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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날 극적합의, 산은-국민연금 긴박했던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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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다희 기자
  • 김명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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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4.17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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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무 보증 관련 팽팽히 맞서…회사채 상환 보장 간극 극적으로 좁혀

마지막날 극적합의, 산은-국민연금 긴박했던 18일
국민연금이 사채권자 집회가 열리는 17일 대우조선해양 채무재조정안에 동참하기로 했다. 그간 부정적으로 풀이되던 입장이 사채권자 집회 당일 전격적으로 선회했다. 첫 대면을 한 지난달 30일 후 평행선을 그리던 KDB산업은행과 국민연금의 간극이 극적으로 좁혀졌다. 양측의 긴박했던 18일간의 협상 막전막후를 재구성해봤다.

◇"채무조정안 은행에 유리"vs"배 인도돼야 RG도 줄어"=산은과 국민연금 양측이 첫 대면한 건 지난달 30일이다. 국민연금의 요청으로 산은·수출입은행(수은)의 담당 실장들이 전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급파됐다. 국민연금은 당시 은행권 채무 상당 부분이 선수금환급보증(RG)이며, 이번 정상화 방안이 RG를 대거 보유한 은행권에 유리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동성을 투입해 선박이 완성되면 RG는 축소돼 은행권은 익스포저를 줄이지만 2~3년 후 대우조선이 정상화되지 못한다면 회사채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더 큰 손해를 보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이에 대해 산은 측은 RG 축소가 배를 다 지어 선주에게 인도해 대금을 받을 때 발생한다는 점을 설명했다. 이 돈은 다시 회사의 운영자금과 사채 상환에 쓰이게 되는만큼 은행의 익스포저만 줄이는 게 아니라는 것. 아울러 산은은 신규수주가 전망치의 60~80%로 줄고 드릴십 인도와 자산매각이 모두 1년씩 지연되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2조9000억원을 지원하고 기존 수주물량을 인도하면 대우조선의 2019년 말 현금이 1조2835억원으로 플러스 전환한 뒤 2020년 말 2조1272억원으로 늘어난다는 실사보고서 내용을 제시했다. 2020년 중 갚아야 하는 사채 1250억원은 물론 2021년 미뤄둔 만기가 돌아오는 2500억원도 갚을 수 있는 돈이다.

◇"4월 회사채 먼저 갚아달라"vs"유동성 없고 형평성 안맞아"=그러나 이후에도 양측의 평행선은 이어졌다. 국민연금 실무진은 9일 산은에 방문해 △산업은행의 추가 감자 △회사채 일부 상환 또는 상환 보증 △출자전환 가액 조정 등의 내용이 담긴 수정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산은은 10일 이동걸 회장 주재로 연 기관투자자 대상 설명회와 같은 날 국민연금 측에 별도로 보낸 공문에서 "수용 불가능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산은이 지난해 말 이미 6000만주의 주식을 무상 소각해 추가 감자가 어렵고, 4월 회사채를 먼저 갚는 건 다른 사채권자와의 형평성에 어긋날뿐아니라 당장 유동성이 없다는 이유다. 출자전환 가액 조정 역시 지난해 말 산은의 자본확충과 동일선상에 있는 채무재조정을 위한 것인만큼 조정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사채권자 집회 연기해달라"vs"유동성 고갈, 시간이 없다"=지난 11일 산은 구조조정 담당 부행장이 전주로 내려가 양측은 세번째 회동을 가졌으나 간극은 더 벌어지는 듯 했다. 국민연금은 추가 실사와 17~18일로 잡힌 사채권자 집회 연기를 요구했다. 이 역시 산은이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이었다. 국민연금이 연달아 산은이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을 내걸자 결국 P플랜이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고조됐다.

분위기가 급격히 반전된 건 13일이다. 이동걸 회장이 기자들과 만나 "100% 협상 여지가 있다"고 말했고, 국민연금이 여기에 화답하며 이날 저녁 이동걸 회장과 강면욱 기금운용본부장이 전격 회동했다. 3시간 여의 논의를 이어가며 양측이 극적으로 타협점을 찾았다. 이 회장은 "대우조선이 당장 다음달부터 상거래채권 상환 등을 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라며 "시간을 더 주기 싫은 것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산은과 수은이 신규자금을 지원해 수주된 배를 만들어 내보내야 유동성이 확보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사보고서의 공신력에 대한 지적에 대해서도 이동걸 회장은 "국내 빅4 회계법인 중 한 곳인 삼정KPMG가 3개월에 걸쳐 실시한 실사보고서 내용을 믿지 못한다면 이를 능가하는 실사는 어떻게 할 수 있겠냐"며 "대승적 차원에서 신뢰를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협의점 찾았다"에서 "합의된 것 아냐"로 급선회=국민연금은 14일 보도자료를 발표해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대주주로 책임 있는 경영정상화 의지를 보여, '기금 손실 최소화 의지'를 이해하고 전향적으로 협상에 임한 결과 상호간에 협의점을 찾았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이 산은의 채무조정안에 줄곧 부정적인 의견을 보여온 것을 감안하면 이번 발표는 상당한 변화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15일 보도자료를 내고 "상호 상환보장을 합의해, 국민연금이 대우조선해양 채무조정안을 사실상 받아들였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하고 나섰다.

국민연금 측은 "국민연금과 산업은행간 원리금 상환보장에 대해 합의가 도출되지 않았으며, 국민연금은 채무조정안의 수용 여부를 최종 결정짓는 투자위원회를 개최하지 않았다"며 "국민연금이 대우조선해양 채무조정안을 수용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국민연금 측은 "당초 산은이 만기연장 회사채의 상환보장을 확실하게 한 것으로 이해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당초 기대와 차이가 컸다"며 "국민연금은 채무조정에 따른 대우조선 만기연장 회사채에 대해 현재까지 산은으로부터 원리금의 상환을 보장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산은의 말바꾸기가 바로잡히지 않으면 채무조정안에 대해서 찬성할 이유가 없어진다"고 덧붙였다.

◇산은, 채무상환 보장 4가지 방안 승부수=산은이 대우조선해양 채무재조정 동참을 망설이고 있는 국민연금에 마지막으로 던진 승부수는 채권 상환을 지급 ‘보증’하지는 못하지만 실질적으로 상환을 ‘보장’하는 수준의 제안을 내놓았다.

사채권자 집회에서 채무재조정안이 가결되면 대우조선이 곧바로 에스크로 계좌(별도 결제 계좌)를 만들어 이 돈을 넣어두기로 했다. 사채권자들에게 청산 시 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돈은 상환을 사실상 보장하기 위한 방안이다.

국민연금은 16일 부터 이틀에 걸쳐 대우조선해양과 산업은행, 수출입은행이 만기연장 회사채에 대한 상환 이행 보강 조치를 감안해 수익성과 안정성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심의했다. 국민연금 측은 "그 결과 채무조정 수용이 기금의 수익 제고에 보다 유리할 것으로 판단하고 '찬성'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양측의 마리톤협상은 18일 만에 국민연금이 채무조정안에 찬성하면서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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