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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매출 2500억에서 한순간에 부도…악몽 이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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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석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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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2.13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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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코 피해기업 대표 A씨 "환율변동 줄이려고 가입했을 뿐…금융당국 결정 감사"

조붕구 키코공동대책위원회 위원장이 금감원의 키코 분쟁조정신청에 대한 은행의 배상 조정결정을 발표한 13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붕구 키코공동대책위원회 위원장이 금감원의 키코 분쟁조정신청에 대한 은행의 배상 조정결정을 발표한 13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0년 전만 해도 회사 연매출이 2500억원에 달했습니다. 그런데 키코(KIKO) 사태가 터진 후부터 매년 300억~4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하게 됐습니다. 3년이 되니까 더이상 지탱을 못하겠더라고요. 회사는 부도나고 직원들도 다 빠져나갔어요. 정말 힘들었습니다."

외환파생상품 키코에서 발생한 손실을 은행이 일부 배상하라는 금융감독원 결정에 피해기업 대표 A씨는 13일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털어놨다.

키코는 기업과 은행이 환율 상하한선 범위를 정해 외화를 거래하는 금융상품이다. 환율이 상하한선 내에서 움직이면 시장보다 높은 가격에 외화를 팔 수 있어 1000여개의 수출중소기업들이 가입을 했다. 하지만 키코의 계약에는 환율이 상하한선을 넘기면 차액의 2배를 은행에 물어줘야 한다는 조항이 삽입돼있었다. 은행에서 이를 언급받지 못했던 중소기업들은 2008년 금융위기로 환율이 급등하면서 수십억원에서 수천억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었다.

A씨는 키코로 인한 피해액이 누적 1200억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는 수출기업으로 연간 외화가 1억5000만달러씩 들어오던 상황이었다"며 "당시 경리 담당 직원이 불완전한 환율 변동피해를 줄이기 위해 키코에 가입했다고 해 '잘했다'고 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나중에 서류를 다시 보니 엄청난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조항이 숨겨져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로 인해 A씨의 삶은 180도 바뀌었다. A씨의 회사는 2008년 '1억달러 수출의 탑'까지 받은 강소기업이었지만 업계불황과 키코피해가 겹치면서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그는 2012년 기업 회생절차를 밟았지만 회사는 끝내 부도처리됐고 채권단은 A씨에 형사고소를 진행했다. 이에 A씨는 특정경제범죄인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이날 오전 금융감독원은 외환파생상품 키코의 불완전 판매에 대한 손해 배상 비율을 최대 41%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신한은행을 비롯한 6개 은행이 분쟁조정을 신청한 4개 기업에 배상해야 할 금액은 총 256억원이다. 2008년 키코 사태가 발생한 지 11년 만, 지난해 7월 윤석헌 금감원장 취임과 동시에 재조사에 착수한 뒤 1년 5개월 만에 나온 금융당국의 손해 배상 결정이다.

A씨는 이러한 금감원 결정에 대해 "우리가 기대했던 것과는 차이가 있다"면서도 "그래도 우리의 의견을 그나마 들어준 금감원에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조붕구 키코공동대책위원회 위원장은 "15%~41%만 배상하라는 결정임에도 피해기업인들은 윤석헌 금감원장 동상을 세워주자고 말할 정도로 감동받은 상황"이라며 "그만큼 11년간 억눌렸고 응어리져왔기 때문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키코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여의도 금감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쉽지만 금융당국의 진정성 있는 노력을 평가한다"고 밝혔다. 조 위원장은 "키코사태는 이제 해결을 위한 첫걸음을 뗐다"며 "은행들에서 이번 결과를 수용하고 나머지 피해기업들과의 협상에도 진정성을 갖고 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분쟁조정을 통해 받게되는 배상금이 다시 채권단인 은행으로 다시 돌아가지 않도록 금융당국에서도 보증채무 면제 등을 도와달라"며 "채권단들도 기업인들이 배상을 통해 사업을 재기할 수 있도록 채권환수를 자제해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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