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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정두언 8년전 가상 유언장 "정치에 발 담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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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원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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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7.17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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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한 종합문예지에 기고한 '가상 유언장'에서 가족을 향한 사랑과 정치 입문에 대한 아쉬움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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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언 전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의 전신) 의원 빈소가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돼 있다./사진=김창현 기자 chmt@
고(故) 정두언(62) 전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16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의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그가 8년 전 남긴 '가상 유언장'이 재조명되고 있다.

정 전 의원은 2011년 종합문예지 '한국문인'의 '못 다한 이야기 종이배에 싣고'라는 코너에 가상 유언장을 기고했다.

'○○, ○○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라는 A4용지 한 장 반 분량의 가상 유서에는 가족을 향한 사랑과 부모님에 대한 후회가 담겨있다.

그는 자녀들에게 "너희는 참 마음이 비단결같이 고운 사람들이다"라며 "아빠도 원래는 그랬는데, 정치라는 거칠고 거친 직업 때문에 많이 상하고 나빠졌다"고 털어놨다.

이어 "너희도 가급적 정치는 안 했으면 좋겠다"면서 "한번 발을 담그면 빠져나오기가 참 힘들지. 늘 권력의 정상을 향해서 가야 하니까…"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빠가 이 세상에서 너희를 제일 사랑했다는 사실은 너무도 당연한 얘기지만 마지막으로 꼭 해주고 싶었다"며 "너희가 있어 나는 늘 행복했고, 너희가 없었으면 내 인생은? 글쎄?"라고 적었다.

당시 재선 의원이었던 정 전 의원은 가상 유언장에서 정치 입문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그는 "이제 와서 고백하지만 난 너무 완벽한 인생, 후회 없는 인생을 추구해왔다"며 "애초부터 되지도 않을 일인 걸 알았지만, 결코 포기가 안 되더구나. 그 덕분에 내 인생은 너무 고달팠던 것 같다"고 회고했다.

정 전 의원은 부모님에 대한 후회도 토로했다. 그는 "막상 눈을 감으려니 후회가 되는 일도 많구나. 솔직히 난 우리 부모님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하늘나라에서 만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부모님께 사과도 받고 사죄도 드리고 싶구나"라고 덧붙였다.

그는 "유언장을 처음 쓸 때는 막연하고 막막했는데, 이런 식으로 쓰다 보니 끝이 없을 것 같다"며 "속편을 더 쓰기 위해서는 며칠이라도 더 살아야겠구나"라고 끝을 맺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앞서 지난 16일 경찰에 따르면 자택에서 발견된 정 전 의원의 유서에는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구체적인 내용은 유족의 뜻에 따라 비공개하기로 했다.

정 전 의원은 이날 오후 3시42분쯤 유서를 써놓고 나갔다는 정 전 의원 부인의 신고로 오후 4시25분쯤 서대문구 홍은동 북한산 자락길 초입에서 발견됐다.

현재까지 타살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은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CCTV와 현장 감식 및 검시 결과, 유족 진술 등을 종합하면 아직 타살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부검 여부는 일정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의 시신은 이날 오후 6시54분쯤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안치실로 옮겨졌다.

공직자 출신인 정 전 의원은 2002년 국무총리 공보비서관을 끝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16대 총선에 도전했지만 낙선한 뒤, 2002년 이명박 서울시장 후보의 비서실장으로 재등장했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서울 서대문을에 출마해 3선 의원 고지에 올랐지만, 20대 총선에선 같은 지역에서 낙선했다. 이후 종합편성채널 시사·예능 프로그램의 진행과 패널로 활동했다. 정 전 의원은 현역 국회의원 시절 4집 음반까지 내는 등 '가수 의원'으로 불렸다.

정 전 의원은 지난해 한 언론 인터뷰에서 우울증을 앓은 경험이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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