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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옷장 속에 부엌 도마가…

[머니디렉터]김종태 KDB대우증권 미래설계연구소 소장

머니투데이 김종태 KDB대우증권 미래설계연구소 소장 |입력 : 2014.10.15 10:00|조회 : 440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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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옷장 속에 부엌 도마가…
얼마 전 친구들과 저녁을 먹으며 요즘 정신없이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던 중 한 친구가 최근 겪은 일 때문에 한바탕 웃은 적이 있다. 이 친구가 어느 날 저녁 귀가해서 윗옷을 벗으려고 옷장을 여는데 옷장 안에 부엌의 도마가 있어 깜짝 놀랐다고 한다. 부인을 불러 물어보니 "그렇지 않아도 저녁 준비 때문에 도마를 한참 찾았는데 여기 있었네"라며 웃더란다. 친구는 애써 웃으며 서둘러 방을 나가는 부인의 뒤통수에 대고 "이 사람아 정신을 어디다 두고 살아"라며 핀잔을 줬다. 이 친구 이야기 때문에 최근 각자의 건망증에 대한 다양한 임상결과(?) 이야기가 이어졌다.

하지만 이 친구의 가정형편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필자는 이야기를 들으며 걱정되는 부분이 있었다. 이 친구는 병환으로 거동을 못하는 어머님과 장모님을 거의 10년째 모시고 있다. 이 때문에 부인은 개인 생활을 거의 포기하고 집안에서 두 어머님을 간호하며 지내고 있다. 그런데 그 부인이 간혹 볼 일이 있어 시내에 나가게 되면 집을 찾아오지 못하고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데리러 오라고 한단다. 이런 상황에서 앞서의 에피소드는 단순한 건망증 이상일 수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조만간에 따로 만나야겠다고 생각했다.

지난 9월말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중이 12.7%라는 발표가 있었다. 선진국보다 빠른 고령화 속도도 놀랍지만 이들 중 치매유병률이 9.18%로 10명 중 1명이 치매환자라고 하니 이 또한 놀랄 일이다. 더 놀라운 것은 치매가 나이 든 노인에게만 생기는 병인 줄 알았는데 최근에는 40~50대 중장년층에서도 치매환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젊은 치매인 것이다. 몇 년 전 TV드라마에서도 갓 결혼한 신혼주부가 치매증상으로 겪는 실생활의 어려움과 그 상태에서 아기를 출산할 지를 고민하는 내용이 방영된 적이 있었다. 드라마에서 다뤄질 정도라면 우리사회에 젊은 치매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게 아닐까.

치매는 어느 날 갑자기 오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진행된다. 처음에는 건망증으로부터 시작해 10~20년에 걸쳐 경증, 중증으로 진행된다. 확실한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스트레스, 음주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고 한다. 완치되기는 힘들지만 진행을 늦출 수는 있는데 무엇보다 예방차원에서 노력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한다. 치매학회에서 제시하는 예방책으로 일명 '진인사대천명' 수칙이 있다. '진'땀나게 운동하라. '인'정사정 보지 말고 담배를 끊어라. '사'회 활동을 열심히 하라. 특히 손과 입을 바쁘게 움직여라. 화투놀이가 치매예방에 좋다고들 하는데 치매 어머니를 모시는 어느 딸의 말로는 치매증상 있는 어머니가 화투만 잘한다고도 한다. '대'뇌를 적극 활용하라. 특히 바둑과 신문읽기를 많이 하라. '천'박하게 술을 마시지 말라. '명'을 길게 하는 음식섭취를 하라. 짠 음식을 피하고 등 푸른 생선을 섭취하라는 것이다.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은 치매의 일종인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자 이를 대외적으로 공개하고 적극적인 치료에 돌입했다. 치매는 쉬쉬하며 숨긴다고 될 일이 아니라 주변에 알리고 도움을 청해야 한다. 돈, 지위, 건강과도 상관없이 누구라도 치매환자가 될 수 있다. 치매는 개인적으로나 가족에게 상당한 고통이 따르고 사회적으로는 치료비용의 부담도 크기 때문에 사전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치매로 인한 1인당 연간 치료비는 310만원으로 국민 1인당 연간 평균 의료비(100만원)의 3배가 넘는다. 국가적으로는 사회, 경제적으로 10조원 이상의 비용이 발생한다.

행복한 노후를 방해하는 또 하나의 정신적 병으로는 우울증이 있다. 우울증이 위험한 것은 자칫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유명 연예인 부친의 우울증 때문에 그 가정에 비참한 사건이 생긴 적이 있었다. 유명인 가족이라서 언론에 크게 보도됐지만 일반 가정에서도 우리가 모르는 유사한 크고 작은 사고가 생기고 있다.

우울증은 연령대별로는 70대 여성에게 가장 많다고 하는데 최근 50대 여성 중에서도 고통 받는 사람이 늘고 있다. 여성에게 50대는 신체적으로는 갱년기에 해당하고 경제적으로는 남편의 퇴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되며 가정적으로는 자녀들이 그 동안의 뒷바라지에서 독립하는 시기다. 이런 상황에서 우울증에 걸리면 혼자서 끙끙 앓다가 상태를 더 악화시키게 된다.

먼저 휴식을 취하고 전문가의 상담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우울증에 걸린 이들은 신경과, 정신과 병원에 간다는 사실만으로도 스트레스가 더 쌓이고 우울해진다고 한다. 하지만 초기에 적극 대처하면 완치도 가능하기 때문에 가족에게 알리고 협조를 구해야 한다. 휴식과 전문가와의 상담 외에 원인을 제거하는 것도 해결 방법 중 하나라고 하는데 직장 상사나 '시월드' 때문에 생긴 우울증이라면 회사를 휴직하거나 '시월드'와의 접촉을 당분간 피하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10월은 경로의 달, 10월1일은 UN이 정한 노인의 날이다. 우리나라는 10월1일이 국군의 날이기 때문에 10월2일이 노인의 날이다. 100세가 돼 노인의 날에 정부로부터 청려장을 받은 분이 1359명인데 그 중 남자가 199명(15%)인 반면 여자는 1160명(85%)이나 된다고 한다. 그런데 앞서 얘기한대로 치매와 우울증환자 중에는 여성이 남성보다 2~3배 많다. 여성이 오래 살면서 병도 많이 걸린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오래 사는 것보다 건강히 사는 것을 바란다. 특히 정신적 건강을 챙기지 못한 것을 후회하는 시니어들이 많다는 최근 설문조사 결과는 납득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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