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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콘서트]누구나 맞이할 '죽음'…"마주하고 준비해야"

머니투데이
  • 권혜민 기자
  • 김상준 기자
  • 임소연 기자
  • 2019.10.22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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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징&다잉 토크콘서트 "죽음에 대한 두려움 얘기하며 성숙해져야…삶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문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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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주최 '2019 인구이야기 팝콘(PopCon)'에서 참석자들이 '아름다운 삶의 마무리'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명구 서울대 교수, 이윤성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원장, 유은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교수, 최병호 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장, 이성배 DGIST 뇌·인지과학전공 교수.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모든 개인에게 '죽음'은 예정된 미래다. 성별과 국적, 계층과 관계 없이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종착지에 도달한다. 하지만 의학기술의 발달로 이 시점을 조금씩 뒤로 미루는 일은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죽음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도 달라졌다. 과거에 죽음은 금기어였다. 이제는 모두가 '잘 사는 법' 만큼 '잘 죽는 법', 웰다잉(Well-Dying)에 주목한다.

아름답게 삶을 마무리하는 방법을 논의하기 위해 의사, 과학자, 정책학자 등 죽음이라는 주제를 고민해 온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22일 서울 새문안로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2019 인구이야기, 팝콘(PopCon)' '에이징&다잉(Aging & Dying)' 토크콘서트에서 "죽음을 당하는 게 아니라 맞이하기 위해 내 삶을 어떻게 끝내야 할지 미리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왜 '죽음'을 말해야 하나= 토론은 '죽음을 왜 이야기해야 하는지'를 주제로 시작됐다. 사회를 맡은 강명구 서울대 교수는 "죽음의 과정은 생명 뿐 아니라 물질적 유산과 사회적 관계를 마무리하는 것도 포함된다"며 "그런데 한국사회는 이에 대해 회피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윤성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장도 "죽음은 꼭 닥치는 일이지만 아무도 준비하지 않는다"며 "20세기 후반 중환자 의료 발달은 많은 사람을 살려냈지만 연명치료로 편안한 죽음을 맞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는데, 내게 그런 일이 닥칠 경우 어떻게 할지 미리 생각해볼 만하다"고 했다.

최병호 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장은 사회적 측면에서 죽음을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2050년 노인인구가 1900만명으로 늘어나는 만큼 준비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최 원장은 "결국 인구문제는 출구전략을 고민하는 것"이라며 "오래 살게 된 세대를 대상으로 어떻게 출구를 마련해줄지 국가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2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주최 '2019 인구이야기 팝콘(PopCon)'에서 참석자들이 '아름다운 삶의 마무리'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왼쪽부터 강명구 서울대 교수, 이윤성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원장, 유은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교수, 최병호 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장, 이성배 DGIST 뇌·인지과학전공 교수.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22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주최 '2019 인구이야기 팝콘(PopCon)'에서 참석자들이 '아름다운 삶의 마무리'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왼쪽부터 강명구 서울대 교수, 이윤성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원장, 유은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교수, 최병호 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장, 이성배 DGIST 뇌·인지과학전공 교수.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겪지 못한 헤어짐…죽음이 두려운 우리= 죽음에 대한 이미지는 부정적이다. 죽음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지 못한 이유다. 누구도 죽음을 직접 겪어 본 사람은 없다. 그럼에도 왜 모두가 죽음을 두려워할까.

유은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한국이나 서구 지역이나 죽음 문제를 잘 끄집어내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특히 유교국가로서 현세의 삶에 치중해 온 한국은 죽음을 회피하는 성향이 더 강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한국은 이 문제를 얘기할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밖으로 드러내 얘기하면 함께 더 성숙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고통과 죽음을 연결시키면서 죽음을 두려워하게 되는데, 실제로 죽는 사람들을 연구해보면 죽기 전 의식을 잃어 자기가 죽는 것을 인식할 수 없다"고 했다. 또 "내가 죽은 다음 상황에 대한 '무지'와 익숙했던 것들과의 '헤어짐'이 죽음을 두렵게 한다"며 "깊이 생각해보면 경감시킬 순 있는 것들"이라고 말했다.

◇웰에이징→웰다잉…'잘 살고 잘 죽는 법'= 뇌과학자 입장에서 죽음은 연구의 대상이다. 죽음을 어떻게 정의해야 할지 부터 이를 늦추기 위한 방법까지 다양한 분야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이성배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뇌·인지과학전공 교수는 "웰다잉의 다른 면은 웰에이징"이라며 "과학자 입장에선 노화를 지연시키고 각각의 세포를 건강하게 유지시켜 죽음을 늦추는 게 중요한 숙제"라고 설명했다. 특히 노인인구의 10%가 걸리는 치매 극복이 큰 과제다.

타인의 죽음을 기리는 방법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장례 절차에 대한 얘기다. 강 교수는 "병원으로 장례 과정이 들어가며 우리가 죽음과 멀어졌다"며 "죽음을 마주할 기회가 없어지고 우리 삶에서 멀어진 의료적 절차로 떠나가 버린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의료기술이 발달하면서 이제 이별할 시기를 예측할 수가 있게 됐지만 우리가 제대로 이별을 하는지 의문"이라며 "음악이나 영화가 멋지려면 피날레가 좋아야 하듯, 삶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문화가 생겨야 한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여러 분야에서 죽음에 대한 논의가 계속돼야 한다는 것으로 토론을 마무리했다. 유 교수는 "죽음을 스스로 인식하는 동물은 인류 밖에 없다"며 "죽음은 우리에게 주어진 마지막 선물이라는 말이 있듯 이 선물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앞으로도 많은 이야기가 오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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