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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환입법, 청부입법" 질 떨어질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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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박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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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9.1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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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입법 과잉의 그늘]정부 부처 "의원입법, 당정 공동작업이 대안"

▲국회 상임위원회가 열리면 국회 본청 복도엔 답변자료 등을 준비하는 각부처 공무원들로 북적인다.
▲국회 상임위원회가 열리면 국회 본청 복도엔 답변자료 등을 준비하는 각부처 공무원들로 북적인다.
입법은 국회의 고유 권한이다. 정부도 법안 제출권을 갖지만 결국 법을 만드는 것은 국회다. 이런 점에서 입법기관인 국회의원이 법안을 제출하는 것은 당연하다. 국민의 목소리, 현장의 목소리를 토대로 법을 만든다는 장점을 갖는다.

하지만 허점도 있다. 법을 만들 때 국회의 파트너이자 실제 집행자인 행정부부터 우려의 눈길을 보낸다. 우선 꼽는 게 '타당성 부족', '법 체계의 불안정성'의 문제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질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한 두사람의 얘기만 듣고 법안 취지로 몇 줄 적은 뒤 발의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법안 문구 등 뒤처리는 국회 입법조사처가 한다.

전문가들의 보좌기능을 제대로 받지 못하다보니 다각도의 검토를 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입법에 따른 효과와 부작용, 집행 비용, 예산 등을 종합적으로 보지 못한다. 실제 정부 제출법안과 달리 입법예고, 규제개혁위원회 심사, 법제처 심사 등을 거치지 않는다. 절차 간소화는 빠른 입법의 장점과 함께 졸속의 위험을 갖는다. 정부 관계자는 "규제에 따른 벌칙 조항, 규제 대상 등이 명확치 않은 경우가 많다"며 "이에따른 비용은 정부와 국민의 몫"이라고 말했다.

결국 법안 심사 과정에서 행정부와 부닥친다.
그렇다고 논의 과정에서 폐기되는 법안은 많지 않다. 국회는 정부의 '갑(甲)이기 때문에 정부 입장에선 마냥 반대만 할 수 없다. 법안 취지를 살리는 쪽으로 대안을 제시한다. 이 때 '거래'가 이뤄진다. 정부제출 법안을 처리해주는 조건으로 자신의 법안 내용 일부를 입법화하는 '교환입법'이다.
정부 관계자는 "법안심사소위에 들어오는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은 좀더 긍정적으로 챙겨보게 된다"며 "정부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의원입법의 경우 표와 직결되거나 이익단체의 입장을 뒷받침하는 데 쏠리는 경향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는 과도한 예산 소요, 다른 단체의 피해를 낳는다. 균형을 잃은 법이 되기 십상인 셈이다. 또 국민적 관심 사안엔 의원입법안이 쏠리는 반면 정작 중요하지만 조명을 못 받는 법에 대해선 소극적이다.

물론 국회의원만 탓할 게 못 된다. 정부도 의원입법을 활용하는 사례가 적잖다. 정부가 복잡한 절차를 피하기 위해 의원을 통해 법안을 제출하는 게 대표적인 예다.
이른바 '청부입법'이다. 정부는 빠른 입법, 의원은 실적쌓기를 할 수 있으니 '윈윈'이 된다. 기업구조조정 등 시급한 현안일수록 의원들을 찾는다. 부처가 속한 상임위원회 소속 의원이 관심을 갖는 분야와 맞아떨어지는 법을 준비하는 경우도 있다.
경제부처 한 관료는 "전문성을 요하는 제도의 경우 정부안으로 하기보다 전문적 지식을 갖춘 의원과 공동으로 추진하면 다른 의원들을 설득하기도 쉽다"고 말했다. 이어 "법안 취지, 문구, 설명자료 등 모든 것을 만들어 준다"고 설명했다.

정부 부처간 이견이 있을 때도 청부 입법이 활용된다. 산하기관이나 업체가 정부부처의 반대에 부닥쳤을 때 의원들을 찾아가 청탁을 넣는 경우도 있다.
모 부처의 국장은 준비하던 정책에 타부처가 미온적 입장을 취하자 친분있는 의원을 찾아 법안 발의를 부탁하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정부 관계자는 "부처 협의 중이었던 사안이 국회에서 법안으로 발의된 경우를 종종 접하는데, 그 순간 청부입법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의원입법이 과도하게 늘어나는 데 정부의 잘못도 있다"며 "편의주의적, 조직이기주의적 접근이 만들어낸 산물"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공동 작업'을 대안으로 꼽는다. 의원입법 과정에 서로 협의를 하면 질이 높아질 수 있다는 말이다.
당정협의도 사례가 될 수 있다. 4.1 부동산대책 등 중요한 정부 정책에 대해 당정협의를 거친 뒤 의원입법 형태로 가는 식이다. 정부 관계자는 "당정협의를 한 뒤 발표를 했다면 의견 수렴 등의 절차를 거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당이 책임지고 입법에 속도를 낸다는 의미에서 당정협의, 의원입법의 형태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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