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분위기 떴다던데 "집 사야하나?"

　"집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실수요자나 투자자나 모두 깊은 고민에 빠졌다. 실수요자들은 멈추지 않는 전셋값 상승부담에 내집마련을 저울질하고 있고 투자자들은 집값 부양에 나선 정부의 각종 규제완화가 효과가 있을지 계산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과연 올 주택시장은 어떻게 될까. 집값이 오를지. 그렇다면 집을 사야 하는지. 매입한다면 어디를 눈여겨봐야 할지.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 권일 닥터아파트 팀장 등 부동산시장 전문가 3인을 통해 전망해 봤다.

　◇올 주택시장은…"기대와 우려"

　전문가들은 올 주택시장을 한마디로 '기대와 우려'의 사이로 요약했다. 전셋값 폭등에 따른 전세수요의 매매전환과 정부의 각종 부동산대책으로 주택 거래량이 급매물 위주로 조금씩 늘어나고 시세도 꿈틀거리고 있지만 가계부채와 미국 테이퍼링 등 불확실한 대내외 변수가 많아 아직 방향을 예단하기 힘든 국면이란 설명이다.


　박원갑 전문위원은 "깡통전세 우려와 정책 기대감에 거래량이 조금씩 늘고 있지만 시장여건이 개선되는 정도지 본격적인 가격 회복세를 판단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권일 팀장도 "정책 기대감에 얼어붙은 매수심리가 조금씩 풀리면서 급매물들이 소화되고 호가도 움직이고 있다"며 "분위기를 이어가는 게 중요하지만 불확실한 대내외 변수가 많아 낙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밝혔다.

　올해 집값 향방을 결정짓는 주요 국내 변수로는 정부 정책의 입법 리스크를 꼽았다. 분양가 상한제 신축운영,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폐지 등 정부가 예고한 각종 대책이 입법과정에서 또다시 지연되거나 틀어질 경우 정부가 통계로 붙인 불씨마저도 꺼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함영진 센터장은 "최근 주택 거래량 등 시장 지표가 호전된 것은 전셋값 급등과 정책 기대감이 강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라며 "나올만한 대책은 거의 모두 나온 상황으로 제때 시행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내집마련 키워드 '역세권·경매·보금자리'…"투자는 글쎄요"

　전문가들은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지만 추가하락 가능성은 적은 만큼 실수요자라면 올해 주택 구입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밝혔다. 매입 대상으론 수도권 보금자리아파트나 분양가 상한제 적용아파트, 신 역세권 주변아파트 등 시세보다 싸거나 입지가 좋고 개발호재를 가진 주택들을 추천했다.

　박 전문위원은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선 보금자리처럼 주변 시세보다 저렴해 비용을 절약하면서 가격 하락 리스크까지 덜 수 있는 물건이 좋다"고 말했다. 함 센터장은 "급매나 경매를 활용해 서울 마포 등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의 중소형아파트를 노리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다만 최근 정책 기대감에 호가가 뜀박질한 경우 추격 매수를 자제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거품일 가능성이 높아서다. 권 팀장은 "최근 시세가 껑충 뛴 아파트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호가가 많이 반영된 것"며 "이같은 매물을 공격적으로 매수할 경우 비용부담이 커져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단순 투자의 경우 규제완화로 관심이 높은 서울 강남 재건축을 추천했다. 하지만 과거처럼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고 빚을 내 투자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함 센터장은 "강남 재건축은 고액 수요자들이 많아 규제완화와 사업추진이 제대로 이뤄지면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지만 시장 여건상 과거와 같은 상승폭은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