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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 왜 빠졌나" '목동'이름 길만 수백개 생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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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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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1.20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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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한 도로명주소]주민들 집값우려 지명포함 요청에 난립

인터넷포털에서 검색한 '목동중앙본로7가길'. 도로옆 샛길도 목동중앙본로7가길로 정하고 번지수에 '-'를 부여했다.
인터넷포털에서 검색한 '목동중앙본로7가길'. 도로옆 샛길도 목동중앙본로7가길로 정하고 번지수에 '-'를 부여했다.
"'북로'가 아니라 제임스본드할 때 '본로'라고요. 그냥 '7길'이 아니라 가나다라 할때 첫번째 '7가길'이라니까요. 그냥 예전 지번주소 불러드릴 테니 알아서 와주세요."

지난 18일 서울 양천구 목동중앙본로7가길(옛 목동)에 사는 김모씨(45)는 아침부터 언성을 높여야 했다. 택배기사에게 선물 배송 연락이 왔는데 집주소를 알려주느라 한참 고생했다. 새로 바뀐 도로명주소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김씨는 "예전엔 동이름과 숫자 5개만 불러주면 됐는데 도로명주소로 바뀌면서 동이름과 복잡한 거리이름(중앙본로7가길)을 알려주느라 진땀을 뺐다"며 "번지수도 간편해진다고 하더니 '000-00'에서 '00-00'으로 숫자 하나 줄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도로명주소를 가지고 김씨의 집을 찾긴 쉽지 않았다. 양천구에 목동이 붙은 도로명주소만 해도 △목동로 △목동 중앙·동·서·남·북로 △목동중앙 본·동·서·남·북로 △목동중앙본로 1~32길 등 수백 개의 도로가 난립한다. 심지어는 각 길에 가·나·다·라가 붙기도 했다.

2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지난 1일부터 전면 시행된 도로명주소는 기존 '동·리+지번' 대신 도로에 이름을, 건물에 도로를 기준으로 번호를 부여한 체계다.

도로 크기에 따라 △대로 △로 △길 등으로 나누고 도로 기점부터 20m 간격으로 왼쪽은 홀수, 오른쪽은 짝수로 건물에 번호를 부여해 찾기 쉽게 만들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딴판이다. 목동이란 동이름도 그대로고 비슷한 이름의 길이 워낙 많다보니 어디가 어딘지 찾기가 어렵다. 이는 도로의 시작점이 어딘지 모르고 일정한 법칙도 없이 도로이름이 지어져 있어서다.

택배업체 직원 강모씨(37)는 "공공기관이나 큰 건물은 익숙해져 그나마 낫지만 일반 가정집은 도로명주소만 보고 어디인지 찾기 무척 어렵다"며 "도로 표시도 제대로 돼있지 않고 표지판 역시 작아 배송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푸념했다.

인터넷포털에서 검색은 되지만 새 도로명주소에서 사라진 목동 '달마을로'.
인터넷포털에서 검색은 되지만 새 도로명주소에서 사라진 목동 '달마을로'.

옛 양천구 목동은 길이름마다 '목동'을 넣다보니 오히려 방향감각을 상실하게 만든다. 도로명주소 실시 이후 집값을 고려해 '목동'이란 이름에 애착을 보인 주민들의 성화에 '목동 천지'가 됐다는 게 공공연한 사실이다.

실제로 목동 지명을 포함해달라는 요구에 따라 '고척로'가 목동남로로, '곰달래로'가 목동중앙서로로, '달마을로'가 목동중앙본로로, '모새미로'가 목동중앙로로 변경됐다. 아직까지 인터넷포털에 흔적만 남아있고 현실에선 사라졌다.

안전행정부는 지방 향토 사학자들을 도로명 부여에 참여시켜 도로 구간의 역사적 유적, 인물, 지방연혁 등을 고려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목동'만 난무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주민들 사이에선 "차라리 안하느니만 못한 정책"이란 불만이 쏟아져나온다.

심지어 '목동'의 혜택을 못 누린 일부 주민은 억울하다며 행정소송까지 검토 중이다. 등촌로(옛 목동) 한 주민은 "출입문이 등촌로 쪽으로 나 있어 집주소가 목동이 아니라 '등촌'이 됐다"며 "바로 옆집은 출입문이 목동 쪽으로 나 있어 예전 그대로 '목동'이란 명칭이 붙어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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