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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 열풍과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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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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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1.25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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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아바타' 열풍과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아바타'가 외화 최초로 1000만 관객을 동원했다.

'아바타'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 '타이타닉'을 제치고 세계 박스오피스 1위 등극을 눈앞에 두고 있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감독상과 작품상을 거머쥔 제임스 카메론은 "이제 우주의 왕이다라고 외칠 것 같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아바타'의 엄청난 흥행을 높고 여러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다. 3D 상영부터 영화의 본령인 볼거리, 뻔하지만 자연스런 이야기 흐름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교황청까지 '아바타'의 애니미즘적인 요소에 불쾌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아바타'가 전 세계 관객을 열광시킨 데는 관객들이 현실에서 탈출하고 싶은 욕망을 정확히 짚어준데 있다.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관객이 주인공과 동일시되거나 적당한 거리두기를 이뤄야 한다. '아바타'는 전자다.

주인공 제이크 설리는 현실에선 하반신을 쓸 수 없는 퇴역 군인이다. 암울한 현실에서 고뇌하는 그에게 판도라와 아바타는 새 출발을 의미한다. 현실에선 돈을 벌어야 다시 두 다리로 설 수 있다. 그를 위해 양심을 팔아야 한다.

반면 판도란에선 그는 영웅이며, 미모의 여인과 사랑도 나눈다. 현실을 버리고 리셋하기에는 너무나 좋은 조건이다. 장자의 '호접몽'을 이야기하면서도 다른 세상에 강렬한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비루한 현실에서 탈출하고픈 관객의 욕구를 정확히 대변한다.

'매트릭스'가 사이버 세계로 관객의 탈출을 꾀한 것과는 닮았지만 다른 부분이기도 하다. '매트릭스'가 개봉했을 때도 이곳이 현실이 아니며 또 다른 내가 존재한다는 류의 이야기가 풍미했다. '아바타'는 관객을 '매트릭스'처럼 암울한 현실로 인도하는 게 아니라 모든 것이 보장된 또 다른 현실로 인도한다.

세계적인 경제위기와 기상 이변, 전쟁, 테러 등이 만연한 현실. 그리고 그 속에서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아바타'는 달콤한 도피처를 제공한다. 자연 만물과 소통을 할 수 있으며 족장의 딸과 사랑을 나눌 수 있고 모든 이들에 영웅으로 추앙받을 수 있는 세계.

'개그콘서트' 유행어처럼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아바타'는 갈아타기만 하면 1등이 되는 달콤한 유혹을 제시한다.

'아바타'를 보다 흥분해서 죽는 사람이 나오는 현실. 굉장하다고 경탄하면서 두번 세번 극장을 찾는 관객들. '아바타' 속에서 무의식적인 탈출구를 찾고 위안을 받고 있는 게 아닌지.

그리스 신화에서 판도라는 인간을 불행하게 이끈 여인이다. 신들이 열지 말라는 상자를 기어코 열어 세상에 갖가지 불행과 질병, 전쟁을 퍼뜨린 장본인이다. 상자에 마지막으로 담겨있는 게 희망이라 인간은 불행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게 됐다고 한다.

판도라 행성에 있는 게 희망일까. 만일 그렇다면 너무 잔인한 희망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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