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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휴대폰에서 '레이저'까지 모토로라 영욕의 잔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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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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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8.1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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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자에서 추종자로… 구글 품에서 부활할지 관심

최초 휴대폰에서 '레이저'까지 모토로라 영욕의 잔혹사
월가의 탐욕을 정면으로 다뤄 화제가 됐던 올리버 스톤의 1987년작 '월스트리트'. 모토로라 모빌리티가 구글에 인수되면서 20년도 넘게 지난 이 영화가 새삼 화제다. 마이클 더글러스의 열연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 '탐욕의 화신' 고든 게코(사진) 때문이다.

버드 폭스(찰리 쉰)가 주인공이긴 했지만 영화는 게코를 중심으로 전개됐다. "욕망은 좋은 것"(Greed is good)이란 게코의 대사는 더글러스의 연기에 힘입어 명언 반열에 올랐고 더글러스는 이 영화로 1988년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을 연거푸 안았다.

게코의 파란 줄무니 셔츠와 멜빵 패션이 한 시대를 풍미한 가운데 그의 큼직한 휴대전화도 히트상품이 됐다. 모토로라 천하의 문을 연 다이나텍(DynaTAC) '8000X', 이른바 벽돌폰이다.

휴대전화 원조 '80년대의 애플'= 영화 월스트리트가 등장했던 1980년대는 모토로라의 시대였다. 당시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던 모토로라의 모습은 지금의 애플을 연상시킬 정도로 패기만만했다.

↑ 다이나텍 출시 당시 광고
↑ 다이나텍 출시 당시 광고
1928년 시카고에서 가정용 라디오 부품 제조업체로 출발한 모토로라는 직접 라디오 생산을 시작하면서 사세를 키운다. 모토로라는 1973년 워키토키를 카폰으로 진화시켰고 휴대용 전화기 개발에도 착수, 당시로선 적지 않은 1억달러를 투자해 1983년 9월 다이나텍 8000X를 선보인다. 상업용으로는 세계 최초의 휴대전화였다.

28년 전 등장한 다이나텍은 전혀 새로운 통신시장을 창출하며 커뮤니케이션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았다. 투박한 외관은 '벽돌폰'이나 '구두폰'으로 불렸지만 영화 속 고든 게코가 자랑스레 사용했듯 시대의 아이콘이 됐다. 모토로라는 다이나텍에서만 연간 총 매출의 2/3를 벌어들이며 승승장구했다.

노키아에 밀렸어도 연타석 홈런= 모토로라 천하는 90년대 들어 조금씩 균열을 노출했다. 아날로그에 이어 디지털 통신 기술을 확보하고도 급격히 성장하던 노키아와 같은 후발주자를 막지 못했다.

마침내 1998년, 모토로라는 휴대전화 업계의 왕좌에서 내려온다. 1994년만 해도 미국시장 60%에 이르던 모토로라 점유율은 그해 34%로 떨어졌다.

그래도 모토로라의 저력은 여전했다. 1996년 선보인 폴더(플립) 방식의 '스타텍'은 당시로선 초경량인 88g의 무게를 자랑하며 6000만대나 팔렸다.

↑ 모토로라 스타텍(StarTAC) ⓒwikipedia.org
↑ 모토로라 스타텍(StarTAC) ⓒwikipedia.org
스타텍의 명성에 날카로운 금속 옷을 입힌 것이 또다른 히트작인 초슬림 폴더폰 '레이저'이다. 패리스 힐튼, 톰 크루즈 등 유명 스타들이 앞다퉈 레이저를 손에 쥐면서 레이저는 전세계에서 무려 1억2000만대가 팔려 나갔다.

애플發 스마트폰 혁명에 마침내 무릎= 그러나 모토로라의 시대는 이미 저물고 있었다. 90년대의 히트작은 혁신의 결과이기보다는 이전의 명성에 기댄 바가 컸다. 모토로라는 디지털 통신은 물론이고 스마트폰의 기본이라 할 이메일 송수신 기술을 보유했지만 그것을 스마트폰으로 빚어내지 못했다.

2007년 애플 아이폰의 등장은 모토로라를 스마트폰의 격랑으로 내몰았다. 20여 년 전의 기민함과 혁신성을 잃어버린 모토로라는 수년간 추락을 거듭하다 2011년 구글에 인수되는 편을 선택했다.

분사 이전의 모토로라를 경영했던 그렉 브라운 전 CEO는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모토로라가 2G에서 3G로의 전환,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 중심으로의 전환을 놓쳤다"며 이를 결정적인 실패로 규정했다.

모토로라 자문회사인 코트 콜래보레이티브의 마이클 코트 회장도 휴대기기 시장이 기기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위주로 전환됐다고 진단했다.

↑ 모토로라 레이저(RAZR) ⓒwikipedia.org
↑ 모토로라 레이저(RAZR) ⓒwikipedia.org
변화 기회 놓쳐, 회사분할도 패착= '레이저'의 전성기이던 2004~2008년 모토로라 회장 겸 CEO를 지낸 에드워드 잔더는 수년에 한 번씩 히트상품을 내고는 그 뒤론 부진했던 모토로라의 역사가 전형적인 '번영과 불황'(boom and bust)의 사이클이었다고 지적했다.

잔더는 "새 강자가 옛 강자를 잡아먹는 것은 자연스럽다"며 "우리 업계에서 몇 년에 한 번씩 나오는 일"이라고 비교적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특히 최근 모토로라가 통신장비 분야 솔루션과 휴대폰 제조업의 모빌리티로 분사하면서 보다 큰 기업이 누릴 수 있는 완충 효과를 잃었고 이 때문에 격랑이 요동치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살아남기가 보다 힘들어졌다고 지적했다.

영화 속 고든 게코는 탐욕스런 투자로 승승장구하다 결국 허무하게 몰락한다. 그러나 속편인 '월스트리트: 머니 네버 슬립스'(2010)에서 게코는 다시금 부활을 시도한다.

모토로라 역시 새 주인을 맞이하는 처지이지만 그 역사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모토로라의 브랜드 파워, 특허력은 구글이 1250억달러를 제시할 만큼 매력적이다.스마트폰의 바다에서 좌초위기에 빠졌던 모토로라가 구글이라는 거함에 올라 부활할 수 있을 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 한국에서 '삐삐'로 불리었던 무선호출기. 1990년대 중반 큰 인기를 끌었던 모토로라의 '브라보플러스' 기종.
↑ 한국에서 '삐삐'로 불리었던 무선호출기. 1990년대 중반 큰 인기를 끌었던 모토로라의 '브라보플러스' 기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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