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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선방', 공산품 양보…형식·내용 미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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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우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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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1.10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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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FTA '실질적 타결', 농산물 시장개방 최소화에 공산품 시장공략은 미진

 박근혜 대통령이 제22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으로 출국하기 앞서 9일 서울공항에서 전용기에 올라 환송객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박 대통령은 오는 17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순방기간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와 미얀마 네피도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3 정상회의 및 동아시아정상회의(EAS), 그리고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잇달아 참석한다. 2014.11.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근혜 대통령이 제22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으로 출국하기 앞서 9일 서울공항에서 전용기에 올라 환송객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박 대통령은 오는 17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순방기간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와 미얀마 네피도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3 정상회의 및 동아시아정상회의(EAS), 그리고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잇달아 참석한다. 2014.11.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FTA(자유무역협정)에 일방은 없다. 상대국 시장을 여는 만큼 자국 시장도 개방해야 한다. 또 국제협정에 완벽한 균형은 없다. 아무리 완벽을 기해도 저울의 눈금은 한 쪽으로 쏠린다. 만약 이 불균형이 커질 경우 FTA는 한 나라에 큰 악재가 된다. 미국과 더불어 세계 최대 무역국을 다투는 중국과의 이번 FTA 체결은 그런 면에서 한국 경제에도 모험이었다.

하지만 한국 정부의 방침은 확고했다. 제조업 생산기반에 비해 빈약하기 그지 없는 한국의 내수시장을 감안할 때 결국 '살 길은 무역'이라는 명제에 충실했다. 자유무역의 시장에 뛰어들지 않고는 국가경쟁력의 지속가능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중국 역시 마찬가지다. 일본을 제치고 최대 수입국으로 부상한 한국과의 FTA는 조심스럽지만 만질 수 밖에 없는 양날의 칼이었다.

양국이 정상회담이라는 빅이벤트를 통해 겨우 FTA의 문턱을 넘은 것은 이 때문이다. 결과에서도 조심스러움이 여실히 읽힌다. 정상회담에서는 FTA 최종안이 아닌 합의의사록 서명이 이뤄졌다. 협정문 가서명은 연내처리로 미뤄졌다. 한국 정부는 농산품 시장을 지키는 대신 공산품에서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양보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이는 초기 관세철폐 비율에서 중국이 20%로 한국(50%)에 비해 자물쇠를 덜 푸는 결과로 이어졌다.

◇더 목맸던 중국, 적극적 협상주도 아쉬워=FTA(자유무역협정)는 경제협정이지만 정치를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다. 한·미 FTA 체결 당시 미국이 동북아 패권을 유지하면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왔던 것도 그 때문이다. 이번 중국과의 FTA 역시 이 같은 정치적 배경을 떼 놓고는 설명이 안 된다. 중국은 FTA를 통해 한국과 관계를 개선하고 미국·일본을 견제한다는 복안이었다.

FTA 체결에 대한 욕구가 중국 측에서 더 강했다고 볼 때 협상 결과는 만족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국 정부의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농산물 시장을 지켰다는 것이다. 중국서 수입되는 농수축산물의 60%(수입액 기준)를 관세철폐 대상에서 뺐다. 고추나 마늘 양파 등이 양허 제외됐고 쌀은 아예 FTA 협상 대상에서 뺐다. 우태희 산업부 통상교섭실장은 "우리 주요 농수축산물에 대한 국내적 우려를 최대한 반영했다"고 말했다.

농산물 '선방', 공산품 양보…형식·내용 미완(종합)

하지만 반대급부로 FTA의 최대 과실이어야 할 공산품 분야 성과는 극히 제한됐다. 자동차와 LCD(액정디스플레이) 등 전략품목에 대한 중국시장의 전폭적인 개방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이는 관세 즉시철폐 비율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한국 측이 상품의 50%(구입액 52%)를 즉시 관세 철폐키로 한 반면 중국 측은 20%(구입액 44%)에 그친다. 서비스·금융분야 양허는 연말까지 추가 협상을 진행키로 했다. 지난한 논의가 예상된다.

◇경제적 효과는=이번 FTA협상은 백조들의 한 판 승부였다. 물 위로는 태연자약, 의연한 모습이었지만 물밑에서는 치열한 수싸움과 외교전, 미디어를 통한 대리전이 전개됐다. 우리 정부는 겉으로는 '조기타결을 위한 양보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주요국과의 중요협상까지 미루며 타결에 집중했다. 중국 정부 역시 겉으로는 '안 되도 그만'이라는 '만만디'로 나왔지만 속은 새카맣게 탔다.

협상이 어려웠던 것은 양국의 산업구조 때문이다. 중국은 2003년 홍콩을 시작으로 마카오, 칠레, 파키스탄 등 12개 국가와 FTA를 맺었지만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무역강국과의 FTA는 이번 한국이 처음이다. 특히 한국은 지난해 기준 일본을 제치고 중국의 최대 수입국이 됐다. 이런 나라에 시장을 개방하는 것은 중국으로서도 큰 결심이다.

한국 측은 이번 FTA를 통해 중국이라는 거대시장을 제2의 내수시장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당장 연간 87억달러에 달하는 물품의 관세가 발효 즉시 철폐된다. 나머지도 발효 10년 후 대부분 철폐된다. 대중소 수출기업에 유리한 조건이다. 20년 이후엔 연간 관세절감액이 54억4000만달러(약 6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한·미 FTA(9억3000만달러), 한·EU FTA(13억8000만달러)보다 큰 규모다. 이번 FTA를 통해 한국 정부는 해외 경제영토를 종전 61%에서 73%로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용중(用中)실리 찾아야= 실질적 타결이라는 애매한 표현을 썼지만 국제관례 상 이번 FTA협상 내용이 최종안이 될 공산이 크다. 우 실장은 "이날 합의의사록 서명은 최종적인 양허안이 양국 정상에 의해 확인된 것"이라며 "양허 내용이 연말 가서명까지 수정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이번 FTA로 한국은 경제규모 10위권 국가 중 미국과 EU(유럽연합), 중국과 동시에 FTA를 체결한 유일한 나라가 됐다. 철폐되는 세율에 따른 득실 따지기를 위해 계산기를 두들겨야겠지만 당장 제품을 수출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중국 시장이 손에 잡힐 듯 다가온 셈이 됐다. GDP(국내총생산) 증가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산업 측면에서는 다양한 기대감이 제기되고 있다. 수출시장으로서의 중국 뿐 아니라 중국과의 관세가 철폐되면서 중국 공산품이 한국을 무역허브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다양한 중계무역 시장이 열릴 수 있다는 점이다. 양국의 경제협력 확대는 남북간의 정치적 긴장감 완화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반면 중국과의 관계가 급진전되면서 미국이나 일본 등 전통적 우방들과의 관계서 긴장감이 형성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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