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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롯데월드 15년간 안돼" 국방부, '3도' 비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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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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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1.22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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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롯데 미스터리]4년전 심의 의혹…유례없는 조정委 재상정


- 이명박 서울시장 마지막해에 '초고층안' 市 통과
- 3년뒤 정부 조정委 9일만에 안전성 진단 '땅땅땅'
- 찬성론자 검증용역 수주 … 국방부 'U턴'도 의문


그래픽=강기영
그래픽=강기영
전시 전략적 요충지로 꼽히는 군공항 길목에 555m 높이의 초고층빌딩이 들어선 데는 정부와 군, 학계 및 연구기관의 공조가 없다면 불가능했다는 지적이다.

건축심의가 끝나고 4년이 지났지만 서울 송파구 '잠실 제2롯데월드'(롯데월드타워)의 인·허가 과정에서 비행안전 검증이 졸속으로 이뤄졌다는 점과 공군의 전향적 입장 변화에 대한 의문점이 풀리지 않는다는 것이 그 배경이다.

비행안전 점검문제가 재점화된 것은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제2롯데월드의 건설을 잠정보류하는 방안을 검토하자"고 주장하면서다.

이 최고위원은 제2롯데월드 건설과 관련, "1조7000억원 넘는 공사의 안전성 진단을 2900만원을 들여 단 9일 만에 해치웠다. 이 정도 공사라면 용역비는 1억5000만원, 기간은 통상 3~4개월이 걸린다"며 졸속으로 처리됐다고 지적했다.

이 최고위원이 제기한 안전성 진단은 2009년 국무총리실 행정협의조정위원회(이하 조정위)가 발주한 '제2롯데월드 관련 서울공항 비행안전성 검증' 용역이다. 서울공항 동편 활주로 방향을 3도 변경하면 안전에 이상이 없는지 검증하는 것이 연구의 주요 골자다.

결론이 나기 전부터 연구용역기관의 자격과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다. 제2롯데월드 건축의 적극 찬성론자인 항공대 송병흠 교수가 부회장으로 있는 한국항공운항학회가 용역 수임기관으로 결정돼서다. 당시 민주당은 논평을 통해 "적극 찬성론자가 있는 학회에 용역을 맡기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행정협의조정위, 시 재상정 받아들여 '555m 건축' 승인

롯데의 부지매입부터 착공까지 25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수많은 변수와 의견대립 과정을 겪었다. 그 중심에는 국방부가 있었다. 외형상 인·허가권은 송파구와 서울시가 쥐고 있었지만 국방부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사업승인에 제동을 걸었다.

1998년 국방부가 서울공항의 안전성문제를 지적하면서 롯데가 송파구에 제출한 100층, 402m의 제2롯데월드 신축계획안은 36층, 143m로 쪼그라진 채 건축허가를 받게 됐다.

2005년 롯데는 112층, 524m(철탑 포함 555m) 건축내용이 포함된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을 서울시에 제출했다. 건축법 개정으로 인·허가권을 갖게 된 시는 2006년 변경안을 통과시켰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임기 마지막 해에 벌어진 일이다.

국방부는 국무총리실 행정협의조정위원회(이하 조정위)에 협의조정을 통해 대응했다. 조정위는 4개월에 걸친 비행안전영향평가 결과를 토대로 2008년 건축제한 고도를 203m로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시가 조정위에 관련 내용을 재상정한 것은 2008년 12월이다. 같은 해 4월 이 전대통령이 '투자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한 민관합동회의'에서 국방부장관에게 제2롯데월드 문제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라는 지시가 나온 지 6개월 만이다.

한번 결정된 내용이 재조정된 사례는 찾기 어렵다. 조정위의 문서처리업무를 담당하는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조정위의 조정을 거치는 동안 공식적으로 재조정을 진행한 경우는 없다.

조정위의 결정을 이행하지 않은 경우까지 확대하더라도 안양시와 법무부가 대법원에서 다투는 안양교도소 이전문제가 유일할 뿐이다. 안행부 관계자는 "비행안전고도 기준과 같은 관련 제도가 변경되면 조정위가 재심의를 내릴 수 있는 권한이 있다"면서도 "서류상 재심의가 이뤄진 사례는 지금까지 제2롯데월드 1건이 전부"라고 말했다.

◇국방부 15년 고수한 '건설 불가', 3도 비틀자 'OK'

그동안 555m 건설 의견에 절대불가 입장을 표한 국방부는 2009년 다시 열린 조정위에서 조건부 허가로 입장을 바꿨다. 안전시설 지원비용 전액을 롯데에서 부담한다는 조건이 새롭게 추가됐기 때문이란 게 국방부가 밝힌 제2롯데월드 건립을 수용한 이유다.

결국 조정위는 서울공항을 오가는 항공기 안전성 위협문제를 이유로 국방부가 15년 넘게 고수해온 초고층 빌딩의 건립 불허 방침을 이 용역결과를 바탕으로 9일 만에 '문제 없음'으로 결론내렸다. 이 과정에서 끝까지 반대의사를 굽히지 않은 김은기 공군참모총장이 돌연 경질되기도 했다.

공군 관계자에 따르면 롯데가 부담하는 비용은 동편활주로 각도를 3도가량 트는 건설비 외에 더 있다. 항공기 비행경로를 감시하고 건축물의 접근경고를 알리는 정밀감시장비, 조종사가 항공기 좌석내 장애물의 위치정보를 파악하는 지형인식경보체계, 착륙단계에서 필요한 정밀접근레이더(PAR)와 전방향무선표지시설(VOR/DME) 등의 설치비용을 롯데가 부담했다.

지원금액은 밝힐 수 없다고 공군과 롯데는 입을 모았다. 공군 관계자는 "롯데 측이 일괄제공한 내용이어서 정확한 지원액수를 알기 어렵다"고 답했다. 사업시행자인 롯데물산은 "공군에 문의해보라"고 떠넘겼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가 공군에 지원하는 금액은 1000억원 수준으로 추정한다.

◇반대의견 배제된 논의, '짜고 치는 고스톱' 비판

반대여론을 의식해 정부는 최종 보고서를 검토하는 자리에 3명의 민간전문가를 배석시켰다. 당시 전문가들은 규정에 맞게 객관적으로 수행됐고 방향 변경이 시행되면 비행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정부의 결론에 힘을 보탰다.

문제는 초청된 전문가 모두 제2롯데월드 건설에 우호적인 목소리를 내는 이들로 구성됐다는 것이다. 당시 제2롯데월드 건설에 반대 목소리를 낸 항공업계 관계자는 "찬성론자 위주 전문가의 역할은 뻔한 것 아니겠냐"며 "반대론자의 접근이 원천차단된 한마디로 짜고 치는 고스톱판이었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전문가들이 롯데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당시 대령 출신인 김옥이 한나라당 의원은 "안전점검에 참여한 2명은 롯데로부터 2억5000만원을 받은 사람들"이라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의견수렴 과정에서 반대입장을 피력한 전문가의 의견이 묵살되기도 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충돌위험모델 시뮬레이션 결과가 민간공항 기준이어서 해석상 오류가 있다는 지적 등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조진수 한양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공청회에서 동편 활주로 각도를 3도로 조정하더라도 300m의 거리만 연장될 뿐 비행안전의 실질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지만 제기된 위험성 문제는 최종 보고서에서 누락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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