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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만의 '증세 논쟁'… 참여정부 때와 다른 세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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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박경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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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7.23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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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증세론 띄운 시기·주도 주체 등에서 참여정부와 차이 보이며 증세 드라이브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2017 국가재정전략회의'에 앞서 이낙연 국무총리,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등 참석자들과 차를 마시며 환담을 나누고 있다.(청와대) 2017.7.2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2017 국가재정전략회의'에 앞서 이낙연 국무총리,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등 참석자들과 차를 마시며 환담을 나누고 있다.(청와대) 2017.7.2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세금에 관해서라면 칼을 꺼내보지도 못하고 칼집에 다시 넣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세금 더 냅시다'라고 말하면 '죽는다'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사석에서는 '세금 더 냅시다'라고 말해왔다"

참여정부가 임기 말 내놓은 '실록 경제정책'에서 노 전 대통령 곁에 있었던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회고한 내용이다. 노 전 대통령 역시 2007년 10월 "복지 분야를 위한 재원을 마련할 수 없고 쓸 돈도 없다. '돈이 이만큼 필요할 것입니다'라고 계산서를 내놓았다가 박살나게 또 맞고 물러간다"고 공개 발언했다.

참여정부가 2006년 8월 제시한 '비전 2030'이 증세 논쟁으로 번진 데 따른 아쉬움을 토로한 표현이었다. '비전 2030'은 2030년까지 1100조원의 재정을 투입해 성장과 복지를 동시에 다지겠다는 중장기 전략인데 '공허한 청사진'이란 비판도 받았다.

참여정부 당시 벌어진 증세 논쟁이 문재인정부에서 재연되고 있다. 하지만 '증세에 실패했다'고 인식한 노 전 대통령 발언과 참여정부 판단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현재와 다른 양상이 여러 군데서 포착된다. 문재인정부가 참여정부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고 있는 지점들이다.

첫 번째 장면은 두 정부의 임기 초반 모습이다. 참여정부 조세정책 첫 기조는 문재인정부와 달리 감세였다. 참여정부 초대 경제수장이었던 김진표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003년 3월 법인세 인하를 공론화했다. 대선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이 내세운 입장과 정반대 방향이었다. 청와대는 즉각 제동을 걸었다.

결론은 법인세율 2%포인트 인하로 났다. 미국-이라크 전쟁에 따른 환율 변동폭 확대, 주가 하락, 북핵 위기로 인한 국가신용등급 강등 등 경제위기론이 확산된 영향이다. 노 전 대통령은 후에 법인세율 인하를 두고 "치욕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새 정부 인수위원장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을 맡은 김진표 전 부총리가 증세를 주장하는 것도 과거와 다른 모습이다.

두 번째 장면은 증세론을 띄운 시기다. 노 전 대통령은 11년 전인 2006년 1월 신년연설에서 "감세 등의 정책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근본적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라며 증세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런 인식을 집대성한 게 '비전 2030'이었다.

그러나 증세론을 밀고 나갈 정치적 동력은 약했다. 집권 4년차에 접어든 데다 4대 개혁입법 추진에 따른 피로도가 쌓인 터였다. 같은 해 6월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에 참패하기도 했다.

반면 문재인정부는 집권 초반부터 부자증세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고 있다. 높은 지지도가 뒷받침되는 만큼 반발을 무릅쓰고 증세를 추진하겠다는 판단이다. 아울러 소득양극화 심화로 참여정부 때와 비교해 증세 토대가 마련됐다는 인식도 엿보인다.

증세를 주도하는 주체가 다른 점도 있다. 과거 증세 논쟁에선 노 전 대통령이 앞장섰다. 증세 반대 여론은 청와대로 집중됐다. 특히 선거 등이 엮이면서 정부·여당의 공동 전선이 견고하지 못했던 점은 증세 동력을 약화시켰다.

현재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증세 논쟁을 이끌고 문 대통령이 화답하는 모양새다. 정부·여당이 함께 움직이면서 추진력은 상대적으로 덜 훼손하는 방식이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초대기업·초고소득자에 대한 증세가 '남는 장사'라고 여긴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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