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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세 없다더니..." 세수부족 '서민 증세'로 메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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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박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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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7.30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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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재분배→재원확보', 조세정책 위험한 선회?(상)]

[편집자주] 박근혜 정부가 첫 세제개편안을 다음달초 내놓는다. 중장기 조세정책 방향도 함께 밝힌다. 세제는 국민 호주머니 사정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정부의 국가운영 철학 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최근 한국 조세재정 연구원을 통해 박근혜 정부의 조세정책 기조가 예고됐다. 서민 증세, 대기업·부자 감세 등 국민적 논란을 예고하고 있는 조세정책 전환의 주요내용을 짚어본다.
"증세 없다더니..." 세수부족 '서민 증세'로 메우나
'증세는 없다'. 현 정부의 기조다. 증세 얘기가 나올 때마다 비과세·감면 축소, 세출구조조정 등을 대안으로 내세운다. 세목 신설, 세율 인상은 없다고 부연한다.
하지만 현실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돈을 긁어 모으고 마른 수건을 짜내는 데도 한계가 있다. 결국 내년도 세제개편과 중장기 조세정책방향은 '증세'로 흐른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증세'의 타깃은 돈을 걷기 쉽고 조세저항이 적은 '서민'이 타깃이 되기 쉽다.

'증세=악, 감세=선'의 이분법적 구도는 옳지 않다. 필요하다면 돈을 내야하고 경제 활력을 위한 감세도 중요하다.
문제는 '효율성'에 경도된 접근 방법이다. '세수 확보'를 최우선으로 두고 효율적으로 걷는데만 주목하다보면 소득재분배 등 조세 정책의 효과는 실종된다.
정부의 조세정책을 연구하는 '씽크 탱크'인 한국조세재정 연구원의 안종석 선임연구위원은 "조세정책은 복지지출에 필요한 재원을 조달하는 역할을 한다"고 공개적으로 말했다.

재원조달이 가장 쉬운 대상이 개인이다. 세율을 건드리지 않아도 소득공제 축소 등으로 충분히 가능하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소비세를 건드리는 방법도 있다.

◇조세정책 목표. '소득재분배'→'재정 확보' 전환?

지난 23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발표한 '중장기 조세정책 방향에 대한 제언'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새 정부의 정책방향으로 봐도 된다"고 밝혔다. 당장 내년도 세제개편안엔 포함되진 않지만 정부가 갈 길이란 의미였다.
저성장·고령화로 최악의 상태인 조세 여건을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가 최대 고민이다.

조세연은 방향 전환을 제시했다. 조세정책의 효과로 꼽아온 소득재분배가 '절대 선'이 될 수 없다는 논리였다. 안 선임연구위원은 "소득재분배 문제는 옳다 그르다의 문제라기보다 사회적 선택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빈곤 해소 역할에 대해서도 "조세가 아닌 재정지출 정책을 통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성장 추세를 고려, 성장 잠재력 확충을 주된 목표로 제시한다. 경제성장에 미치는 부정적 방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조세 구조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얘기다.

◇소득공제 축소, 가장 손쉬운 방법

조세 정책의 방향 선회는 방법론의 차이로 이어진다.
우선 '성장 잠재력 확충'의 주역은 기업이다. 기업에 세금을 더 부과하는 것은 성장 잠재력을 훼손하는 일이 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법인 관련 세금을 더 내린다기보다 현 수준에서 유지해 간다는 게 기본 방향"이라고 말했다.
비과세·감면 정비의 대부분이 기업과 연관돼 있지만 '고용·연구개발(R&D)=성장 잠재력 확충'인 만큼 축소가 쉽지 않다.

이에 반해 개인은 성장 동력의 고려 대상이 아니다. 기재부 관계자는 "개인소득세 수준이 낮은 것이 사실"이라며 "면세자를 줄이고 공제 제도를 손질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정부의 비과세·감면 정비중 가장 속도를 내는 게 소득공제 축소다. 신용카드는 소득공제폭을 15%에서 10%로 낮춘다. 1년에 4000만원을 벌면서 카드로 1500만원을 쓴 직장인은 연말정산 때 초과사용액(총 급여의 25%를 초과하는 금액) 500만원에 15%의 공제율을 적용받는다. 하지만 내년 연말 정산때는 500만원의 10%만 공제된다. 의료비·교육비 소득공제는 세액공제(10%)로 바꾼다.

소득공제 제도를 통해 고소득층이 상대적으로 더 혜택을 본다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주타깃은 월급쟁이다.
하지만 조세 부담률 증가에 따른 가처분소득 감소, 이에 따른 소비 부진과 성장 잠재력 훼손에 대한 대책은 외면하고 있다.

이미 올해 세수 부족분(10조원)을 두고 법인세 인하에 따른 후폭풍이란 해석이 적잖다. "경제 활력을 위해 법인세를 낮춰주고 부자 감세를 해 준데 반해 중산·서민의 경제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세제는 없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부가가치세 인상까지 '만지작'...저소득층 부담 확대

조세정책의 방향에서 '소득 재분배'를 뒷전으로 밀치면 개인에 대한 과세 방향도 달라진다. 자칫 누진세 완화 얘기까지 나올 수 있다. 조세연구원은 "고소득자에 대한 중과세가 국가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등으로 부자 감세의 필요성을 재확인했다. 상속 증여세 완화도 마찬가지다. "세수는 적은 데 경제 성장을 저해하는 효과가 크다"는 논리를 폈다.

이렇게 되면 소득세와 부가가치세는 늘릴 수 있는, 또 늘려야 하는 항목이 된다.
그중에서도 부가가치세율 인상에 대해 운을 뗀 게 눈에 띈다. 우리나라 부가가치세율은 1977년 도입 이후 35년간 10%를 유지하고 있다. 시기상 명분이 없진 않다. 제품 가격에 포함되는 만큼 서민들이 세부담을 체감하지 못하는 것도 현실이다.

세수 효과는 크다. 10%인 세율은 12%로 올리면 12조원 가량의 세금을 더 걷을 수 있다. 비과세·감면 축소나 복잡한 세제 개편을 하지 않더라도 '효율적'으로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 이미 포르투갈·스페인 등 유럽국가들이 재원 확보책으로 부가세가치세율을 인상한 사례도 있다. 하지만 기재부 관계자는 "부가가치세율에 대해 검토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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