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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1승', AI의 실수인가 인간의 승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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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재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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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3.13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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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VS 알파고]알파고 물고 늘어진 이세돌, 4국만에 승리 거두며 '약점' 알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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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바둑프로그램 '알파고'의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4국 총보.
"알파고의 수는 인간 전문가가 보기에는 직관적이지 않을 수 있다. 실수였는데 추후 묘수가 될 수도 있고 아니면 정말 실수일 수도 있다. 게임에는 객관적인 기준이 있기 때문에 승패가 결국 그 수가 어떤 수였는지를 반영해준다."(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 마인드 대표)

작정하고 알파고의 약점을 파고든 이세돌 9단이 첫 승리를 거뒀다. 도전자의 자세로 나선 이 9단이 알파고의 단점을 드디어 찾아낸 것. 경기 초반부터 대국을 복잡하게 비튼 이 9단의 전략적 승리다.

경기 후 이 9단은 알파고의 단점으로 2가지를 꼽았다. 알파고가 흑으로 경기를 할 때 백보다 약하다는 것. 그리고 생각하지 못한 수가 나왔을 때는 일종의 '오류'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이 9단이 4경기 만에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를 무너뜨렸다. 승리가 확정된 순간 대국장에서는 환호와 함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인류'가 AI를 이겼다는 자축의 박수였다. '기적'이라는 표현도 흘러나왔다.

AI와 인간의 싸움은 1주일 만에 판세가 180도 바뀌었다. 대국 전까지만 해도 이세돌 9단의 완패를 예상하는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 언젠가 AI가 프로 바둑 기사를 넘어설 수도 있겠지만 "아직은 아니다"라는 이야기였다. 이 9단 역시 이번에는 "한 판이라도 진다면 내가 이 매치는 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3국까지 이 9단이 모두 패하며, 입장은 바뀌었다. 인간은 도전자가 됐다. 1주일 만에 알파고는 인간이 도전할 수 없는 '신의 영역'으로 추앙받게 됐고, 알파고의 '실수'조차도 추후를 내다본 '인간이 볼 수 없는 묘수'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직접 알파고와 대국해 본 이 9단의 생각은 달랐다. 3연패를 한 뒤 열린 간담회에서 이 9단은 "아직 알파고의 실력이 바둑계 전체에 메시지를 던질 만큼은 아니다"며 "이세돌이 패한 것이지 인간이 패한 것으로 보면 안 될 것"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제4국에서 이 9단은 그 이유를 몸소 보여줬다. 그는 대국 초반부터 철저히 알파고의 다음 수를 계산해서 자신의 착점을 이어갔다. 해설진에서는 "이 9단이 너무 알파고를 의식하는 것 아니냐", "너무 당해주는 것 같다"는 평가도 나왔지만 이 9단의 대응은 일관됐다.

흑71로 흑이 상변에 큰 집을 형성하자 또 다시 비관론이 나왔다. 이 9단 입장으로서는 뾰족한 승리 방법이 떠오르지 않은 대목이었다.

기보=사이버오로, 한국기원
기보=사이버오로, 한국기원
위기 상황에서 이 9단의 '신의 한수'가 놓여졌다. 백78은 상변의 백돌로 흑집을 무너뜨릴 수 있는 유일한 수였다. 이 9단이 아니라면 생각하기 쉽지 않았던 수. 막상 전문가들도 그 수가 먹혀드는 수인지 아니면 '무리수'인지 평가가 갈렸다.

대국 후 인터뷰에서 이 9단 역시 "그 곳 외에는 둘 곳이 없어서 놓을 수밖에 없었던 어쩔 수 없는 수"라고 평가했다.

이후 알파고는 '버그'에 가까운 실수를 수차례 범했다. 지난 1~3국에서 볼 수 없었던 '악수'였다. 이 9단의 백78이 결과적으로 인간 고수 간의 대국에서 먹히는 수였는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창의적인 수로 대국을 어지럽게 만든 이 9단의 전략이 알파고의 오류를 만들어낸 것. 거듭된 악수로 이 9단은 상변의 흑집을 모두 깨부쉈고 결국 4국을 승리로 가져갔다.

경기 후 구글 딥마인드 팀의 데이비드 실버는 "알파고가 스스로 학습하고 스스로 여러 대국을 반복해 축적한 지식은 허점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알파고의 단점이 드디어 노출된 것"이라고 말했다.

데미스 하사비스 대표도 이 9단과 대국을 펼친 이유가 "이 9단이 갖고 있는 천재성과 창의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알파고에 승리를 거두고 환하게 웃는 이세돌 9단/사진=이기범 기자
알파고에 승리를 거두고 환하게 웃는 이세돌 9단/사진=이기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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