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통합검색

"안정된 직장이 행복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머니투데이
  • 김은혜 기자
  • VIEW 17,046
  • 2016.01.09 06:0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글자크기조절
  • 댓글···

[내일은 내가 만든다, 진로개척자]③ 7번의 이직 3번의 창업 이보람씨

[편집자주] 남들이 부러워하는 대학에 들어가고, 죽어라 스펙을 쌓고, 대기업에 취업을 해야 성공이라고 부른다. 이른바 '코리안 웨이'다. 하지마 이를 과감히 거부하고 오로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좇아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이 써나가는 남다른 성공 방정식을 소개한다.
image
2014년 파리에서 열린 세계여성지도자회의에서 '무민마마'라는 애칭으로 존경받던 타르야 할로넨 핀란드 전 대통령과 함께./사진제공=이보람
‘7번의 이직과 3번의 창업’

현재 중국에서 어학연수 중인 이보람씨(35). 평생직장의 신화가 무너진지 오래됐다지만, 이제 30대 중반인 그의 지난 10년간의 삶의 궤적들은 예사롭지 않다.

그는 성균관대에서 문헌정보와 경영학을 전공했다. 대학시절만해도 ‘여자라서 뭘 못한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하지 않을 정도로 자신만만했다. 하지만 취업전선은 녹록치 않았다. 100여개 회사에 이력서를 넣었지만, 면접기회조차 얻기 힘들었다. 무난히 취업에 성공하는 남자동기나 선배들은 보면서 처음 ‘여자라서 안되는 건가’라는 생각을 했다.

◇'여자라서 못할 것 없다'에서 '여자라서 안되는 건가'=이씨는 어렵게 얻은 몇 번의 인터뷰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당당히 졸업전에 대기업에 입사했다. 연수원에서도 이씨의 적극성은 눈에 띄었고, 여성으로는 드물게 마케팅본부에 배치됐다. 하지만 신입사원 정규교육이 끝난 이후 이씨에게 주어진 일은 경리, 문서수발 등이었다.

둘러보니 정말 회사에는 여성상사가 한 명도 없었다. 미래가 보이지 않았던 이씨는 과감히 6개월 만에 사표를 던지고 외국계 기업으로의 이직을 선택했다.

이직한 한국씨티은행은 부장, 상무 등 여성상사들이 즐비했다. 글로벌 금융사관학교답게 교육체계도 만족스러웠다.

3년 가까이 근무하던 그는 다시한번 이직을 감행한다. 고객사였던 리먼 브라더스의 이직 제안을 받았던 것. 이씨는 리먼 브라더스는 일과 직장에 대한 생각을 송두리째 바꾸게 해준 ‘운명적’ 회사였다고 말한다.
2013년 봄 카이스트 경영대학인으로 선정된 날 친구들과 함께. /사진제공=이보람
2013년 봄 카이스트 경영대학인으로 선정된 날 친구들과 함께. /사진제공=이보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태풍의 한가운데에 서있던 한국의 리먼 직원들은 아픈데도 아프다고 말할 수 없는 처지였다. ‘안정적으로 보이는 직장에 더 이상 나를 맡기면 안되겠다’는 다짐과 동시에 창업에 대한 소망을 품기 시작했다.”

리먼을 마지막까지 지켰던 그는 씨티은행 등에서 쌓은 경력 덕분에 2009년 7월 모건스탠리로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리먼 사태 이후 일에 대한 그녀의 생각은 180도 달라졌다.

“전엔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곧 나의 성장이고 발전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해도 회사가 잘되고 못되는 것은 자신과는 무관한 것이라 여기게 됐다.”

◇직장생활이 곧 나 자신은 아니었다 …
2012년 그리스에서 열린 여성지도자대회에서 만난 메릴린 존슨 전 IBM 부사장과 함께./사진제공=이보람
2012년 그리스에서 열린 여성지도자대회에서 만난 메릴린 존슨 전 IBM 부사장과 함께./사진제공=이보람
스페인에서 '명함이 없는 삶'=서른을 목전에 두고 과로 등으로 몸까지 아프면서 직장생활을 계속해야하나에 대한 이씨의 고민은 커졌다.

이씨는 이번에도 과감하게 마음 한구석에 묻어둔 버킷리스트를 꺼내들었다. 바로 ‘장기 남미여행’이었다. 일단 스페인어 실력이 필요할 것같아 1년 어학연수를 계획하고 미련없이 스페인으로 떠났다.

하지만 결혼문제 등 여러 가지 상황으로 결국 4개월 만에 돌아와야했다. 이후 일본계 은행을 잠시 다녔지만, 그의 마음은 이미 창업쪽으로 기운 상태였다.

스페인으로 떠나기 전 지인들과 함께 시작한 한방차 카페사업이 꽤 잘된 것도 창업에 대한 꿈을 키워줬다. 내친김에 체계적으로 창업을 준비하기 위해 2012년 카이스트 테크노MBA에 들어갔다.

이 시절 이씨는 ‘공모전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활발한 창업활동을 펼쳤다. 독서실 프랜차이즈 창업에 동참하기도 했다.

2014년 12월 영국 리서치 회사 상하이 지점 동료들과 성탄절 디너 행사에서./사진제공=이보람
2014년 12월 영국 리서치 회사 상하이 지점 동료들과 성탄절 디너 행사에서./사진제공=이보람
◇좌절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법=준비도 열심히 했고, 자신도 있었지만, 창업세계가 그리 만만치는 않았다.

2013년 가을 ‘웨어러블기기’에 주목한 이씨는 7명의 동료와 함께 애견용 갤럭시기어(애견 활동량 측정기)를 아이템으로 창업에 나섰다. 하지만 1년도 못 채우고 사업을 중단해야했다.

기대가 컸던 만큼 국내에서는 재기가 힘들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깊은 좌절이 찾아왔다. 이씨는 중국으로 향했다. 2014년말 선배의 소개로 상하이소재 영국계 금융리서치회사에서 일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이씨는 딱 1년만 직장생활을 하기로 마음 억었다. 직장보다는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이 더 소중하다고 생각해서다.

스스로 약속한 1년을 채운 이씨는 현재 중국에서 ‘퀀텀점프’를 위한 에너지를 모으고 있다. “모든 삶에는 저마다의 스토리가 있는데 그것을 옳다 그르다 할 수 없어요. 안정된 선택이 아닐지라도 그 사람의 도전을 따뜻하게 봐줬으면 좋겠어요. 무조건 좋은 직장에 취업하겠다는 생각에 앞서 스스로가 자신을 먼저 알아가는 과정을 거쳤으면 좋겠어요.”
현재 중국어 어학연수중 종이공예 수업 모습./사진제공=이보람
현재 중국어 어학연수중 종이공예 수업 모습./사진제공=이보람



  • 김은혜

    취업, 채용부터 청년문제 전반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특히 남들이 가지 않은 대안진로를 개척한 이들과 인지도는 낮지만 일하기 좋은 알짜 중견기업을 널리 알리고자 노력합니다.

    기자의 다른기사

오늘의 꿀팁

  • 띠운세
  • 별자리운세
  • 날씨
  • 내일 뭐입지
인구이야기 POPCON (10/8~)
메디슈머 배너_비만당뇨클리닉 (5/10~)
블록체인

포토 /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