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여자연예인 '민영화씨'는 안녕하십니까?

스타뉴스

전형화 기자

'돈, 섹스, 여자연예인'

사람들의 눈길을 잡아끄는 검찰발 뉴스로 세상이 떠들썩하다. 연예인 성매매. 정확히 말하면 여자연예인과 재력 있는 남자들의 성매매 소식이다.

이 소식은 지난 12일 수원지검 안산지청에서 흘러나왔다. 그 직전 연예계에도 알음알음 소문이 퍼졌다. 유명 연예인이 많게는 억대의 돈을 받고 벤처회사 대표와 대기업 임원들과 성매매를 했다는 것. 연예인 4명 정도가 수사선상에 있으며, 브로커가 조사를 받았고, 더 많은 연예인들이 연루될 수 있다는 소문들이었다. 누구는 두 차례 소환에 불응해 긴급체포를 당했으며, 누구누구는 이미 조사를 받았더라는 소문도 돌았다.

검찰발 뉴스가 나오자 예의 증권가 찌라시가 등장했다. 어떤 여자 연예인이 연루가 됐으며, 브로커는 누구누구라는 내용들이었다. 대부분 사실과 다른 허무맹랑한 소설이다. 야설도 이 정도 수준이면 욕먹는다. 그래도 SNS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에게 퍼지고, 많은 사람들이 사실처럼 받아들였다. 사실이 아니더라도 카더라며 시시덕댄다.

조혜련, 이다해, 황수정, 신지, 김사랑, 장미인애(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사진=스타뉴스

졸지에 성매매 연예인, 브로커가 된 여자 연예인들은 잇따라 행동에 나섰다.

브로커로 찌라시에서 지목된 조혜련을 비롯해 이다해,신지,솔비,장미인해,황수정,김사랑,성현아,권민중 등이 일제히 명예훼손과 허위사실 유포로 법적인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희한하다. 검찰은 성매매 알선 브로커로 지목한 A씨를 지난 8월 두 차례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두 번 모두 기각됐다. 도주나 증거 인멸 우려가 없다는 이유지만 두 차례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는 건 증거가 부족한 경우다. 지금까지 입건된 사람도 한 명 없다. 4개월 동안 수사한 결과다. 검찰은 사실과 다른 방향으로 사건이 확대 해석되는 것을 막기 위해 연내에 수사를 조속히 마무리하겠다고 했다. 4개월 동안 수사하고 입건된 사람이 한 명 없지만 피해자는 수두룩하게 만든 사건을 곧 마무리하겠다는 뜻이다. 없던 일로 마무리되거나 브로커를 기소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모양이다.

이번 사건은 시점이 기이하다. 8월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가 기각되고 4개월이나 끌다가 돌연 지금 튀어나왔다. 마침 수서발 KTX 매각을 놓고 철도노조가 철도민영화라며 파업에 돌입하고, 정부와 사측이 불법파업이라고 강경대응을 하던 시점이다. 네티즌 사이에선 이번 성매매에 연루된 연예인은 여배우 민영화씨라며 자조 섞인 농담이 돌고 있다. 철도민영화에 쏠린 시선을 연예인 성매매로 돌리기 위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유달리 사회적인 큰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연예인 사건사고, 열애 소식이 터졌으니 음모론이 나돌 만하다. 실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성접대 의혹 사건이 무혐의로 발표된 뒤 곧바로 그동안 끌고 끌었던 이수근 등 연예인 도박사건이 차례로 공개됐으니 그럴 만도 하다. 찌라시도 마찬가지다.

이런 음모론은 영화로도 만들어진다. 내년 공개되는 영화 '위험한 소문:찌라시'는 연예인 매니저가 찌라시 내용이 하도 억울해서 배후를 찾아나서는 이야기다. 세간에 의심이 가는 직업군이 영화 속에 고루 등장한다. 음모가 영화에나 등장하는 이야기이길 바란다.

만만한 게 연예인이다. 특히 여자연예인이다. 연예인이 봉이고, 여자가 죄인가. 돌을 던지라고 시키는 줄도 모르고, 죄 없는 사람에게 죄 없는 사람인양 돌을 던진다.

이번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여자연예인들은 제발 소문의 근원지를 찾아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비슷한 피해들이 계속 일어나고 있지만 지금껏 찌라시 출처를 찾아낸 적이 없다. 어렵다는 이유다. 어려운 건지, 의지의 문제인지. 이번 여자 연예인들의 수사 의뢰는 서울중앙지검에서 맡을 것 같다. 앞서 황수경 아나운서는 파경설을 유포한 혐의로 고소해 중앙지 기자와 블로거가 구속됐다. 황수경 아나운서 남편이 검사라서 그런지 이례적으로 구속이 됐다. 여자연예인들 사건도 주범이 잡혀 구속으로 이어질지, 깃털만 날릴지 지켜볼 일이다.

성매매 여자연예인 민영화씨는 안녕하십니까, 찌라시를 만들어 퍼뜨린 사람들은 안녕하십니까, 그 찌라시를 보고 낄낄거리는 사람들은 안녕하십니까, 힘든 세상살이를 이렇게 농락당하고도 안녕하십니까, 묻고 싶다. 피울음을 삼키고 있을 여자연예인들. 울음은 되삼키면 독이 된다. 독배를 마실 사람들은 당신들이 아니다.

그리고 찌라시를 만든 사람들에게 다시 묻고 싶다. 밥은 먹고 다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