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치리포트]청년 세대 공약(반값등록금·알바)

반값등록금·무이자대출...등골휘는 청년 '빚굴레 벗을까'



#서울 소재 대학교 4학년생인 이 모씨는 학업 외 대부분의 시간을 아르바이트에 할애한다. 빠듯하게 번 월급의 대부분은 주거비를 비롯한 생활비에 쓴다. 조금씩 모아도 다음 학기 등록금엔 턱없이 모자란다. 이미 받은 학자금 대출을 갚는 것은 꿈도 못꾼다. 그나마 월급을 받을 수 있을 때나 그렇다. 운이 나쁘면 아르바이트 월급이 지연되거나 일한 만큼 월급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유없이 해고당한 경험도 있다. 청년들은 고달프다. 주머니 사정은 힘들다. 가장 힘든 것은 수백만원에 이르는 대학 등록금이다. 지난 2012년 대선 때 ‘반값 등록금’ 공약이 이슈가 됐지만 반값은커녕 오히려 부담은 늘었다.

◇"반값등록금 실현" vs "소외계층부터 지원" = 최근 한 설문조사에서 대학생 10명 중 9명이 '이번 대선에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청년들의 대선 투표 참여 바람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후보자들도 2030세대의 표심을 잡기 위한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교육개혁을 골자로 반값 등록금, 학자금 대출이자 경감, 대학 서열화 해체 등이다.

이번에도 대표 상품은 ‘반값 등록금’이다. 모든 대선 후보들이 이 카드를 꺼냈다. 다만 세부적인 방법론에선 차이가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국가 지원을 통해 반값등록금을 단계적으로 실현하겠다고 내걸었다. 표준등록금제와 국가장학금 전면 개편을 통해 진짜 반값 등록금을 중기 과제로 삼겠다는 것이다. 입학금 폐지와 학자금 대출 이자율 1% 인하도 제시했다. 이 공약은 심상정 정의당 후보도 내걸었다. 심 후보는 나아가 '국공립대 등록금 전액 무상' 카드까지 약속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당장 시행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소외계층부터 우선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안 후보는 소외·취약계층 자녀부터 단계적으로 반값 등록금을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입학금 폐지와 학자금 대출 이자율 인하는 문 후보와 같은 공약이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대학 학자금 대출의 무이자 전환으로 표심얻기에 나섰다. 졸업을 유예한 학생에게 등록금을 받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공약도 젊은층에겐 이슈가 됐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교육과정 등 학교제도 전반을 법제화해 잦은 교육제도 변경으로 인한 혼란을 최소화하겠다는 생각이다.

◇전문가들, 환심성 공약 남발 아쉬워 "장기 플랜 필요 " =박근혜정부는 2012년 반값등록금 정책을 대선에서 공약한 뒤 지난해 "반값등록금이 완성됐다"고 발표했다. 정부 3조9000억원, 대학 3조1000억원을 합쳐 7조원으로 등록금 총액인 14조원의 절반을 지원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하지만 소득 분위에 따라 차등 지원했을 뿐 아니라 국가 국가장학금을 실제 받는 대학생은 신청대상자(재학생)의 40%수준에 불과하다. 대학생의 60%는 등록금의 부담을 짊어지고 있는 셈이다. 등록금 자체를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 후보들의 반갑 등록금 등의 공약이 5년 전과 큰 차이가 없다고 지적한다. 지금까지 제시된 대권 주자들의 공약은 학생과 학부모의 표를 의식해 정작 대학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분을 해소할 정책을 외면했다는 시선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 소재 교육학과 교수는 "2012년 대선에서 여러 후보들은 반값등록금 공약을 비롯해 대학생 문제 해결에 의지를 보였지만 이번에는 대학생들의 절박한 처지와 적극적인 투표의지에도 대학생 문제를 해결할 뚜렷한 공약이 보이질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반값등록금은 실현되지 않았고 학자금 대출도 더욱 심각해지고 일방적인 대학 구조조정은 계속해서 대학교육을 파괴하고 있다"며 "청년실업과 주거비 문제도 여전히 심각하다. 대선주자들은 대학생 문제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대학 등록금을 낮추기 위해서 대학의 등록금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의견과 높은 대학진학률을 낮추면서 등록금 부담도 줄이는 장기적 계획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동착취 알바· 치솟는 주거비…각양각색 청년공약은

31일 전북 전주시 전북대학교 구정문 앞 상가거리에서 알바노조 전주지부 관계자들이 전주 알바실태조사 발표 기자회견 중 구호를 외치고 있다. 알바노조는 7월14일에서 8월23일까지 약 1개월간 전주 객사와 전북대 일대 알바노동자 135명에 대한 조사결과 24.2%가 최저임금 미만의 임금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2016.8.3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청년 정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 13일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을 공약 1순위로 제시했다. 지난 2012년 '청년 멘토' 이미지로 전국적인 지지를 받았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청와대에 청년수석실을 만들겠다면서 2030 표심잡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공약은 단순히 노동계를 겨냥한 정책이 아니다. 20대들의 아르바이트 활동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이른바 ‘알바(아르바이트)생’ 맞춤형 카드다. 일하는 아르바이트생들 중 상당수가 최저시급에 못 미치는 임금을 받고 있는 게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손님이나 고용주로부터 폭언과 폭행에 시달리는 등 노동 조건도 열악하다. 실제 지난해 '알바노조'가 전·현직 편의점 아르바이트 노동자 368명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45.9%인 169명이 최저시급에 미달 되는 금액을 임금을 지급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문 후보는 10대 공약에서 △청년고용할당제·알바존중법 신설 △청년구직수당 지급 등 청년 정책을 제시했다. 안 후보는 △중기취업 청년 2년간 1200만원 지급 △구직청년 훈련수당 6개월간 180만원 지급 등을 내용으로 하는 5년 한시 청년고용보장제도 도입을 정책으로 내놨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우리 사회의 좌편향과 청년실업의 가장 큰 원인은 강성귀족 노조 때문"이라며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산업규제도 최대한 풀어 기업들에게 무한한 자유를 주겠다고 피력했다. 홍 후보는 이외에도 청년 취업 준비를 위한 인터넷 강의 수강료 할인 등 가계 통신비 절감 정책도 제시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최저시급 3년내 1만원 달성을 목표로 내걸고 최저임금을 지키지 않는 업체 또한 징벌적 배상을 적용키로 했다. 비정규직 사용 총량제로 간접고용을 억제하겠단 계획도 밝혔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청년들에게 드리는 약속'이라며 △청년사회상속제도 △청년병사 국방노동자 대우 △등록금 인하 △표준이력서 도입 △인턴 노동법 보호 △실업급여 지급 △주거비 부담 인하 △청년 참정권 확대 등을 공약으로 선보였다.

치솟는 월세값에 허리가 휘는 대학생들을 위한 주거 대책 공약도 있다. 문 후보는 공공기숙사 확대와 월세 30만원 이하의 쉐어하우스형 청년임대주택 5만실 공급을 내걸었다. 안 후보는 청년공동임대주택 연간 5만호씩 확대와 청년임차보증금 융자 지원 확대를 공약으로 내놨다. 홍 후보는 청년 및 신혼부부에게 100만호의 주거를 지원해주겠다고 밝혔고 유 후보는 청년층 1~2인가구 주택을 2022년까지 15만호 규모로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심 후보는 대학생 기숙사 확충과 거점별 공공기숙사 확대를 통해 기숙사 수용률을 30%까지 높이겠다고 밝혔다. 또 소액 월세보증금 대출 대상에 대학생을 추가로 지정하고 1인 청년가구를 위해 공공 임대주택을 확대해 저렴하게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