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VIP
통합검색

'건물주 횡포 막아라' 정부, 권리금 보호 대책 마련

  • 뉴스1 제공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2014.09.24 10:05
  • 글자크기조절
  • 의견 남기기

정부,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안 입법 추진

(서울=뉴스1) 진동영 기자 =
맘편히 장사하고픈 상인모임 등 상가임차인협회 회원들이 지난 1월6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서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News1
맘편히 장사하고픈 상인모임 등 상가임차인협회 회원들이 지난 1월6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서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News1
#1. 퇴직 후 부인과 함께 동네에서 국밥집을 차린 A(55)씨. 평소 요리솜씨 좋기로 유명한 부인 덕에 장사 초기 고생을 이겨내고 가게를 정상궤도에 올리는데 성공했다. 인터넷 맛집으로 소개되면서 손님도 많이 늘었다. 힘들지만 기분좋게 가게를 꾸려나가고 있던 A씨 부부, 어느날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접했다. A씨 가게가 성황을 이루는 것을 본 건물주 B씨는 갑자기 A씨에게 "가게를 빼고 나가라"며 일방적으로 임대차 계약 갱신을 거부한 뒤 그 자리에서 자신이 국밥집을 차려 장사를 시작했다.

#2. 또 다른 건물주인 C씨는 자신의 건물에서 중국집을 운영하는 D씨에게 월 300만원이던 임대료를 다음 달부터 800만원씩 내라고 요구했다. D씨가 항의했지만 C씨는 "못내겠다면 나가라"고 베짱을 부렸다. D씨는 권리금이라도 찾기 위해 자신의 가게를 임대할 다른 임차인을 찾아봤지만 동네의 임대료 수준을 한참 웃도는 월 800만원을 내며 들어오겠다는 사람은 없었다. D씨는 쓸쓸히 가게를 비웠고 C씨는 새로운 임차인에게 D씨에게 받았던 것과 비슷한 수준의 임대료만 받고 가게를 빌려준 뒤 권리금 2억원을 자신이 챙겼다.

건물주라는 지위를 내세워 소상인들의 가게 운영을 방해하거나 권리금을 사실상 강탈하는 일이 사회적 문제로까지 확산된 가운데 정부가 임차인들의 권리를 보장하고 임대·임차인의 상생(相生)을 이끌기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

정부는 임차인의 권리금을 법적으로 인정하는 내용 등이 포함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입법과정을 추진한다고 24일 밝혔다.

법무부와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 정부 관련부처와 교수·전문가로 구성된 민·관합동 태스크포스(TF)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일환으로 진행한 연구용역 결과다.

이번 개정안 추진으로 그동안 공공연히 인정되고 있었지만 법제화가 돼있지 않아 법적 보호를 받지 못했던 권리금이 인정되고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기회를 보호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권리금은 건물의 시설·입지·고객 등 유무형의 이익과 관련해 주고받는 금전적 대가로 건물주가 아닌 실제 가게를 운영한 임차인이 다음 임차인으로부터 받는 돈이다. 하지만 법적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탓에 '권리금 폭탄 돌리기'라는 말까지 나왔다.

정부는 "임대차계약 종료로 임대인과 임차인의 이익이 극단적으로 달라지는데도 지금까지는 권리금을 법의 사각지대에 두어 사회적 갈등과 분쟁이 더욱 심화된 측면이 있다"며 "당사자간 공평한 이익 분배가 가능하도록 개선방안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대인 횡포 막고 권리금 보호…내용은

개정안은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 강화 ▲임대인에 대한 권리금 피해구제방안 마련 ▲지속가능한 권리금 보호를 위한 인프라 구축 등 크게 3가지 방향으로 구성됐다.

우선 권리금의 회수기회 보호 강화와 관련해 모든 상가건물 임대차에 건물주가 바뀌더라도 기존 임대차계약 내용을 주장할 수 있도록 하는 '대항력'을 인정토록 했다.

지금까지는 환산보증금 4억원(서울 기준)을 넘는 상가임대차의 경우 대항력이 인정되지 않았다. 건물주가 갑자기 바뀔 경우 새 건물주가 퇴거를 요구하면 임차인은 어쩔 수 없이 가게를 비워줘야 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을 통해 환산보증금 제한을 없애 건물주가 바뀌더라도 최소 5년은 안정적으로 영업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건물주(임대인)는 임차인이 신규 임차인을 구해 권리금을 받을 수 있도록 협력할 의무를 안게 됐다. 임대인이 임차인과 신규임차인 사이의 관계를 임의로 단절시키는 일을 막기 위한 것이다.

임대인은 최대 임대차 종료 후 2개월 간 임차인의 권리금 지급을 위해 협력해야 하게 됐다.

다만 임차인이 임대료(차임액)을 3기 이상 연체하는 등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10조1항에 따른 갱신 거절 사유에 해당할 때는 임대인의 협력의무가 면제된다.

또 임대인이 해당 점포를 영업장이 아닌 주거용으로 사용하거나 재건축 등을 이유로 아예 비워두는 경우에도 임차인이 권리금을 받지 못하게 될 수 있다.

정당한 사유 없이 권리금을 받지 못하게 된 경우 피해를 구제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됐다.

개정안은 임대인이 권리금 회수를 위한 협력의무에 위반해 방해행위를 하면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도록 했다.

개정안 10조4 제2항에 따르면 임대인이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요구하거나 권리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한 때, 지나치게 고액의 차임과 보증금을 요구한 때, 또는 정당한 사유 없이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과 계약체결을 거부했을 때 등에는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된다.

예를 들어 임차인에게 "재건축을 해야 하니 권리금 없이 가게를 비워달라"고 한 임대인의 경우 이후 실제로 재건축을 진행하지 않고 자신이 직접 임차인을 골라 임대를 주는 등 기만행위로 인정되면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

배상액은 임대차 계약 종료 당시의 권리금을 넘지 않도록 하되 분쟁시 국토부 고시에 따라 산정된다. 공시지가처럼 사전에 개별점포의 권리금을 고시하는 형태가 아니라 분쟁이 발생할 경우 감정평가사나 전문기관이 권리금을 감정하는 방식이다.

임차인의 경우 새롭게 도입되는 '권리금 신용보험'에 가입해 보험을 통한 권리금 보호를 받을 수도 있다. 강제사안이 아닌 권고사안이지만 정부는 "최후의 수단인 보험을 통해 보호받을 수 있는 만큼 보편화되면 임차인에게 메리트 있는 제도가 될 것"이라고 이점을 강조했다.

권리금의 정의를 법률로 규정하는 등 권리금 보호를 위한 인프라 구축 방안도 포함됐다.

개정안은 대법원 판례에 따라 권리금의 정의를 '영업시설·비품, 거래처, 신용, 영업상의 노하우, 상가건물의 위치에 따른 영업상 이점 등 유형·무형의 재산적 가치의 양도 또는 이용대가로서 임대인, 임차인에게 보증금과 차임 이외에 지급하는 금전 등의 대가'로 규정해 권리금의 법적 개념을 명확히 하고 권리금 보호를 위한 제도의 전제를 마련토록 했다.

또 권리금 관련 분쟁시 소송으로 진행할 경우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해 전국 17개 시·도에 상가건물임대차 분쟁조정위원회를 설치하고 차임·권리금 등 상가임대차 관련 분쟁을 저비용으로 조정·합의할 수 있도록 했다.

권리금 산정근거와 관련해 권리·의무관계를 명확하게 정한 표준계약서도 도입토록 했다. 상가임대차 표준계약서는 법무부, 권리금 거래 표준계약서는 국토부 등 관할이다.

◇정부 "120만명 임차인 혜택…상생 가능"

정부는 이번 개정안 시행을 통해 전국 292만명의 소상공인 중 약 120만명의 임차인이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를 받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건물주가 바뀌어도 계약이 유지되는 '대항력 확대'를 통해서는 약 218만명이 안정적인 영업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

법무부는 "임대인과 임차인간 정당한 이해관계 조정을 통해 임차인이 길게 보고 영업함으로써 노하우와 경쟁력을 높여 사회발전에 기여하고 선진국처럼 백년전통의 가게가 나와 하나의 문화로 승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영국, 프랑스 등 유럽 선진국에서도 임대차계약 종료시 임차인이 이룩한 영업가치 등에 대해 보상을 의무화하도록 하고 있는 등 해외에서도 비슷한 입법이 이미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법무부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소관부처로 향후 권리금 보호방안에 대한 공청회를 열고 의견을 수렴하는 한편 연내 법 개정이 완료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또 정부입법의 경우 절차가 복잡해 시일이 다소 오래 걸리는 점을 감안해 국회의원 입법을 통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입법절차를 마치겠다는 복안이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머니투데이 주요뉴스

단독 당국보다 '머니무브' 더 무섭다…퇴직연금 8% 금리 등장

네이버 메인에서 머니투데이 구독 카카오톡에서 머니투데이 채널 추가

베스트클릭

오늘의 꿀팁

  • 날씨
  • 건강쏙쏙

많이 본 뉴스

부동산 유튜브 정보채널 부릿지
부꾸미
사회안전지수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