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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 대표단 제네바 도착…"日 수출규제 부당" 여론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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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권혜민 기자
  • 2019.07.23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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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호 산업부 실장, WTO 일반이사회 참석…한일 고위급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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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해 정식 의제로 논의될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에 김승호 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이 수석대표로 참석차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 사진=인천국제공항=이기범 기자 leekb@
정부가 일본 수출규제 조치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한 국제여론전에 나선다. 23~24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에서 일본 정부에 규제 철회를 촉구하고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동조 여론을 모을 예정이다.

23일 산업부에 따르면 김승호 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 등 정부 대표단은 22일 밤 제네바에 도착했다. 김 실장은 하루 뒤인 현지시각으로 23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5시)부터 열리는 WTO 일반이사회에 한국 수석대표 자격으로 참석한다.

일반이사회는 WTO 164개 전 회원국 대표들이 모여 중요 현안을 논의하는 회의체다. 2년마다 개최되는 WTO 각료회의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최고 결정기관 기능을 한다.

이번 회의에는 총 14개 의제가 상정됐다. 한국 정부 요청에 따라 상정된 일본 수출규제 관련 안건은 11번째로 논의된다. 이르면 23일 오후 논의될 전망이지만 회의 진행 속도에 따라 24일에 다뤄질 수도 있다. 안건 논의는 한국이 먼저 입장을 밝히고 당사국인 일본 측이 이어 발언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필요할 경우 제3국도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WTO 이사회에는 일반적으로 각 회원국의 제네바 주재 대사가 수석대표로 참석한다. 하지만 정부는 이번 회의에 주제네바한국대표부 대사 대신 본국 고위급 인사를 보냈다. 해당 내용을 가장 잘 아는 '통상통'을 파견해 국제사회를 확실하게 설득하겠다는 전략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WTO 업무를 담당하는 고위급 책임자가 현장에서 직접 대응하기 위해 김 실장이 참석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WTO 통상 현안과 분쟁에 대한 대응 업무 등을 관장하는 신통상질서전략실의 장으로, 1984년 외무고등고시에 합격 후 양자·다자 통상 관련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통상 전문가다. 특히 제네바대사관 참사관, WTO 세이프가드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는 등 WTO 통상법에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WTO 한일 수산물 분쟁 상소기구 심리에서 '최종 승소' 쾌거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해 정식 의제로 논의될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에 김승호 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이 수석대표로 참석차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해 정식 의제로 논의될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에 김승호 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이 수석대표로 참석차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김 실장은 WTO 일반이사회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WTO 규범에 합치하지 않는 부당한 조치라는 점을 지적할 계획이다. 또 WTO 회원국들에 현 상황을 설명하고 조치 철회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확보에 주력하기로 했다.

이번 회의에서 일본의 규제조치에 대한 WTO 차원의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정부는 일본 조치의 부당성을 지적하며 국제사회 여론전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있는 기회라고 보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일본이 실제 조치를 철회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WTO 제소를 통해 해야 한다"며 "이번 회의에서는 일본의 조치가 부당하고 철회돼야 한다는 여론을 조성해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동료집단으로부터의 압력)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WTO 제소 전 사전 예고 성격도 있다. 분쟁해결절차에 들어가기 전 국제사회에 이번 사안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계기가 된다는 얘기다. 정부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를 WTO에 제소할 방침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일본의 대한국 수출규제 강화에 대한 국제통상법적 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WTO 소송에서 한국이 가장 먼저 공략할 지점은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 11조 1항이 꼽힌다. 이 조항은 상품의 수출입에 대해 쿼터, 수출입 허가 등 어떠한 형태의 수출입 금지 또는 수량제한 조치도 취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1조 1항, 10조 3항도 한국 측 공격 포인트다. 반면 일본은 국가 안보를 위해서라면 수출규제가 정당화되는 21조를 무기로 내세울 전망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WTO 제소는 일본 조치의 부당성을 객관적으로 확인받을 수 있는 유효한 장이기 때문에 가능한 신속히 제소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며 "국제적 관심을 촉구하고 부당성을 이야기하는 중요한 수단으로서도 분쟁해결절차가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제사회도 이번 사안에 대해 관심이 뜨거울 것으로 전망된다. 보통 특정 국가의 정치적 문제와 엮인 사안에 대해선 제3국이 적극적인 발언을 삼가는 게 관례다. 하지만 이번 안건이 국제 무역에 있어 중요한 문제인 만큼 한일 양측의 논리를 주의 깊게 지켜볼 것이라는 예상이다.

한편 일본 정부도 마찬가지로 본국 국장급 인사를 이번 이사회에 파견한 만큼 양국간 격돌이 예상된다. 일본 측에서는 야마가미 신고(山上信吾) 외무성 경제국장이 참석한다. 수출 규제 시행 이후 처음으로 양국의 고위급 관료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맞대결을 벌이게 되는 셈이다. 한국 정부는 지난 12일 과장급 실무 협의에서 국장급 양자협의를 열자고 요청했으나 일본 정부는 반응을 보이지 않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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