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형 살해한 동생… 친척들 "사형 안돼" 왜?

머니투데이

뉴스1 제공

(서울=뉴스1) 김수완 기자 =

인천 모자사건 살인사건 피의자인 차남과 함께 경찰조사를 받던 차남 부인이 지난해 9월26일 오후 2시20분쯤 인천 남동구 논현동 자택 현관문 손잡이에 목을 매 숨진채 발견됐다고 경찰이 밝혔다. © News1 신창원 기자

'인천 모자 살인' 혐의로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정모(30)씨가 "언젠가는 (교도소를) 나가서 (피해자인) 어머니를 찾아뵙고 용서를 빌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항소심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판사 민유숙) 심리로 25일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서 정씨는 "지은 죄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정씨 측 변호인도 "죄가 큰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매우 늦었지만 정씨가 뼈저리게 반성하고 있다"고 재차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나 검찰 측은 "사안의 중대성과 반인륜성에 비춰 1심에서 선고된 극형은 마땅하다"며 항소를 기각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정씨의 가족·친척이자 피해자인 정씨 어머니와 형의 가족·친척인 정씨의 이모, 고모 등이 제출한 탄원서 내용도 일부 공개됐다.

변호인은 "잘못은 너무 명백하지만 극형은 면해 평생 짐을 지고 가게 해 달라는 취지"라며 "용서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또다른 가족을 잃고 싶지 않다고 얘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날 재판을 보러 온 정씨의 이모들도 방청석에 앉아 내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정작 사형을 선고받은 당사자인 정씨는 초연한 얼굴로 피고인석에 앉아 재판부의 말과 변호인의 변론내용을 묵묵히 듣기만 했다.

정씨는 도박 등으로 생활이 어려워지자 지난해 8월13일 인천 남구 용현동 소재 어머니 집에서 자신의 어머니 김모(58)씨와 형(32)을 살해한 혐의(존속살해)로 지난해 10월 구속기소됐다.

또 이들의 시신을 훼손한 후 아내와 함께 강원 정선, 경북 울진 등에 유기한 혐의(시체유기 등)도 받았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 재판에서 재판부는 배심원 8명 사형, 1명 무기징역 등 의견을 받아들여 정씨에 대해 사형을 선고했다.

한편 정씨의 아내 김모씨는 범행에 가담한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던 중 "억울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채 자살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