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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선 건물' 세워진 동대문, 과거 명성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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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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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2.22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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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후']'동대문디자인플라자' 내달 개관


▶애환의 장소 '동대문운동장'
- 1926년 일제때 처음 지어져 고교·프로야구 황금기 일궈

▶의류 도매상가 호황기
- 두산타워·밀리오레 등 밀집 국내 패션1번지로 위상높여

▶2005년 이후 내리막길
- 풍물시장 해체로 상권흩어져, 온라인쇼핑 등장 수요급감

▶동대문의 미래 'DDP'
- 외국인관광객 한류상품 개발, 문화·휴식공간으로 진화기대


서울 중구 을지로 281 일대에 들어선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파크) 전경. 뒤편으로 동대문 패션상가들이 보인다. /사진제공=서울시
서울 중구 을지로 281 일대에 들어선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파크) 전경. 뒤편으로 동대문 패션상가들이 보인다. /사진제공=서울시
 동대문에서 남쪽으로 300여m 떨어진 서울 중구 을지로 281 일대. 옛 동대문운동장이 있던 자리에 우주비행선 형태의 대형 건축물이 우뚝 섰다.

 세계 최대 규모의 3차원 비정형 건축물로 알려진 동대문디자인플라자&파크(DDP)는 6만2692㎡의 대지에 지하 3층~지상 4층(높이 29m) 규모로 5개 공간, 15개 시설을 갖춘 건축물이다. 총사업비 4840억원이 투입된 DDP는 지난해 11월30일 건설공사를 마치고 3월21일 개관을 앞뒀다.

 ◇청계천 상인들의 임시거처

 옛 동대문운동장 부지인 이곳은 역사와 애환이 깃든 장소다. 조선시대 지금의 수도방위사령부 역할을 한 하도감(下都監)이 있던 자리다. 왕궁 호위임무를 맡은 정예부대가 이곳에 거처했다. 신식군대인 별기군이 훈련하던 훈련원도 이곳에 있었다. 1882년 임오군란 발생지다.

 일제강점기에 들어서면서 우리 군이 진을 치던 이 곳에 일제의 식민지배 정당성 논리의 상징물이 들어섰다. 1926년 일제는 히로히토 왕세자(현 히로히토 일왕)의 결혼을 기념해 이곳에 가옥과 시설물을 밀어내고 근대 체육시설인 경성운동장을 지었다. 건립 당시 아시아에서 일본 고시엔경기장 다음으로 큰 건축물이었다.

 DDP백서에 따르면 경성운동장은 광복 후 서울운동장으로 개명한 뒤 1960년대에 증축이 이뤄지면서 현대식 건축물인 동대문운동장으로 탈바꿈했다. 특히 1959년에 지은 야구장은 고교야구의 황금기였던 1970년대엔 숱한 명승부가 연출됐고 1982년엔 삼성과 MBC의 프로야구 개막전이 열리기도 했다.

2008년 5월14일 서울 동대문운동장의 전광판 시계를 분리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시작으로 서울시는 동대문운동장 철거작업을 본격화 했다./사진=머니투데이DB
2008년 5월14일 서울 동대문운동장의 전광판 시계를 분리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시작으로 서울시는 동대문운동장 철거작업을 본격화 했다./사진=머니투데이DB
 2004년엔 서울시가 청계천 복원사업을 시작하면서 터전을 잃은 청계천과 황학동 일대 상인들이 축구장에 짐을 풀었다. 허허벌판인 운동장에 모인 900여개 점포의 상인들은 십시일반으로 지붕을 만들고 전기를 끌어들여 풍물시장의 외형을 갖추기 시작했다.

 4년 뒤 DDP공사가 시작되면서 이들은 신설동 풍물시장과 가든파이브 등지로 흩어졌다. 특히 떠밀리다시피 가든파이브로 이주한 상인들은 최근까지도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임대료를 내지 못해 거리로 내몰릴 정도다.

 SH공사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가든파이브에서 임대료 체납으로 명도소송이 제기된 사건은 109명(공동소유자는 1명으로 계산)이다. 이미 79명이 쫓겨났고 11명은 소송을 진행 중이다.

 나머진 뒤늦게 납부해 소송을 피한 경우다. 가든파이브는 이날 기준 8360호 가운데 6784호(공급률 81%)의 공급이 이뤄진 상태다. 이중 청계천 상인이 3290호를 계약했다. 입주상인의 절반은 청계천에서 온 사람들이다.

2009년4월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파크) 공사현장 모습.
2009년4월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파크) 공사현장 모습.

 ◇전성기와 암흑기를 겪은 동대문 의류상가

 1990년 아트프라자가 들어선 후 동대문지역은 의류도매상가 호황기를 누렸다. 두산타워(33층) 밀리오레(20층) 등 초대형 패션쇼핑몰이 잇따라 성공을 거두면서 동대문운동장 주변은 현대식 의류도매상가 밀집지역으로 위상을 높였다.

 2000년대 초반까지 국내 패션상권의 중심이던 이곳은 2005년 이후 인기가 꺾이기 시작했다. 굿모닝시티, 패션TV(현 롯데피트인), 라모도, 디오트, 나인플러스 등이 연이어 들어서면서 공급과잉이 문제로 지적됐다.

 수요층의 소비패턴 변화도 동대문 일대 상권에 영향을 줬다. 인터넷의 발달로 주요 고객 대상인 10~20대가 온라인쇼핑몰을 통해 제품을 구입하다보니 발길이 끊긴 오프라인매장은 찬밥 신세다.

 흥행 실패는 처절한 법정공방으로 이어졌다. 임차인을 구하지 못한 상가 구분소유자들은 분양업체를 상대로 '허위분양'이라며 책임을 물었고 최근까지도 소송이 이어진다.

 장사가 되지 않는 상가들은 속속 경매로 내몰렸다.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상가공급이 집중된 2005년 이후 동대문상권의 상가경매 진행건수는 급격히 늘었다.

 2005년 481건이던 상가경매물은 이듬해 1049건을 기록했다. 2007년에는 2440건을 기록, 지역 내 최다 경매물량이 쏟아져 나왔다. 2011년까지 1000건 넘던 동대문 일대 상가경매물은 지난해 들어 271건으로 줄어들었다.

 낙찰률은 여전히 10%대를 맴돌지만 낙찰가율은 오름세다. 2011년 46.1%에 그친 낙찰가율은 2012년 57.4%, 지난해 68.8%까지 올라섰다. 하유정 지지옥션 연구원은 "DDP 개발과 롯데피트인의 입점이 진행되면서 상권이 조금씩 살아나는 경향을 보인다"며 "개별 낙찰사례를 들여다보면 잘되는 상가 하나가 전체 평균을 끌어올린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강기영
그래픽=강기영

 ◇상인들, DDP 기대감? "글쎄"

 인근 상인들은 DDP의 개관에 무덤덤한 반응을 보인다. 그동안 상가시장이 오랜 침체를 겪었고 DDP와 상가이용자의 고객층도 차이가 있어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중구 장충단로13길 W공인 관계자는 "DDP 개관에 따른 가격 움직임은 아직까지 없다"며 "잘 되지 않는 상가 주인들이나 조금 관심 있지 상인들은 대부분 별다른 기대가 없다"고 말했다.

 그나마 동대문 패션상권이 기대하는 것은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한류관련 상품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동대문 일대 상권 방문객은 연간 250만명으로 이중 절반이 외국인이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장은 "시장의 수요패턴이 바뀌면서 동대문 패션상가는 구식으로 치부되는 게 현실"이라며 "DDP와 주변 상권이 엮인 관광상품이 개발되고 문화·휴식공간이 좋은 평가를 받는다면 상권이 회복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예상했다.

 현재 동대문 일대는 37개 대규모 패션상가와 3만5000개 점포, 10만여명의 상인과 디자인관련 종사자가 모여있다. 하루 평균 매출은 400억원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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