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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탈 털린 기업들 "1년 차와는 정반대였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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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영권,김훈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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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2.21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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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1년] 세무조사에 잇단 수사·재판 "정상적인 기업경영 힘든 한해"

"박근혜 대통령 집권 2년차는 기업 환경이 1년차와 정반대가 됐으면 좋겠네요."

오는 25일은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 지 1년 되는 날이다. 기업들에게 지난 1년은 어땠을까. 국내 10대그룹 고위 관계자는 "정상적인 기업 경영이 힘든 해였다"고 잘라 말했다.

박 대통령이 취임사에서부터 '경제민주화'를 강조한 때문인지 기업들에게는 '고난의 행군' 기간이나 다름없었다. 대기업 총수들이 줄줄이 재판을 받았고, 국세청 세무조사와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검찰 수사가 이어졌다. 약속했던 규제개혁은 차일피일 미뤄졌다.

집권 2년차에 가까워지자 정부의 태도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박 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규제완화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법부도 기업인에 대해 유화적인 판결을 내놓는 등 기업에 대한 사회 분위기도 바뀌는 모양새다. 하지만 국회가 여전히 중복규제를 양산하고 있고, 통상임금 문제 등 복병이 숨어 있어 2년차 역시 기업 환경은 그리 녹록지 않아 보인다.

◇ 탈탈 털린 대기업들 = 최근 발표된 정유업계의 실적은 '어닝쇼크' 그 자체였다. 지난해 4분기 정유 업체들은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하거나 흑자 규모가 80% 이상 축소됐다. 경기 불황으로 원유 정제마진이 줄어든 게 가장 큰 이유지만, 중요한 다른 이유도 있다. 바로 관세청이 정유사들에게 부과한 수천억원대 추징금이다.

관세청은 정유사들이 원재료를 수입·가공해 수출할 때 관세 환급을 더 받을 수 있는 물품으로 신고하거나, 관세가 부과되는 수입가격을 고의로 낮춰 관세를 탈루했다며 추징금을 부과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조세정의'를 실현하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더 들어가 보면 개운치 않은 게 있다. 관세청은 지난해 7월부터 정유사들의 관세 환급 범위를 축소하면서, 기존에 정유사들이 받아 온 환급액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여 추징금을 부과했다. 하지만 종전까지 정유사들이 해 오던 관세 환급 방식은 정부가 정유업체들의 수출을 장려하기 위해 수십년간 용인해온 것이었다. 그런데 세수를 확보할 필요가 생기자 이를 문제삼기 시작한 것이다.

정부는 복지정책에 사용할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지하경제 양성화'를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가장 중점을 둔 것은 기업에서 세금을 더 받아내는 일이었다. 이에 따라 기업 세무조사가 잇따랐다. 국세청은 5년마다 진행하는 정기 세무조사 대상 기업을 680곳에서 1110여곳으로 확대했다. 마구잡이식 세무조사를 벌인 결과 과세에 불복해 조세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한 기업이 지난해 1376곳으로, 전년에 비해 31% 증가했다.

때는 경기 불황으로 STX와 동양 등 대기업들이 쓰러져 나가는 와중이었다. SK와 한화, CJ, 효성, LIG 등은 총수가 검찰 수사나 재판까지 받아야 해 부담이 컸다.

이런 상황에서 계획한 투자가 제대로 이뤄질리 없다. 30대그룹은 지난해 148조8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지만 대부분 계획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삼성전자조차도 지난해 설비 투자로 총 23조8000억원을 썼는데, 당초 계획인 24조원에 미치지 못했다.

◇'강력한 규제완화' 발언에 기대 = 박 대통령은 집권 2년째에 가까워지면서 '경제민주화' 대신 '경제활성화'를 자주 언급하고 있다. 특히 규제완화에 방점을 둔 모습이다. 지난달 다보스포럼에서 "기업투자와 관련된 규제를 백지상태에서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하고, 지난 19일 정부 업무보고에서 "아무리 ‘일자리창출’을 외쳐 봐도 규제혁신이 없이는 아무 소용이 없다"고 말하는 등 연일 재계에 온건한 제스처를 취했다.

국세청은 세무조사 건수를 줄이고 기간도 대폭 단축하겠다고 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구자원 LIG 그룹 회장이 실형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되는 등 사법부의 시선도 부드러워졌다. 여기에 지난해 말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안이 극적으로 처리되는 등 기업 투자를 위한 제도적인 환경도 개선됐다.

기업들은 실제 기업 경영에 와 닿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는 반응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연두 기자회견에서 직접 규제개혁을 챙기겠다고 했지만, 아직 계열사, 관계사에서 숨통이 트인다는 말을 들어보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재계 인사는 "박 대통령은 규제완화를 천명했지만, 국회에서는 통상임금과 화학물질 문제 등에 대해 경쟁적으로 입법이 이뤄지고 있어 오히려 겹규제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1년차와 다를 거라는 희망의 싹이 튼 것은 분명하다. 다른 대기업 관계자는 "1년간 박근혜 정부가 경기회복을 주춧돌을 세우는데 주력했다면 2년차부터는 그 결과가 투자, 내수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강력하게 규제개혁을 추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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