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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은 안되고 영어는 되는 '도로명주소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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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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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2.01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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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한 도로명주소]정부 "연간 3.4조원 사회·경제적 효과"…현실은 '딴세상'

한글은 안되고 영어는 되는 '도로명주소 안내'
 서울 중구 남대문로 73에 위치한 명품관 '롯데백화점 애비뉴엘'.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옛 명동에 위치, 중국·일본 관광객뿐 아니라 백화점 내부에 영화관도 있어 하루에도 수만명이 오가는 대표적 쇼핑센터다.

 새로 부여된 도로명주소가 어떻게 되는지 안전행정부의 '도로명주소 안내시스템'(www.juso.go.kr)에 '애비뉴엘'을 입력해 보니 검색이 되지 않았다. 철자가 잘못 됐나 싶어 '에비뉴엘'로 검색하면 충북 청원의 다른 건물이 검색됐다. 우여곡절 끝에 에비뉴엘의 영어 철자인 'AVENUEL'로 검색해서야 새 도로명주소를 얻을 수 있었다.

 안행부 관계자는 "지번주소 자체가 영어로 등록돼 있어 그런 오류가 발생한 것 같다"며 "시행 초기여서 어려움이 있지만 주소체계를 제대로 이해한다면 훨씬 더 편리하다고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새 도로명주소를 고시한 지 1년6개월이 지났고 올해부턴 전면시행하다고 발표했음에도 많은 이용자가 불편함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명주소 체계에 불편을 겪는 의견은 관련 '안내시스템'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홈페이지의 질문게시판(Q&A)에는 '자신의 집주소를 찾을 수 없다'는 의견부터 '도로명주소에 오타가 있다'는 민원까지 1만여건의 글이 올라와 있다. 상당수 민원내용이 자신의 주소를 파악하기 어렵거나 등록되지 않아 혼란스럽다는 내용이다.

'도로명주소 안내시스템'의 사회·경제적 기대효과. / 자료제공=안전행정부
'도로명주소 안내시스템'의 사회·경제적 기대효과. / 자료제공=안전행정부

 정부는 이번 도로명주소의 시행으로 연간 △길찾기 비용 3조1000억원 △물류비 1598억원 △기타 1534억원 등 3조4000여억원의 사회·경제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길 찾는데 시간이 절약돼 유류비를 절감하고 대리운전·택배·구급구조 차량 등 시간이 단축된다는 논리다.

 하지만 현실은 딴판이다. 택배 배송직원들은 아직까지 '동'(洞)별로 구역을 나누기 때문에 동 이름이 없는 도로명주소만 적힌 물량은 지번으로 바꿔 다시 분류하는 작업이 추가된다. 택배기사들 대부분 예전 지번 주소를 알려줘야 한다.

 대리운전 기사도 마찬가지다. 새 도로명주소를 불러주면 어디가 어딘지 모른다. 한참을 설명해 주다 포기하고 동 이름을 말해줘야 대충 감을 잡는다. 오히려 물류비가 늘어나는 상황이다.

 공공기관도 옛 지번주소를 사용하지 않고 새 도로명주소만 쓰겠다고 발표했지만 막상 현실은 그렇지 않다. 경매법정에 가면 모든 건물과 주택에 지번주소를 쓰고 있다. 올해부터 새로 나오는 물건에는 도로명주소를 쓰겠다는 입장이지만 오히려 국민 불편만 가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영진 고든리얼티파트너스 대표는 "지금까지는 도로명주소와 지번주소를 병기해 표기하다보니 큰 불편함이 없다"며 "만일 도로명주소로만 표기된다면 어느 동에 위치한 물건인지 혼란이 가중돼 큰 재산상의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글은 안되고 영어는 되는 '도로명주소 안내'

 정부가 관리하는 도로표지판도 동 이름이 그대로다. 아직까지 국민들이 새 도로명주소에 익숙하지 않아 혼란을 야기시킬 수 있어 교체하지 않았다는 게 관련 부처의 입장이지만 궁색한 변명이다.

 조명래 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교수는 "도로표지판 교체에도 막대한 예산이 들기 때문에 지자체가 꺼려하는 것"이라며 "이번 사업은 기본적으로 중앙정부 주도의 사업으로 중앙정부가 예산을 세워서 지방정부를 보조하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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