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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모르는 정부…답답한 전·월세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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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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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3.06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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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사업자 등록 의무화돼 있다"는 정부…관련 법률도 '오락가락'

'현실' 모르는 정부…답답한 전·월세대책
 "현행 소득세법상 임대소득을 얻는 모든 집주인들은 신고를 하도록 돼 있습니다. 하지만 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처벌할 규정도 없어요. 따라서 신고하지 않는 것일 뿐, 의무화는 맞습니다."(기획재정부 관계자)

 "소득이 있다면 당연히 세금을 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월세를 받고 있는 집주인들도 소득이 있으니 임대사업자로 등록해 당연히 세금을 내고 있지 않나요?" (국세청 관계자)


 정부가 '2·26 전·월세대책(세입자대책)'을 내놓은 지 일주일만에 땜질식 보완조치를 내놓자 시장에선 연일 뜨거운 논쟁이 일고 있다. 세제 변화가 미칠 파장을 제대로 살피지 않고 급하게 해결방안을 모색한 '탁상행정'이 빚은 당연한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정부가 주택임대시장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벌어진 일로 규정하고 있다. 임대소득을 얻고 있는 모든 집주인들이 세금을 내고 있다는 가정하에 혜택을 마련하다보니 엉뚱한 대책이 나왔다고 이들은 꼬집었다.

 ◇'사업자 등록 의무' 관련 법률도 '오락가락'…현실은 임대사업자 '0.74%'

 정부는 '3·5 보완조치(집주인대책)'을 통해 2주택자의 연간 임대소득이 2000만원 이하면 2년간 과세를 유예해 주고 2016년부터 분리과세해 단일세율(14%)을 적용하되, 필요경비를 45%에서 60%로 늘려 세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임대소득 외 다른 수익이 없는 영세 임대소득자에 대한 400만원 기본공제 조항도 만들었다. 전세 임대소득자도 집이 두 채라면 간주임대료를 근거로 월세와 마찬가지로 세금을 내야 하지만 고액전세를 제외하곤 거의 내지 않는다.

 세법상 '사업자 등록 의무' 조항도 제외시켜줬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는 소득세법 168조 1항에 "새로이 사업을 개시하는 사업자는 사업장소재지 관할세무서장에게 등록하여야 한다"는 규정이 있어 모든 집주인들이 임대사업 등록을 해야 한다는 게 기획재정부의 논리다.

 하지만 임대주택법 6조 1항에선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호수 이상의 주택을 임대하려는 자는 특별자치도지사·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에게 등록을 신청할 수 있다"며 임의규정으로 돼 있어 소득세법과 충돌한다. 물론 두 법 모두 지키지 않을 경우 과태료 등 처벌기준이 없다.

그래픽=강기영
그래픽=강기영

 결국 지키지 않아도 되는 만큼 '주택임대사업자'로 전국 시·군·구에 등록된 임대사업자는 5만4137명(2012년 국토교통부). 1994년 도입해 20년째 운영하고 있지만 전국 임대가구 727만6000가구(2010년 통계청)의 0.74%에 불과하다.

 한 세무 전문가는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데 어느 집주인이 자진해서 사업자로 등록하고 세금을 성실히 신고하겠냐"며 "일부 임대사업자로 등록한 사람들도 등록하면 각종 세제혜택이 주어지니 한 경우로, 등록하고도 월세를 전세로 신고하는 등 실제 내는 세금이 거의 없다"고 꼬집었다.

 ◇"세금 안내는데 세부담 줄여준다?"…현실 모르는 '정부'

 '2·26대책' 핵심은 세입자들의 월세 소득공제를 확대해 전세 수요를 월세 수요로 바꾸겠다는 것이었다. 이에 세원 노출을 우려하는 집주인들의 반발이 커지자 급히 이들의 세부담을 줄여주겠다고 보완조치를 발표했지만 실효성이 없는 이유다. 집주인 입장에선 지금처럼 세금을 내지 않는 게 최선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오히려 정부 정책이 시장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지적이다. 서울 성동구의 K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세금을 안내던 집주인들에게 세금을 줄여준다고 해봤자 봐야 무슨 소용이 있냐"며 "시장의 현실을 모르는 탁상행정"이라고 비난했다.

 결국 임대차시장이 투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히 월세시장을 안정화시키려고 한데서 오는 부작용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지금은 전·월세시장 관련 통계를 마련하고 임대차등록제를 도입하는 등 과세 인프라를 정비하는데 중점을 둬야 한다는 것이다.

 변창흠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는 "임대등록제가 도입돼야 월세 소득공제 등 세입자 주거안정 정책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후에 은퇴 후 임대소득으로 살아가는 고령 임대인이나 일정 수준 이하 임대소득에 대해 과감히 비과세해야 반발이 적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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