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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DTI 해프닝, 누구의 책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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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기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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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7.23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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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DTI 해프닝, 누구의 책임인가
배가 산으로 갔다. 사공은 많았지만 선장은 보이지 않았다. 일주일가량 갈팡질팡하다 무기한 연기된 부동산 활성화 대책 얘기다. 정부는 별일 아니라고 한다. "좀 더 시간을 갖고 검토해 보기로 했다"(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고 밝혔다.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발표하기로 했던 현안이 무기한 연기된 건 큰일 아니냐'는 문제제기에 청와대는 "이전에도 유사한 사안의 회의가 몇 차례 연기된 적 있다"며 별일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다.

정말 그럴까. 다른 일도 아닌 부동산 대책이다. 건설사와 금융사 뿐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사안이다. 참여정부도 부동산 대책의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하고 급격히 통제력을 잃지 않았던가. 이번에도 심상치 않다. 매매가 얼어붙으면서 '이사를 가고 싶어도 집이 팔리지 않아 고통을 겪는' 서민들이 속출하고 있다. 가뜩이나 집권 중반기를 넘어서면서 레임덕 지적이 나오고 있기에 이 문제에 대한 집권층의 관심은 클 수 밖 에 없다. 그렇기에 대통령까지 나서 "실수요자의 불편을 해소할 거래 활성화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 아닌가.

시장은 잔뜩 기대를 걸었다. 급매로 내놓은 집도 안 팔려 이자부담에 허덕이던 서민들은 정부가 어떤 해법을 내놓나 목을 빼고 기다렸다. 하지만 어떤 결론도 내리지 못한 채 무기한 연기라는 어처구니없는 결과가 나왔다.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도는 추락했다. '쩍'하고 금이 가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정책 논의 과정을 보면 더 속이 터진다. 22일 대통령 주재로 열리는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부동산 활성화 대책을 공개하겠다고 발표한 게 19일이다.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를 비롯한 획기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는 얘기가 흘러 나왔다. 가계채무 급증과 금융기관 건전성 악화를 이유로 경제라인이 완강히 반대해온 DTI까지 풀어버릴 정도로 청와대가 이 문제를 심각하고 보고 있다는 박스성 해설까지 나왔다.

국토해양부야 진작부터 DTI 완화를 외쳐왔고, 버티던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도 합의해줬다는 관측이 나왔다. 사흘 후에 회의를 개최 한다고 발표할 때는 뭔가 청사진을 마련해 놓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게 상식이기 때문이다. 정치인 출신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과 고흥길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이 'DTI 완화' 운을 떼고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하늘 아래 영원불변한 정책은 없다"고 물러설 때만 해도 발표만 남은 줄 알았다.

하지만 20일 경제금융점검회의(서별관회의) 소식이 알려지면서부터 사단이 났다. '함구령(緘口令)'이 내려졌지만 진동수 금융위원장의 완강한 반대로 부처간 견해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21일 관계부처 장관들이 모여 마지막으로 90여 분간 담판을 벌였지만 소득은 없었다. 지난 14일 최경환 장관의 'DTI 완화' 제기로 시작된 DTI 해프닝이 일주일 만에 허망하게 막을 내렸다.

되짚어보면 어처구니가 없다. 부처간 사전조율도 없이 3일전에 덜컥 부동산 활성화대책이라는 대형 정책을 발표하겠다고 한 것인가? 아니면 금융위원회가 막판에 변심해 '몽니'라도 부렸다는 소린가? 이해하지 못할 일투성이다. 이러다 보니 판이 깨진 후에 무성한 뒷애기가 나오고 있다. '잘 진행되고 있던 일이 고흥길 의장의 개입으로 어그러졌다', '청와대에 뒤늦게 합류한 임태희 대통령실장, 백용호 정책실장이 막판에 틀어버렸다' 등등. 야당과 진보세력이 DTI 규제완화를 투기조장으로 몰고 가면서 7.28 재보선을 앞둔 청와대가 부담을 느꼈다는 분석이다.

현 정권에 대한 여러 비판에도 불구하고 '경제' 하나는 잘 운영하고 있다는 게 안팎의 판단이다. 그렇기에 "우리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세계에서 가장 잘 극복했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도 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DTI 촌극은 이런 신뢰에 의문을 갖게 한다. 경제라인 교체 과정에서 벌어진 해프닝인지, 아니면 반환점을 돌아선 정권의 한계 노출인지 지켜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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