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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연말정산, 쉽다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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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평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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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1.27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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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티브X 설치 등 불편한 시스템 여전, 말 뿐인 '간소화'

회사 동료기자들의 전화가 부쩍 잦아졌다. 지난 15일 국세청 연말정산간소화서비스가 개통하면서다. ‘간소화’라는 말이 무색하다. 한 선배는 연말정산을 아예 안 하면 어떻게 되냐고 물었다. 소급적용을 하게 되면 연말정산을 두 번 해야 되냐는 질문도 있었다. 국세청 출입기자에 대한 동료들의 민원은 예년보다 연말정산 절차가 더 복잡해졌다는 것으로 귀결됐다.

까다롭고 복잡하다. 연말정산을 위해서는 각종 서류를 작성하고 제출해야 한다. 바쁜 업무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에겐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올해에는 이런 일을 두 번 겪어야 할지도 모른다. 정부와 국회가 곧 세법을 개정하고 소급적용해, 일부 세금을 환급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다. 이번 연말정산 카드사용액과 현금영수증 사용액 항목은 지난해 상반기, 하반기를 따로 넣어야 한다. 각 회사에서 요구하는 엑셀파일에는 신용카드/직불카드/전통시장/대중교통 사용액을 각각 상반기와 하반기를 합산해 입력해야 한다. 국세청의 간소화서비스 사이트에는 합산해 주는 코너가 없다. 개인이 직접 덧셈을 해야 하는 것이다. 2013년 사용액까지 넣어야 해 1년 전 자료까지 뒤적여야 한다.

국세청은 소비촉진을 위해 2014년에는 하반기에, 2015년에는 상반기에 사용한 금액을 보고 추가 소득공제를 해준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를 통해 소비를 늘렸다는 사람은 찾기 어렵다. 오히려 불만만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프로답지 못한’ 시스템도 문제다. 연말정산간소화서비스 개통일인 지난 15~16일 국세청 사이트에 오류가 발생했다. 국세청이 등록한 현금영수증 자료가 일부 누락됐기 때문이다. 이때 사이트를 이용한 납세자는 연말정산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

액티브-X도 바쁜 직장인들의 ‘짜증지수’를 높이고 있다. 규제개혁 이슈 중 하나로 박근혜 대통령이 수차례 언급됐던 액티브-X 철폐는 ‘남 얘기’다. 국세청 연말정산 간소화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액티브X 등 보안 소프트웨어를 설치해야만 한다. 공인인증서 설치는 물론이다.

국세청은 최근 ‘2015년 국세행정운영방안’을 발표하며 납세자의 편의를 최대한 고려하겠다고 천명했다. 자발적인 성실납세를 유도하기 위해 세무조사 부담까지 덜어줄 계획이다. 납세협력비용을 줄이겠다는 것도 국세청의 내세운 목표 중 하나다.

국세청의 청사진과 달리 납세자들의 불편은 점점 커져가고 있다. 세정당국에 대한 신뢰는 바닥을 쳤다. 세금을 더 거두면서 납세자들이 쉽게 이해하지 못하도록 시스템을 더 복잡하게 바꿨다는 의심의 시선이 나올 정도다. 성실납세의 출발은 ‘쉬운’ 납세다. 자신이 내는 세금이 납세자의 눈에도 보여야 한다. 국민은 알아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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