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피운 남편에 복수" 30대女, 재력가 남편친구와…

남편의 불륜사실을 알게되는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SBS 드라마 '결혼의 여신'/ 사진=SBS 방송화면 캡처

# 30대 주부 A씨는 최근 남편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됐다. 남편의 불륜 상대는 부부 동반으로 활동하던 동호회에서 A씨와도 친하게 지내던 여성이었다. 충격에 빠진 A씨는 남편의 친한 친구 가운데 한명인 B씨에게 기대기 시작했다.


호감형 외모에 재력까지 갖춘 B씨는 평소 남편에게 "A씨 같은 여자 없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A씨는 어느새 B씨와의 관계에 푹 빠졌고, 끝내 넘지 말아야 선까지 넘고 말았다.

A씨는 "남편의 친구와 사랑을 나눴다는 죄의식보다는 '너도 한 번 당해봐라'는 복수심이 더 컸다"며 "아내와 친구 둘 다에게 배신당하는 기분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 배우자의 외도…"그럼 나도" 복수심

부부 두 사람이 모두 외도에 빠지게 되는 이른바 '맞바람'은 대부분 복수심에서 비롯된다. 배우자의 외도를 알고 자신이 느낀 분노와 충격을 그대로 배우자에게 되돌려주고 싶은 심리가 작용하는 것이다.


최근 남편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된 40대 주부 C씨도 "마음 같아서는 이혼하고 싶지만 그건 너무 약한 벌이란 생각이 들었다"며 "맞바람을 피워서 당하는 사람의 심정을 알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숙기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장은 "대개 배우자의 불륜을 알게 될 경우 그 충격은 상당하다"며 "불륜을 저지른 쪽이 자신의 상처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면 본능적으로 분노를 느끼고 '나만 이런 고통을 느낄 수 없다'는 생각으로까지 이어진다"고 말했다.

부부가 맞바람을 피우고 서로 이를 알게 됐을 경우 부부 관계가 예전처럼 돌아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서로의 극단적인 선택을 마음으로 받아들이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법무법인 가족의 엄경천 변호사는 "맞바람의 경우 이혼으로 가는 비율이 99% 이상"이라며 "한 사람의 외도도 이혼으로 이어지는 비율이 높은데 두 사람이 모두 외도를 했을 경우에는 거의 100% 가정이 해체된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 먼저 바람 핀 쪽이 더 잘못?

배우자의 외도를 알게 된 뒤 복수심에 불타 맞바람으로 대응하는 것은 결코 좋은 해결책이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김숙기 원장은 "많은 상담자들이 배우자의 외도를 알고 난 뒤 '나도 똑같이 저 사람에게 고통을 주고싶다'고 말한다"며 "심정은 이해하지만 맞바람은 바람직한 대응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상대방이 먼저 바람을 피우고 뒤늦게 맞바람을 피우더라도 법적인 책임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엄경천 변호사는 "부부가 맞바람을 피웠을 때 먼저 외도를 한 쪽의 책임이 더 크다고 생각들을 하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책임을 따질 때 중요하게 생각되는 것은 선후 관계가 아니라 외도의 정도, 간통 기준으로는 횟수가 된다"고 말했다.

한편 맞바람을 피운 부부는 결혼생활 파탄의 책임이 공동으로 있다는 점에서 서로 위자료를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법원의 최근 판례도 있다.

당시 재판부는 "혼인 관계가 파탄에 이르게 된 것은 다른 여성과 부정행위를 저지른 남편, 내연남과 부정행위를 한 아내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며 위자료 지급 청구 소송을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