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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반 첫 문의-협의 50분…한미약품, '17시간'공시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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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남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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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0.03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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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시장 개장 30분 후 대형 악재, 투자자 손실...불성실공시 법인 지정 우려 했나

 이관순 한미약품 대표이사가 2일 오전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에서 열린 한미약품 신약 '올무티닙'에 대한 임상연구 부작용 사망 사례 등에 관련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이관순 한미약품 대표이사가 2일 오전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에서 열린 한미약품 신약 '올무티닙'에 대한 임상연구 부작용 사망 사례 등에 관련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한미약품이 지난달 29~30일 신약 기술수출 관련 호재 공시와 악재 공시에 시간차를 둬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전일 호재 공시 뒤 악재 공시를 주식시장 개장 30분후 하면서 투자자들에게 큰 손실을 입혔다는 게 그 사유다.

이를 두고 한미약품은 의도하지 않은 공시지연이라며 한국거래소와 협의 과정에서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거래소는 공시는 회사에서 바로 할 수 있는 만큼 이해할 수 없다고 반응했다. 논란의 쟁점이 되고 있는 호재 공시 후 악재 공시까지 걸린 17시간을 한미약품과 거래소 등의 설명으로 통해 재구성해봤다.

◇1조 기술수출, 호재공시의 시작= 지난 9월 29일 오후 4시 33분, 한미약품은 미국 제넨텍과 1조원 규모의 표적항암 신약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기술수출에 따른 계약금 8000만달러(약 880억원)를 받고, 이후 임상과 허가, 상업화에 따라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으로 8억3000만달러(약 9120억원)를 순차적으로 받는다는 내용이었다.
8시반 첫 문의-협의 50분…한미약품, '17시간'공시 재구성

한미약품은 거래소에 사전 연락 없이 자체적으로 회사내 공시시스템을 이용해 해당 내용을 공시했다. 거래소 관계자들도 공시 이후에 기술수출 계약을 알았다.

이미 한미약품은 한 시간 전쯤 62만원으로 장 마감을 한 상태였으나 시장은 바삐 움직였다. 시간외 거래가 몰리면서 오후 6시 마감된 시간외종가는 정규종가보다 5.97% 오른 65만7000원을 기록했다. 이날 시간외 거래량은 4만7255주로 전일 거래량(137주)의 약 340배에 달했다.

문제는 그 다음에 시작됐다. 같은 날 오후 7시 6분. 독일의 베링거인겔하임에서 지난해 7월 총 8500억원에 기술 이전한 폐암 치료 신약 ‘올무티닙’ 개발 권리를 반납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메일이 한미약품에 도착했다. 한미약품은 계약 해지 내용과 여파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하지만 관련 내용을 거래소에 바로 알리지 않았다. 김재식 한미약품 부사장(CFO)는 "중요한 사항이기 때문에 (거래소) 야간 당직자에게 맡길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미약품은 그날 밤새 계약 해지 영향 등을 분석한 것으로 전해진다.

8시반 첫 문의-협의 50분…한미약품, '17시간'공시 재구성
◇거래소를 찾은 한미약품 직원, 늦어진 공시=
30일 새벽부터 국내 증권사는 전일 기술수출 영향에 대한 리포트를 쏟아냈다. 한미약품에 전달된 계약해지 내용을 모른 채 대부분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총 14개 증권사에서 새로운 리포트를 냈고, 그 중 6개 증권사가 목표가를 상향 조정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전날 장마감 공시 후 다음날 장 시작 전에 리포트를 내기 위해 거의 밤을 새다시피 하며 기술수출 관련 리포트를 작성했다"고 말했다.

오전 8시. 시초가를 형성하기 위한 동시호가 접수가 시작됐다. 시초가는 오전 8~9시 매도·매수 호가를 접수해 형성된다. 한미약품은 전일 기술수출 계약 영향으로 전일 종가 대비 4.7% 오른 64만9000원에 시초가를 형성했다.

오전 8시30분. 거래소 구내식당에서 아침식사 중이던 거래소 공시부 직원에게 한미약품 직원이 전화를 걸었다. 계약 해지 건으로 한미약품이 거래소에 한 첫 연락이다. 하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고, 부재중 전화가 온 것을 확인한 거래소 직원이 한미약품 직원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이때가 8시34분이다. 한미약품 직원은 서울 여의도 거래소 사옥 앞이니 만나자고 했고, 함께 거래소 사무실로 올라와 자리에 앉은 것이 8시40분쯤이다. 장 시작을 20분 앞둔 시점으로 한미약품 담당 거래소 공시팀장도 자리에 함께 있었다.

거래소에 찾아온 한미약품 직원은 작성해 온 문안을 거래소 직원들에게 보여줬다. 거래소 관계자는 "계약해지 내용을 보자마자 장 시작 전 빨리 공시하라고 한미약품 직원에게 말했다"며 "세부 내용이 틀렸으면 후에 정정공시를 하자고 이야기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거래소를 찾아온 직원이 사무실(한미약품)이 다시 연락을 하고, 설명과 협의를 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소요됐다. 결국 공시는 장 시작 30분쯤 후인 오전 9시29분 실행됐다.

한미약품은 기술해지 공시가 정정공시라는 점에서 고민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7월 공시한 계약 금액이 크게 정정됨에 따라 불성실공시 법인 지정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 규정에 따르면 판매·공급 계약이 50% 이상 변경되면 불성실공시 법인으로 지정된다.

불성실공시 법인으로 지정되면 벌점이 부과되고, 정도에 따라 매매거래가 정지되거나 공시위반 제재금 등이 부과될 수 있다. 다만 해당 법인이 귀책사유가 없음을 입증하면 불성실공시에 적용되지 않는데, 한미약품이 이것을 두고 고민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미약품이 고민하는 30분 동안 주식시장에서 이미 34만주가 거래됐다. 주당 60만원으로 계산해도 2000억원이 넘는 금액이다. 계약해지 공시 전까지 한미약품은 줄곧 62만원 이상에서 거래됐다.

하지만 공시 직후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공시 15분 뒤인 9시45분, 시초가 대비 22.9%(15만원) 떨어진 50만4000원까지 급락했다. 이후 주가는 회복되지 못했고 50만8000원에 장을 마쳤다. 전일보다 18.06% 떨어진 수준이다.

이후 늦장공시에 대한 논란이 커졌고, 한미약품은 휴일인 지난 2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하지만 부실한 해명에 논란은 더 커진 상태다. 금융당국과 거래소는 공시의 적정성과 미공개정보 이용행위 등 불공정거래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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