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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거품된 '300조 개발사업'…주민 두손엔 '3000억 빚'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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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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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1.10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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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후']인천 용유무의지구 '에잇시티' 개발사업

/그래픽=김지영
/그래픽=김지영
2007년 7월.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K-캠핀스키 등은 인천 영종지구 '용유무의' 개발사업을 위한 기본협약을 체결했다.

2009년 2월 인천시·인천경제청·K-캠핀스키는 특수목적법인 '용유무의프로젝트매니지먼트'(용유무의PMC㈜)를 설립했다. 2009년 12월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개발계획(1단계 육지부)이 승인됐다.

2010년 5월 인천시가 이 개발계획을 '인천시 도시기본계획'에 반영했으나 부동산경기 침체로 사업이 난항을 겪었다. 2011년 12월 캠핀스키는 대한항공과 대우건설 자본을 끌어와 용유무의PMC를 새로운 특수목적법인 '에잇시티'(8City)로 이름을 바꿨다.

에잇시티에 독일의 캠핀스키호텔그룹이 23억원을 자본금으로 투자했다. 대한항공과 대우건설은 각각 15억원, C&S자산관리는 10억원을 투입했다.

인천시는 2012년 10월 영종지구 용유무의에 마카오의 약 3배인 80㎢ 규모의 '에잇시티' 마스터플랜을 확정·발표했다. 300조원대 문화·관광·레저복합도시 건설을 추진하는 사업으로 단일 프로젝트로는 세계 최대 규모였던 만큼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하지만 경기침체에 따른 자본금 증자와 투자유치에 어려움을 겪다 6년 만인 2013년 8월 에잇시티 개발사업은 삽 한 번 떠보지 못한 채 막을 내렸다. 그동안 재산권 행사를 하지 못하고 보상을 기다린 주민들에겐 빚만 남겼다. 개발 청사진과 자금력 없이 무리하게 사업이 추진된 역풍을 고스란히 주민들이 떠안은 셈이다.

◇총사업비 317조원…마카오 3배·분당 5배 규모로 개발 추진
에잇시티는 용산역세권개발사업(30조원)보다 10배나 큰 개발사업으로 마카오의 3배, 분당의 5배에 해당하는 80㎢의 부지에 총사업비 317조원이 투입될 예정이었다.

에잇시티 개발사업은 11개 선도사업(호텔복합리조트·쇼핑몰·F1자동차경주장 등)을 시작으로 2020년까지 1단계를 완공하고 2단계 도시건설은 2030년까지 진행할 계획이었다.

마스터플랜 발표에 앞서 인천시는 2012년 6월 영국 SDC(Sanbar Development Corporation)그룹과 10억달러(1조988억원)의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이어 10월 인천시는 에잇시티·한국투자증권과 용유무의문화관광레저복합도시 개발을 위한 투자협약을 맺었다.

당시 협약서에는 한국투자증권이 2013년 상반기까지 3조원의 재무적 투자를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인천시가 가진 사업시행 지휘권을 에잇시티로 전환하기 위해 2012년 안에 500억원의 자본금을 납부하고 2013년 3월중 1000억원까지 증자하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

특히 해외투자자로 참여한 레토 위트워 캠핀스키호텔그룹 회장이 직접 나서 "아부다비투자청, 카타르투자청과 함께 약 3조8000억원의 투자유치와 선도사업 중 1차로 호텔복합리조트를 건설할 예정"이라며 "도시내 10개 특급호텔을 추가로 유치해 동시에 착공할 계획"이라고 밝혀 뜨거운 관심이 쏠렸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자금조달 등에 의구심이 있었지만 인천시와 캠핀스키 측이 투자유치에 적극 나선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 개발 가능성에 대한 희망이 있었다.

◇자금조달 난항에 '발목'…기본협약 체결 6년 만에 좌초
당시 에잇시티 개발사업으로 가시화된 자금은 한국투자증권의 투자금 3조원과 SDC와 맺은 투자협약에 따른 10억달러였다. 총사업비 317조원의 1%를 조금 넘는 수준으로 6조8000억원에 달하는 토지보상비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것.

문제는 한국투자증권의 투자금 3조원이 마련되면 토지보상비에 6조8000억원을 우선 투입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한국투자증권의 투자금 3조원에 대한 구체적인 투자구조가 나와 있지 않았다.

일부 개발용지에 들어설 55개 빌딩 등의 건축비를 제외한 토지보상비와 기반시설비용만 1·2단계에 총 33조5000억원이 필요한데 중동과 중국자금 등을 끌어들이겠다고 했지만 확정된 게 없었다.

송영길 당시 인천시장과 레토 위트워 회장이 아부다비·카타르투자청과 3조8000억원의 투자금 유치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지만 자금조달도 난항을 겪었다. 특히 각종 시설물 건축사업에 들어갈 나머지 비용도 200조원에 달하지만 이를 조달하기 위한 국내외 경제상황이 좋지 않았다.

2013년 에잇시티 개발사업의 좌초설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에잇시티가 당초 약속한 투자금을 한 푼도 마련하지 못한데다 2012년말 기준 자본금 67억원이 모두 잠식돼서다.

에잇시티는 자금확보에 실패하면서 증자기한을 2013년 1·5·6·7월말로 4차례나 연기했다. 현금출자에 어려움을 겪던 에잇시티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있는 5000만달러(549억원) 상당의 땅을 출자하겠다고 했지만 인천시는 관련법상 외국 소재 부동산으로는 출자할 수 없다는 일부 전문가의 해석에 따라 이 제안을 수용하지 않았다.

2013년 8월 인천경제청은 에잇시티의 용유무의관광복합단지 개발사업 해지를 공식 발표했다. 기본협약 해지에 따른 종합대책으로 기존 에잇시티의 사업부지 부분개발, 사업추진 주체 다양화 등의 방안을 내놓았다. 주민들을 위한 1500억원 규모의 기반시설 지원도 약속했다.

2014년 8월 산업통상자원부와 인천경제청은 용유무의 전지역 30.21㎢ 중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 3.43㎢를 제외한 지역의 인천경제자유구역(FEZ) 해제를 공식 발표했다. 제외지역은 2년간 실시계획 수립조건으로 경제자유구역 해제가 유예된 것.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에잇시티가 수 차례에 걸쳐 약속한 자본금 증자와 재원조달을 이행하지 못하고 경제자유구역법의 사업시행자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장기간 재산권 행사에 제한을 받아온 많은 주민의 민원이 급증하는 등 시가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 결국 기본협약 해지를 통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빚만 지게 된 주민들 한숨만
인천시와 인천경제청·에잇시티가 6년간 지루하게 끌고온 개발사업 좌초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돌아갔다. 그동안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아온 주민들이 사업부지 땅을 담보로 대출받은 돈만 3000억원이 넘으며 땅 보상금을 받을 길이 없어 파산한 사례도 있었다는 게 용유도 개발주민대책위원회의 설명이다.

상당수 주민이 요구해온 '금융피해지원책'이 기본협약 해지에 따른 통합대책에서 빠졌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대출이자 지원 등 주민 요구사항은 법적인 한계가 있어 대책마련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인천경제청은 2014년 9월 용유무의 지역에 대한 개발계획 변경을 산업통상자원부에 신청했다. 경제자유구역 지정해제 유예지구(3.43㎢) 개발을 위한 후속조치로 사업지구를 8개 단위개발사업지구로 분리하고 사업지구별 개발사업시행자를 지정하기 위한 것. 같은 해 11월 개발계획 변경 승인이 났다. 현재 새로운 사업자와의 협약을 준비 중이라고 인천경제청은 설명했다.

인천경제청은 개발계획 변경을 통해 예외 인정지구를 선도사업으로 추진, 사업지구별 실시계획 수립 등 행정절차를 이행하고 본격적인 사업이 진행되면 장기간 개발이 지연된 용유무의지역 개발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같은 인천경제청의 청사진에 대해 주민들은 기대 반, 불신 반인 상황이다. 글로벌 경기가 좋지 않은 만큼 자금조달에 여전히 어려움이 있을 수 있어서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교수는 "지역민들이 기대감을 품을 수도 있겠지만 또한번 속을 수 있다는 생각도 많이 한다"며 "일부 주민은 유예지역을 남긴 채 전지역 해지를 하지 않는 데 대한 불만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에잇시티를 상대로 용역업체들이 소송을 제기했고 사업진행 과정에서 특정인의 금품수수혐의가 포착돼 검찰이 수사에 나서기도 했다. 엔지니어링 컨설팅업체 유신과 도화엔지니어링이 용역대금 수금을 위한 소송을 에잇시티를 상대로 제기했다.

검찰은 에잇시티 개발사업과 관련해 이종철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이 수천만 원의 금품을 받은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나섰다. 현재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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