, 자동차, 정유, IT 등이 대표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빚내서라도 (주식을)사야할 기회가 오고 있고 내년쯤 수익률이 100%가량 가능한 종목도 보인다"고 밝혔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영자산운용은 지난 7월말 대한제강을 123만여주 매입해 5%이상 사모았다. 대한제강은 코일철근과 가공철근 효과로 시장점유율이 상승하고 있고 최근 철강주의 강세로 6월말 이후 주가가 30%가량 오른 상태.

이 밖에도 포스코강판도 6월말부터 꾸준히 사모으고 있고 7월초에는 대덕전자를 1%이상 매입했다. 산업용 인쇄회로기판업체 대덕전자는 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아 주가가 급락한 상태지만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난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중소형 내수주 비중을 줄이고 있지만 6월말부터 롯데푸드와 신도리코 (36,500원 ▼600 -1.62%), 메가스터디 (11,140원 ▲20 +0.18%) 등 내수 1등기업 중 가격이 저렴해진 주식을 5%이상 사들였다. 태영건설, 일진일진에너지, 대주전자재료, 삼익THK, WISCOM, 리바트도 같은 시기 꾸준히 매수했다.

반면, 가정용 기기를 만드는 위닉스는 6월초까지 79만여주(6.15%) 매도했고 연마석 공급사 제일연마도 5월말까지 52만여주(5.28%) 팔아치웠다. 한국단자공업, 삼영이엔씨, 한신공영, 한국공항, 차이나그레이트, 한국알콜, 새론오토모티브 등도 보유지분을 줄이고 있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 "핵심은 저평가株"

신영자산운용 못지않게 회전율이 낮기로 유명한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도 편입자산에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7월 중순 2차전지 소재용 롤투롤(Roll-to-Roll) 장비업체인 피엔티를 39만여주(5.20%) 매도하며 비중을 줄였고 신흥기계와 대양전기, 고영, NICE 등을 일부 매도해 차익을 실현했다.

반면 보안용 DVR업체인 아이디스 (18,120원 ▲140 +0.78%)와 그 지주회사인 아이디스홀딩스 (10,300원 ▲10 +0.10%)는 최근까지 꾸준히 매수해 10%이상 보유 중이고, 조제동물사료업체 선진 (7,440원 0.00%)도 올해 꾸준히 지분을 늘려 10%이상 주요주주에 올라 있다.

집단에너지 및 폐기물 소각업체 KG ETS (8,750원 ▼50 -0.57%)는 7월말부터 매집을 시작해 현재 350만여주(9.72%)를 갖고 있다. KG ETS는 7월말 상장 초기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매집소식에 공모가보다 현재 주가가 34%이상 올라있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지금은 대형주와 소형주 사이의 가격 괴리도가 줄어 있기 때문에 시가총액 규모와 상관없이 저평가된 주식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최준철VIP투자자문 대표 "자동차 섹터 가격메리트 부각"

국내 대표 가치투자 전도사인 VIP투자자문은 완성차와 자동차 부품주의 가격메리트를 주목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VIP투자자문이 올 들어 새로 5%이상 보유하게 된 종목은 동아타이어, 세방전지, 메리츠금융지주 등이다.

최준철 VIP투자자자문 대표는 "예전보다 가격이 저렴한 중소형주를 찾기가 쉽지 않아진 건 사실이지만 여전히 기회는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엔저 폭풍으로 자동차주의 가격 메리트가 생겼고 중국 경제성장이 둔화되는 와중에도 자동차 보급은 늘어나고 있다"며 "부품주 역시 자동차 트렌드가 변화면서 경량화, 연비, 전장화로 장착률이 높아지는 기업은 유망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