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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칼럼]전기요금 누진제, 이번에는 바꿔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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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8.1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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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손금주 국민의당 의원. 2016.6.20/뉴스1  <저작권자 &#169;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손금주 국민의당 의원. 2016.6.2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연일 찜통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기록적인 폭염보다 무서운 것이 있다. 바로 ‘전기요금’이다. 국내 에어컨 보급률이 80%를 넘어섰지만, 혹시나 누진제로 인해 요금폭탄이라도 맞을까 국민들은 거실 한구석에 에어컨을 고이 모셔둔 채 자린고비 마냥 바라만 보고 있는 실정이다.


가정용 전기요금의 과도한 누진율에 대한 국민 불만이 폭증하고 있는 가운데, 산업부는 9일 브리핑을 통해 전기요금 개편을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공식 발표했다. 아울러 각 가정이 알아서 전기를 아껴 쓰라는 친절한 주문도 잊지 않았다. 전체 소비량의 13.4%에 불과한 가정용 전기에 과도한 누진제를 적용하는 것이 과연 전기소비 절약에 있어 얼마만큼의 실효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데이터조차 제시하지 못하면서, 산업부는 그저 애꿎은 일반 가정에만 비싼 전기요금이 부담되면 전기를 아껴 쓰라고 강요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 현행 가정용 전기요금 체계는 총 6단계로, 최저 1단계(월 100kWh 사용, kWh당 60.7원)와 최고 6단계(월 500kWh 사용, 709.5원) 등급 간 요금 차이가 무려 11.7배에 이른다. 반면 일본의 경우 총3단계에 최저요금 대비 최고요금이 1.5배에 불과하고, 미국은 3단계에 1.6배, 캐나다는 2단계에 1.5배 수준으로 우리 누진율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프랑스와 독일의 경우에는 누진제도 자체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왜 가정용 전기에만 누진제가 적용되게 된 것일까?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의 시작은 4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73년 오일쇼크 당시 산업체의 생산 활동 차질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가정의 전기소비를 줄이고 산업용 전기 공급을 늘리고자 도입된 것이다. 개발도상국이었던 당시와 달리 대한민국은 경제대국으로 성장했고, 그에 따라 산업 환경이나 에너지 여건도 변화했지만, 가정용 전기에만 적용되는 과도한 누진제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반면, 정부는 산업 경쟁력이라는 미명 아래 전체 전기사용량 중 53.2%를 차지하는 산업용 전기에 대해서는 낮은 가격을 유지해 오고 있다. 에너지 과다소비 기업의 경우 일종의 특혜를 받고 있는 셈인데, 2008년부터 2011년까지 대기업에 대한 원가손실액(전기 생산비용 대비 적정 전기요금을 받지 못해 발생한 손실액수)이 무려 5조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누진제를 통해 국민에게서 돈을 거둬 기업들에게 주고 있다는 불만들이 쏟아져 나오는 이유다. 가정용 전기의 누진율을 완화하고 산업용 전기 요금을 적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날로 높아지고 있지만, 정부는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언제까지 국민의 일방적인 희생만을 강요할 것인지 답답할 노릇이다.


국민의당은 지난 29일 현 6단계의 누진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즉 대다수 가정이 월 400kWh 이하로 전기를 소비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서, 1~4단계 구간을 두 단계로 통합하고, 100kWh ~ 200kWh 구간(현 2단계)과 300kWh ~ 400kWh 구간(현 4단계)에 대해서 누진율을 적용하지 않음으로써 실질적으로 누진제를 완화하고 전기요금을 인하시키는 것이다. 또한 이로 인한 한전의 수입 감소분은 과다 소비기업군에 한정해서 산업용 전기요금을 현실화함으로써 보전시키는 것이다.


산업부는 가정용 전기에 대한 누진제 완화가 한전의 부실을 초래하거나 부자감세 효과로 이어진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우선 한전은 작년도 당기순이익만 10조 1657억원을 거뒀고 연결기준 순이익은 13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유가하락으로 발전원가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한전이 독점 공기업으로서 20% 이상의 순이익을 내고 있는 이상 국민들의 전기요금 부담을 덜어주는 것은 당연한 조치이다. 특히 정부는 한국산업은행과 함께 한전의 지분 51%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로서 한전으로부터 상당한 배당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가 나서서 전기요금 누진제 완화를 반대하는 것은 국민이 납득하기 어렵다.


다음으로 전기는 생활 필수재이다. 전기 사용량은 소득 수준보다는 가구 구성원 수, 집에 머무르는 시간, 장애인이나 만성질환자처럼 구조적으로 전기를 많이 사용할 수밖에 없는 가정 구성 등에 의해 주로 영향을 받는다. 이 때문에 현행 누진제가 추구하는 소득재분배 역시 별 효력이 없고, 특히 일반 가정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1~4 단계 구간에 대해서만 누진제를 완화하는 국민의당의 안은 산업부가 운운하는 부자감세와는 거리가 멀다.


2014년 8월, 20명으로 시작했던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집단소송’은 누적 신청자 수가 2800명을 넘어 섰다. 모 포털사이트의 전기요금 누진제 폐지 청원 글에는 5만4000명이 서명할 만큼, 현행 전기요금 체계로 국민들이 힘들어하고 있다. 그러나 매년 여름이면 불거졌다가 날이 선선해지면 또 잠잠해 졌던 문제이기에, 정부는 이번에도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다. 이 지경이 될 때까지 정부는 물론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할 정치권은 과연 무엇을 했는지 이제는 반성하고, 움직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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