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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논현로', 주소는 '압구정로'"…제멋대로 '새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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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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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1.22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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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한 도로명주소]남의 집 앞길 갖다붙인 '도로명주소'

그래픽=강기영
그래픽=강기영
 서울 한남대교 남단 옛 강남구 압구정동에 위치한 '현대1·2차'. 이 아파트 앞에는 '논현로190길'이 유일하게 지난다.

 새로운 도로명주소 건물번호 설정방식에 따르면 이 아파트의 새 주소는 '논현로190길 1'. 하지만 실제 부여된 도로명주소는 '압구정로29길 71'이다.

 현대아파트 10~13동, 20~25동, 31~33동 등 모두 13개동이 이처럼 원칙에 어긋나게 새 주소가 부여됐다. 안전행정부도 "도로명주소 원칙에 어긋난 주소가 맞다"고 시인한다. 왜 이런 주소가 부여된 것일까.

 22일 강남구청은 이같은 주소가 부여된 이유에 대해 "주민들의 요구를 반영했다"고 답했다. 현재 도로명주소 건물번호는 해당 자치구에서 결정하도록 돼 있다. 강남구는 현대1·2차가 현대3~14차와 달리 '논현로'로 주소가 결정돼 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 지역정서를 반영한 '압구정로29길'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강남구 관계자는 주민들의 요구를 반영한 게 아님을 스스로 밝혔다. 즉 새 주소명에 대한 주민들의 직접적인 요구는 없었다는 것이다. 원칙없이 스스로 주민들의 눈치보기를 한 셈이다.

 해당 아파트에서 '논현로190길'을 '압구정로'로 변경하면 '압구정로27길 71'이란 주소를 사용할 수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도로명주소법 시행령에 따르면 도로명을 교체하려면 도로명 이용자의 2분의 1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하고 제도 정착을 위해 고시일로부터 3년 이내에 변경할 수 없도록 규정한다.

 따라서 올 7월까지 도로명은 변경할 수 없고 변경 절차마저 까다롭다. 그동안 도로명주소체계가 위치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 계속됐지만 정부는 주소체계가 무너진다며 도로명주소 변경에 인색했다.

 안전행정부 관계자는 "도로명주소에 법정동을 명기하면 효율성이 떨어지고 도로중심체계가 깨지기 때문에 참고항목으로만 표현하는 것이 맞다"며 "시행 초기여서 어려움이 있지만 주소체계를 제대로 이해한다면 훨씬 더 편리하다고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새 도로명을 고시한 지 1년6개월이 지났음에도 많은 이용자가 도로명주소를 인지하지 못하는 것은 더욱 심각하다. 원칙이 없다 보니 지역 부동산중개업소들조차도 단지 앞 도로명을 인지하지 못할 정도다.

 이 아파트단지 내 상가의 K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이 길이 '논현로'라는 얘기는 처음 듣는다"며 "길은 논현로에 인접해 있고 주소는 압구정로라고 해야 되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도로명주소체계에 불편을 겪는 의견은 안전행정부에서 운영하는 도로명주소 안내시스템(www.juso.go.kr)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홈페이지의 질문게시판(Q&A)에는 '자신의 집주소를 찾을 수 없다'는 의견부터 건물명을 수정해달라는 민원까지 1만1000여건의 글이 올라와 있다. 상당수 민원내용이 자신의 주소를 파악하기 어렵거나 등록되지 않아 혼란스럽다는 내용이다. 주소체계 원칙이 불명확한 데서 오는 혼란이다.

 조명래 단국대 교수는 "새 주소체계를 적용하는 데 있어 현실성이 떨어지고 적합성 여부도 검증되지 않아 이용자의 불만만 가중된다"며 "민원인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적용하는 기구 설치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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