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가정부 "언론 인터뷰 대가로 450만원 받았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내연녀로 지목됐던 임모(55)씨가 지난달 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변호사법 위반 등에 관한 첫 공판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br>/사진=뉴스1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내연녀로 지목된 임모씨의 가정부가 언론 인터뷰 대가로 수백만원의 돈을 받았다고 법정에서 털어놨다. 이 가정부는 채 전총장의 혼외자 논란이 한창이던 지난해 9월 종합편성채널과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내연녀와의 관계를 폭로한 인물이다.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범균)의 심리로 열린 임씨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가정부 이모씨는 "TV조선 인터뷰 대가로 돈을 받은 사실이 있느냐"는 변호인 측 질문에 "450만원을 받았다"고 시인했다.

이씨는 "TV조선 기자가 내 휴대폰이 아닌 다른 휴대폰을 사용하라고 해서 받았다가 다시 돌려줬다"고 진술했다.

다만 "해당 언론사가 마련해 준 숙소에서 지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사실이 없다"며 "내가 무슨 큰 인물이라고 숙소를 주겠느냐"고 부인했다.

이씨는 또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임씨의 집에서 일을 하는 동안 임씨의 간곡한 부탁에 못이겨 수차례에 걸쳐 6770만원을 빌려줬다고 증언했다.


이후 임씨가 계속 돈을 갚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다가 일을 그만두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가게를 꾸미는데 돈이 필요하다면서 생명의 은인이니, 가족이나 진배없다느니 달콤한 말로 유혹해 돈을 빌려갔다"며 "대출까지 해서 빌려줬는데 돈은 안주고 욕을 하고 구박을 하는 등 스트레스를 줘서 집을 나가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에는 잔금을 받으러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 임씨를 만나러 갔다가 1000만원만 받고 나머지 채권은 포기한다는 합의서를 쓰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그동안 미운정, 고운정이 들어 서로 좋게 인사하고 헤어지려고 아들과 함께 나갔는데 임씨를 포함한 피고인 3명과 덩치 큰 남자 3명이 있었다"며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고 목숨을 구해야겠다는 생각해 불러주는 대로 썼다"고 증언했다.

이에 임씨 측 변호인은 이씨의 범죄 전력을 문제 삼으며 오히려 임씨가 협박당했다는 주장을 입증하는데 주력했다. 변호인은 이씨가 과거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7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사실을 거론하며 "아무도 없는 집에 3~4살 된 아이를 맡기고 어떻게 가정부를 구박을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이씨는 "임씨가 나를 무서워하지도 않았고 그 아들도 내가 데리고 키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채 전총장이 임씨의 집을 오고갔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채 전총장에게 밥을 지어서 차려준 적도 있고 TV에 채 전총장이 나오면 아들이 '아빠 나온다'고 하기도 했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임씨는 지난해 5월 이씨와 그 아들에게 '채 전총장과 아들의 관계를 발설하지 말라'고 협박해 3000만원의 빚을 면제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인으로부터 사건 진행의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 명목으로 두 차례에 걸쳐 14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채 전 총장은 지난해 9월 자신에게 임씨와의 사이에서 혼외자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조선일보의 첫 보도 직후 관련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13일 황교안 법무부장관의 검찰총장 감찰지시 등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발하면서 채 전 총장은 '혼외자' 의혹 보도 일주일만에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이후 채 전 총장은 같은 달 24일 '혼외자' 의혹 관련 정정보도 청구소송을 제기했다가 30일 소송을 취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