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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도로명주소 전환시스템' 먹통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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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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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2.0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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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한 도로명주소]도로명주소 잦은 변경으로 미스매칭 수만건‥"개인정보유출 우려"

그래픽=강기영
그래픽=강기영
 금융회사들이 올해 도로명주소 전면 시행에 앞서 고객 지번주소를 도로명주소로 자동 전환하는 시스템을 개발해놓고도 이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도로명주소의 잦은 변경으로 인해 지번주소와 미스매칭(불일치)이 발생하는 등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다. 정부가 도로명주소를 법정주소로 고시한 지 2년5개월이 지났음에도 아직까지 제대로 정착되지 못해 혼선을 빚는 것으로, 전형적인 졸속행정이란 비난이 나온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한화생명, 현대해상,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현대카드 등 대다수 금융회사는 거래정보나 잔액증명서 등의 우편물 배송에 기존 지번주소를 활용하거나 일부 도로명주소를 혼용해 쓴다.

 이들 금융회사는 정부가 도로명주소를 법정주소로 고시한 2011년부터 5000만~1억원 가량의 예산을 들여 전산 개발에 착수, 이미 도로명주소 전환시스템을 갖췄다. 금융권 전체적으로 시스템 개발에 사용된 비용만 100억원을 넘는 것으로 업계는 추산했다.

 도로명주소 전환은 고객이 직접 바꾸는 게 원칙이지만 전환율이 저조한 데다 고객관리 등을 위해 금융회사마다 자체 시스템 개발에 나선 것이다.

 A보험사 IT(정보기술)담당 한 임원은 "법적으로 금융회사가 도로명주소로 전환해야 할 의무는 없다"며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고객이 전환하도록 유도하지만 실제 전환율은 50~60%에 불과,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금융회사들이 개발한 도로명주소 전환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시스템은 안전행정부가 고시하는 도로명주소 매칭데이터를 토대로 작동하는데 데이터가 빈번히 바뀌는 탓에 '먹통'이 됐다.

 실제 안행부의 도로명주소 안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1일부터 24일까지 도로명주소 매칭데이터가 변경된 건수만 신규, 변동, 폐지 등 총 2만2362건(대표지번 기준)에 달했다.

 영업일 기준으로 하루평균 1315건의 도로명주소가 새롭게 올라오거나 바뀐 셈이다. 올해 들어서도 변경된 도로명주소 매칭데이터는 거의 매일 적게는 수건에서 많게는 수십건씩 올라온다.

 B증권 전산개발담당자는 "도로명주소의 원본 데이터가 자꾸 바뀌다보니 미스매칭이 끊임없이 발생한다"며 "미스매칭이 너무 많아 도로명주소 배송을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안정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스템을 적용하면 고객의 금융정보가 다른 고객에게 발송되는 등 또다른 개인정보 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확한 지번주소가 아니면 도로명주소를 찾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실례로 도로명주소안내시스템에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5단지 ○○○동 501호'로 검색하면 '충청북도 영동군 황간면 석천길 70'이란 잘못된 도로명주소가 뜬다.

 이 경우 '목동 912'나 '목동신시가지5단지'로 검색해야만 '목동동로 350'이란 도로명주소 검색이 가능하다. 하지만 주소에 지번까지 기입하는 고객이 많지 않아 도로명주소로 전환이 힘들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도로명주소 전환시스템 개발업체의 한 담당자는 "통상 아파트나 빌라의 경우 지번을 빼고 주소만 적는다"며 "기존 주소체계에선 지번이 없어도 동과 호수로 찾는데 문제가 없지만 도로명주소는 지번을 중심으로 매칭하도록 돼 있어 100% 자동 전환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정작 안전행정부는 도로명주소의 잦은 변경에 대해 문제가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안행부 관계자는 "주소 변경은 기존 지번주소 때도 발생한 사안인데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며 "변경사항은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금융권 한 관계자는 "도로명주소를 법정주소로 고시한 지 2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시스템이 안정화되지 않은 것"이라며 "같은 개념의 지번주소와 달리 도로명주소는 도로명이 달라지면 쉽게 바뀌는 구조여서 변동이 더 잦을 수밖에 없고 안정화되는데도 오래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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