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강한 돌풍은 토네이도 아닌 '용오름', 무슨차이?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토네이도 강타' 폭격 맞은 일산 화훼농가./사진=뉴스1

기상청은 지난 10일 오후 7시20분부터 30분간 경기도 고양시 일대서 '용오름(강한 회오리바람)'이 관측됐다고 11일 밝혔다. 국내에서 용오름이 관측된 것은 이번이 스무번째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전에 전국 기상 관측소에서 공식 확인한 용오름은 일곱 번이고 제보에 의한 비공식 용오름은 열두번"이라면서 "동영상이나 사진으로 제보되지 않은 용오름이 더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용오름이란 격심한 회오리바람을 동반하는 기둥모양 또는 깔때기 모양의 구름이 적란운 밑에서 지면 또는 해면까지 닿아있는 현상을 말한다. 용오름의 풍속은 100m/s 이상인 경우도 있으며 상승기류의 속도는 40~90m/s 정도다.

/도표제공=기상청

기상청 관계자는 "이번 용오름은 미국에서 사용하고 있는 토네이도 등급인 후지타 등급 EF0 이하의 강도를 가진 현상으로 잠정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EF0 등급은 풍속이 초당 29~38m로 나뭇가지가 부러지고 간판이 피해를 입는 단계다.

실제 고양시 일대에는 갑자기 불어 닥친 회오리바람으로 길가에 서 있던 경운기가 논바닥에 처박히고 비닐하우스가 부서지는 피해가 발생했다. 바람에 날린 각종 비닐과 천이 전선을 덮치며 일부 지역은 정전되고 한 시민은 바람에 날아온 파이프에 맞아 부상을 입기도 했다.

/도표제공=기상청

기상청은 고양시 회오리바람을 비롯해 최근 발생한 강한 소나기의 원인으로 대기 불안정을 꼽았다. 한반도 5km 상공에 영하 15도 이하의 찬 공기가 머무는 가운데 낮 기온이 30도 가까이 오르면서 대기가 불안정해져 폭발적으로 비구름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12일까지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가 치는 곳이 있겠고 우박이 떨어지는 곳도 있을 것"이라면서 "13일까지는 소나기가 자주 내리는 날씨가 이어지겠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