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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개월 묵은 부동산대책 꺼내게 한 '한국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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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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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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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8.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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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통과 못한 양도세 중과 폐지 등 다시 등장…시장 살리기 여야 나서야

"정부가 대책을 발표하면 뭐 하나. 국회에 발목이 잡혀 시행이 안되는데. 국민들은 정부가 발표하면 당연히 시행될 것으로 기대해 왔는데 이런 체계가 무너진거다."(김호철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오는 28일로 예정된 정부의 전·월세난 대책 발표를 계기로 정치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가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핵심적인 법안들이 여야간 의견차로 1년 이상 국회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시장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라도 여야가 하루빨리 정치적 논리가 아닌 정책적 측면에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새누리당과 정부는 지난 20일 당정 협의를 갖고 △주택 매매 활성화 △임대 주택 공급 확대 △전월세 비용에 대한 금융, 세제 지원 등 3가지 방향으로 전월세난 대책을 내놓기로 합의했다. '미친 전셋값'으로 불릴 정도로 전월세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문제는 다주택자 양도세중과 폐지, 분양가 상한제 탄력적용(일부 폐지) 등 발표될 핵심 대책들이 '해묵은' 정책들이라는 점이다. 다주택자 양도세중과 폐지는 정부와 여당이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11년 12월부터 추진해왔고, 분양가 상한제 탄력적용도 지난해 6월부터 꺼낸 카드다. 각각 20개월, 14개월 후에 다시 전월세난 대책으로 재등장한 것이다.

정부와 여당이 이들 대책을 다시 꺼낼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다.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한 핵심적인 대책이면서도 관련 법안 처리가 야당의 반대로 계속 무산돼 왔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전월세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주택 임대 수요를 매매 수요로 돌리는 것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이들 양도세 중과와 분양가 상한제 폐지가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들 대책이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던 시기에 만들어졌던 것으로 침체 일로에 있는 현 부동산 시장과는 맞지 않다고 주장한다.

민주당은 이들 정책들이 부동산 투기를 한 사람들에 혜택을 주고, 다시 투기 수요를 부추길 수 있다며 반대해왔다. 대신 전월세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주택바우처(주거비 보조) 제도 확대, 전월세 상한제 도입, 임대차계약 갱신청구권 보장 등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야가 맞서면서 빛을 못 보고 있는 부동산 정책은 양도세 중과 폐지, 분양가 상한제 탄력 적용 뿐이 아니다. 한국주택협회에 따르면 주택거래 활성화 등 시장 정상화를 명목으로 정부와 정치권에서 발의해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부동산 관련법안은 32건에 달한다. 지난 4·1부동산 대책에 포함됐던 개발부담금 한시감면을 위한 개발이익환수법 개정안은 아직도 국회에 계류중이다. 정부가 이달 중에 안을 만들어 국회에 제출할 예정인 취득세율 영구인하(지방세특례제한법) 방안도 민주당이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민주당이 주장하고 있는 전월세 상한제의 경우 정부 부처 내에서도 생각이 다르다. 여권 관계자는 "국토부는 전월세 상한제를 일부라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기획재정부의 반대가 완강하다"고 전했다.

여야와 정부 부처가 각자 주장만 하고 있는 사이 부동산 시장은 악화일로다. 4·1부동산 대책이 ‘반짝 효과’로 끝나고 거래절벽을 맞을 것이라는 시장의 예측은 현실로 나타났고, ‘미친 전셋값’ 파동으로 이어졌다. 부동산조사기관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실거래 건수는 6월(9031건)보다 78.9% 급감한 1904건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전세거래 건수는 전달(8081건)과 유사한 8073건을 기록했다. 이렇다보니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도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올 7월 기준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64.0%로 2003년 4월(64.8%) 이후 가장 높다.

걱정은 이번 대책 발표 이후에도 부동산 관련법안들의 국회 통과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지난해 국회 선진화법 통과 이후 의석 수가 3분의 2를 넘지 않는 한 여당 단독으로 법안을 처리할 수가 없다. 야당과의 합의 없이는 어떤 법안도 처리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더구나 최근 국정원 국정조사 등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법안처리는 더욱 요원한 상황이다.

새누리당 정책위 핵심 관계자는 "당정이 다시 양도세 중과 폐지, 분양가 상한제 폐지를 대책으로 발표하는 것은 민주당에 촉구하고 압박하는 의미가 있다"면서도 "여전히 열쇠는 민주당이 쥐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와 여야가 정치 논리를 떠나 부동산 시장 등 경제 살리기를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재선 의원은 "정치권에 어느때보다 토론이 필요한 때"라며 "생각이 다르더라도 국가를 위해 토론을 하면 어떤 문제든 결론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초선 의원은 "여야가 항상 야당, 항상 여당일거라고 생각하면 안된다"면서 "국정 동반자로서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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